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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문의 영화 세상] 최초 영화 동아리 만든 서울대생들, 지금 그들은?
조희문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4-17 00:02:57
▲ 조희문 영화평론가·前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서울대학교에 ‘얄라셩’이란 영화 동아리가 생긴 것은 1979년이다. 이 일은 당시 한국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당시만 해도 영화는 수준 낮은 구경거리였을 뿐 사회적·문화적 가치에 대해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다.
 
하지만 ‘얄라셩’의 등장은 영화가 사회 운동의 수단이 될 수 있으며 ‘서울대 엘리트’들도 인정한 ‘뭔가 그럴듯한’ 대상이라는 인식의 출발점이 되었다. 뒤이어 다른 대학들에도 영화 동아리들이 생겼다. 1980년대부터 나타난 영화 운동의 시작이었고 오늘날의 영화 좌경화 현상의 뿌리이기도 했다.
 
영화를 시대적 소명을 담고 있는 새로운 매체로 부각시킨 것은 ‘서울대학교’가 가진 사회적 평판 때문이었다. 지금도 ‘서울대학교’는 성공과 권위의 상징이다. 수험생에게는 꿈에라도 가고 싶은 대학이고, 합격생을 낸 학교나 학원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받은 듯 자랑한다. 서울대생 학부모라면 주위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다. 따라서 서울대의 입학전형 기준은 모든 사람의 관심의 대상이었다.
 
들어가기만 하면 인생 성공이라는 듯 평판을 받는 서울대생들이지만 명예와 자긍심도 평판만큼 높을까. 졸업생들은 우리 사회의 모범이 되고 있는가. 윤석열 대통령 시대가 열리면서 서울대 출신들의 각계 진출이 두드러졌지만 옥보다는 돌이 많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흐트러진 대한민국을 복원하려 밤낮으로 분투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대 출신이다. 외교·국방 등 각 분야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었지만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자리에서 내려왔다. 탄핵 정국에서 윤 대통령을 지지하고 수호하고자 했던 윤상현·나경원·김민전 의원 등은 특별한 주목을 받았다. 당시 야당들의 공세에 맞서 소신과 기개를 보여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나 김문수 장관·한덕수 대행 탄핵소추 이후 잠시 대행 자리를 맡았던 최상목 경제부총리도 꿋꿋한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서울대 출신 중에서 드물게 기개 있는 경우로 꼽힌다.
 
이와는 달리 말과 행동이 다른 기회주의적 처신으로 비난을 받거나 배신자란 손가락질을 당하는 경우는 줄을 잇는다. 대법관이었던 권순일은 공직선거법 위반(2018)으로 1심과 2심에서 벌금형의 유죄를 받아 경기도지사 직을 날리고 피선거권도 박탈당할 지경에 이르렀던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무죄 취지의 파기환송을 안겼다. 법리 해석에 따라 내린 결정인 줄 알았던 이 판결이 법조 브로커의 로비에 넘어간 협잡이었을지 모른다는 의혹은 국민에게 충격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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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 공정가치의 최후 보루라고 믿었던 사법부마저 협잡에 휘둘리고 더구나 그 대상이 권위와 명예의 상징인 대법관이라는 사실, 대법관이 추문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현실은 충격 중의 충격이었다. 덕분에 이재명 전 대표는 정치적 위기를 넘겼지만 그것은 곧 이후에 벌어진 ‘이재명 파동’의 시작이기도 했다.
 
국회의원이 된 이재명은 국회 체포동의안이 가결되어 영장실질심사를 받았다. 이 건에 대해 “공당의 대표이기 때문에 도망이나 증거 인멸의 가능성이 없다”는 취지로 기각 판결을 내린 유창훈 판사 역시 서울대 출신이다. 이 결정은 또 한 번 이재명을 정치적 위기에서 건져 주었으며 동시에 사법부의 판단은 법리에 따른 것이라는 당연한 믿음을 깨뜨려 버렸다. 사법부의 판단이 이념과 진영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2022년,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한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전 대표에게 1심은 징역 1년·집행유예 2년의 실형을 선고했지만 2심에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서울고등법원 6-2재판부 3명의 판사 중 한 명인 정재오 부장 판사 역시 서울대 출신이다. 2심 재판부는  사건을 토막내 부분별로 조합하는 논리의 억지를 부렸다. 눈속임하는 야바위꾼처럼 말장난으로 사람을 농락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행태였다.
 
현직 대통령을 역사상 처음으로 체포한 오동운 고위공직자수사처장(공수처장)도 서울대 졸업생이다. 그는 공수처는 내란죄를 수사할 자격이 없는데도 광란의 칼춤을 추었다. 대통령에 반기를 들고 어깃장을 놓은 이복현 금융감독위원장도 서울대 출신으로 배신자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 대부분은 서울대 출신이고, 대통령을 결국 탄핵까지 당하게 한 첫 번째 인물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서울대 동문이다.
 
문재인정부 때 청와대 민정수석·법무부 장관을 지낸 서울대 출신 조국은 속과 겉이 다른 언행으로 파렴치한 속물의 대명사로 꼽히고, 의사이며 컴퓨터 기업가로 신선한 돌풍을 일으켰던 안철수 의원은 오락가락 행보로 엉뚱하고 믿을 수 없는 인물로 평가받는 서울대 졸업생이다. 
 
게다가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 34명이 서울대 출신이다. 이 밖에도 사회 각계에서 활동하는 인사들은 많지만 자긍심과 명예를 지키는 경우보다는 비난받고 욕먹는 사례가 더 많다. 입학할 때는 모두의 자랑이었던 서울대생이 졸업 후에는 이기심과 권력욕에 빠진 채 머리만 좋은 헛똑똑이라는 걸 증명하려는 건가. 우리 사회를 이끌고 밝히는 등불이 아니라 아예 불태워 버리려는 산불이 되기를 자청하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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