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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근 칼럼] 트럼프는 이란 핵시설을 폭격할까
19대뿐인 美 최신예 폭격기 7대가 영국령 디에고 가르시아 섬에 집중
팔레스타인의 하마스·레바논의 헤즈볼라·예멘의 후티스, 이란 지원 받아
트럼프 대통령의 ‘대통령 안보 메모랜덤 2호’… 이란이 주요 표적
이춘근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4-04 00:02:59
▲ 이춘근 국제정치아카데미 대표·국제정치학자
인도양 한복판에 영국령 디에고 가르시아라는 섬이 있다. 전략적인 위치로 인해 냉전 시대부터 사실상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최고의 군사기지였던 이 섬이 지금 또다시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3월 중순 이후 미국의 최정예 전략폭격기인 B-2 스텔스기가 적어도 7대 이상 디에고 가르시아에 배치되었으며 이와 더불어 최대의 폭격기 B-52, 공중 급유기, 미국 공군이 보유한 최정예 수송기인 B-17기 등이 집결하고 있다. 미국이 단 19대 가지고 있는 최신예 폭격기 중 7대가 작은 섬에 몰려 있다는 사실 자체 만으로도 세계의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이 같은 공중 전력과 더불어 미국 해군은 핵항공모함인 트루먼과 칼 빈슨 두 척을 사우디아라비아 앞바다에 출격시킨 상황이다. 트루먼 항모전단은 3월15일부터 예멘에 근거지를 두고 있는 후티스 반군의 표적들을 맹폭격, 지난달 31일까지 2주 동안 200개 이상의 후티스 반군 기지를 정밀 폭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후티스 반군이 항해의 자유(Freedom of Navigation)를 더 이상 방해하지 않을 때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폭격 종료 일자를 미국이 알아서 정하겠다는 극히 주관적인 선언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이 후티스 반군에 대한 무차별 폭격을 개시한 지 나흘 만인 지난달 19일 이스라엘은 다시 가자 지구의 하마스 테러 집단에 대한 전투를 개시했다. 하마스가 약속대로 인질들을 다 석방하지 않았다는 것이 개전 사유다. 2023년 10월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이 단 며칠 휴전 끝에 다시 시작된 것이다. 3월27일 수많은 팔레스타인인들이 길거리로 뛰쳐나와 하마스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가자 지구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먹을 것·입을 것도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고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승리도 거두지 못하며 가자 지구 팔레스타인의 불쌍한 주민을 방패막이로 사용하는 하마스에 대한 분노의 표출이었다.
 
이처럼 복잡한 전투 상황은 결국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을 향한 전쟁으로 요약될 수 있다. 47대 대통령에 취임한 직후 트럼프는 2월 초 이란을 주요 표적으로 삼는 ‘대통령 안보 메모랜덤 2호(National Security Presidential Memorandum·NSPM-2)’에 서명했다. 이 메모랜덤은 이란이 핵을 보유하는 일을 결코 허락하지 않을 것이며 이란이 벌이고 있는 각종 비행(非行)을 결코 방관하지 않을 것임을 명시하고 있다. 이란의 비행이란 작금 중동에서 벌어지는 각종 테러 사건들의 모든 배후에 이란이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가자 지구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레바논 내의 테러 조직 헤즈볼라, 예멘 내부의 테러 조직 후티스가 모두 이란의 지원을 받는 세력이며 현재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미국은 후티스와 직접 전투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후티스에 대한 폭격 작전을 시작하기 직전인 3월12일 트럼프는 이란의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에게 편지를 보냈다. 2개월 시간을 줄 테니 핵 문제에 대해 직접 협상하자는 내용이었다. 이란이 이를 거부하면 ‘다른 방법’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란의 최고 지도자는 트럼프의 제안을 현명치 못하고 위협적인 것이라며 거부했다. 이에 트럼프는 3월28일 ‘이란은 아주 나쁜 결과에 당면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3월31일 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구체적으로 이란 핵시설에 대한 ‘폭격’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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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또다시 반박했다. 이란도 미국을 때릴 수 있다고 말하며 사악한 범죄 국가 이스라엘을 파멸시키겠다고 말했다. 이란의 한 장군은 ‘미국은 유리로 만든 집’이라며 조롱했다. 언론들이 미국과 이란의 다툼을 두고 두 나라 모두가 칼을 꺼내 들었다는 말로 상황을 전하고 있지만, 미국과 이란을 동급의 전사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미국의 국방비는 이란 국방비의 88.9배에 이른다. 즉 이란의 국방비는 미국 국방비의 4일치에 불과하다. 그간의 실정(失政)과 국제사회의 제재 때문에 이란의 경제력은 피폐할 대로 피폐해진 상황이다. 이란은 오랫동안 서방과 거래를 해 왔기 때문에 서방과의 거래가 끊길 경우 당장 국가 경제가 궤멸될 수도 있는 나라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된 직후 이스라엘 대사로 지명한 마이크 허카비 전 아칸소 주지사는 ‘이란의 돈줄을 끊는 데는 5분이면 충분하다’고 말했을 정도다. 이처럼 허약한 이란의 지도층이 무엇을 믿고 트럼프와 맞장을 뜨는지를 합리적·이성적으로 설명할 방법은 없다. 다만 이란의 현 지도 세력은 알라신을 위한 성전(聖戰)을 벌이다 죽을 경우 죽는 즉시 천당으로 간다는 환상주의자들이다. 그래서 그들은 트럼프의 협박에 협박으로 맞장을 뜨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황당한 맞장은 이스라엘과 미국으로 하여금 무슨 수를 쓰더라도 이란의 핵 보유를 막아야 한다는 기왕의 정책을 더욱 확신케 하고 있다.
 
트럼프는 2개월의 시간을 주었다. 5월 중에는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로 택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다. 이는 이란과의 전쟁에 대비한 포석일 것이다. 얼마 전 우라늄 농축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약 6발 정도의 핵폭탄 제조 및 보유를 눈앞에 둔 이란을 트럼프와 이스라엘이 그냥 놔두지는 않을 것이다.
 
‘오직 죽은 자만이 전쟁을 보지 않을 수 있다’는 플라톤의 금언이 다시 증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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