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전세 사기 불안... 부동산 월세 거래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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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월세가 전세 앞질렀다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30 13:08:27

▲ 여의도 63빌딩 전망대에서 바라 본 서울 아파트 단지 전경. ⓒ스카이데일리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거래가 전세를 앞질렀다. 전세사기 여파와 고금리 장기화로 세입자들이 월세로 몰리고 있고 월세 가격도 함께 상승하는 추세다. 특히 강남권을 중심으로 월세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30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전세사기가 기승을 부리면서 세입자들이 고액 전세 계약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보증금을 떼일 위험을 감수하기보다는 매달 월세를 내더라도 안정적인 주거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전세자금 대출 부담이 커졌다. 금리가 높아지면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갚아야 할 이자가 늘어나는데 이는 전세대출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과거 연 2~3%였던 전세대출 금리가 4~6%까지 오르면서 세입자들이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월세 거래는 강남권에서 특히 두드러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2월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는 1만6570건으로 전세 거래(1만5865건)보다 705건 많았다. 월세가 전체 임대차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1.1%로 과반을 넘었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월세 거래가 가장 많았고 송파구가 1567건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이어 강남구(1234건)·서초구(1098건)·강동구(987건)·마포구(890건)·노원구(876건) 순이었다.

강남권에서 월세가 증가한 이유는 학군 수요와 고급 주택 임대 수요가 맞물렸기 때문이다. 특히 신학기 시즌이 되면서 교육을 위해 강남으로 이사하는 가구들이 늘어나면서 월세 거래가 급증했다.

현재 월세 거래의 상당 부분은 보증금이 높은 ‘보증부 월세’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월세 50만 원 이하인 거래가 전체의 79.9%를 차지하지만 보증금이 수억 원에 달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월세가 상승하면 결국 전셋값과 집값까지 밀어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아파트 매매 대기 수요가 늘고 전세자금 대출 금리 상승으로 전세보다 월세를 선택하는 임차인이 증가하고 있다”며 “월세가 오르면 전셋값도 따라서 오를 수밖에 없고 이는 집값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앞으로도 월세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신축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3만7681가구지만 내년에는 9640가구로 74.4% 급감한다. 2027년에도 9573가구에 그칠 예정이다. 이처럼 신규 공급이 줄어들면 월세 수요가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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