또 순환출자 논란…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초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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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순환출자 구도 해소·고려아연 주식 양도·매수 통한 의결권 제한 반복
영풍·MBK 이사회 과반 차지에 몇 년 소요… 법원 판단·최 회장 대응도 변수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30 10:08:41

고려아연 주주총회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판정승으로 끝난 가운데 순환출자에 따른 의결권 제한을 두고 영풍·MBK가 법적 대응을 시사하며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은 28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제51기 정기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이사 수 상한 설정을 포함해 총 5건의 정관 일부 변경안을 처리했다. 이 가운데 이사 수 상한을 19명으로 설정하는 의안을 비롯해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 △배당기준일 변경 △분기 배당 도입 등 4개 안건이 통과됐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핵심인 이사 선임안의 경우 집중투표제를 통해 이사 8인을 선임했고 최 회장 측 인사 5명이 선임됐다. 그 결과 고려아연 이사회는 최 회장 측 인사 11명과 영풍·MBK 측 인사 4명으로 구성돼 최 회장이 경영권을 방어하게 됐다.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 영풍·MBK와 고려아연은 순환출자를 통한 영풍 의결권 제한을 위해 치열한 수싸움을 벌였다. 먼저 영풍이 27일 주주총회에서 1주당 0.04주의 주식배당을 결의해 고려아연 해외계열사 썬메탈홀딩스(SMH)의 영풍 지분율을 10% 미만으로 낮췄다. 지분율이 10% 아래로 내려가면 순환출자에 따른 의결권 제한이 이뤄지지 않는다.

그러나 SMH는 28일 열린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 당일 장외에서 영풍 지분 1350주를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SMH가 영풍 발행주식총수의 10%를 다시 넘어 또다시 상호주 제한이 적용해 영풍의 고려아연에 대한 의결권이 제한됐다.

영풍·MBK는 주주총회 결과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영풍·MBK는 순환출자에 대해 이미 검찰 고발을 진행했고 공정거래위원회가 고려아연과 SMC의 순환출자를 정식 조사 중이다.

영풍·MBK 파트너스 관계자는 “최 회장의 연속되는 탈법행위로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는 다시 파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최 회장의 불법·탈법행위로 고려아연 주주권이 심각하게 침해됐을 뿐만 아니라 자본시장 질서 자체가 붕괴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고려아연 관계자는 “국가기간산업 고려아연을 적대적 M&A 위협으로부터 지켜내야 한다는 점에 많은 주주와 국민들께서 깊은 공감을 드러냈다”며 “대한민국의 자원 안보를 뒷받침하고 글로벌 전략 광물 공급망의 중심축으로서 역할을 계속 수행하면서 주주와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1월 열린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에서도 최 회장 측은 주주총회 전 선메탈코퍼레이션을 통해 영풍 지분을 매수하며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하고 영풍·MBK가 법적 대응에 나선 바 있다. 영풍·MBK가 가처분 신청을 통해 의결권 제한을 무효화하고 고려아연이 다른 방법으로 의결권을 제한하는 구도가 반복되고 있다.

영풍·MBK 측이 꾸준히 이사회 장악 시도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주총회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나오려면 시간이 걸리고 영풍의 의결권 제한이 풀린다고 하더라도 집중투표제 방식에 따라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한 최 회장 측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다른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있는 만큼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어떻게 흘러갈지 알 수 없게 됐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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