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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근의 미디어와 정치] 수신료 통합징수 방송법 개정… KBS의 암울한 미래
KBS 수신료, 전기요금과 통합징수 허용 방송법 개정안 국회 통과
공영방송 수신료, 거의 모든 나라에서 존폐 위기에 있는 것 사실
KBS 수신료, 한국의 공영방송을 정치에 예속시키는 중요한 요인
황근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4-22 00:02:59
 
▲ 황근 선문대 교수·언론학
4월17일 KBS 수신료를 전기요금과 통합 징수할 수 있게 허용하는 방송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윤석열정부가 2023년 7월12일 방송법 시행령 제43조 제2항을 “지정받은 자가 수신료를 징수하는 때에는 지정받은 자의 고유 업무와 관련된 고지 행위와 결합하여 이를 행할 수 없다”로 개정한 것을 원천 무효화시킨 것이다. 
 
수신료를 외부에 위탁하여 통합징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송법 개정안은 작년 말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해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하지만 최상목 당시 대통령권한대행 경제부총리가 거부권을 행사했는데 재의결에서 국민의힘 의원 20여 명이 찬성표를 던져 결국 입법에 성공한 것이다. 이로써 KBS는 법적으로 전기요금을 비롯한 다른 요금과 연계해 수신료를 징수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고 한국전력이 당장 수신료를 전기요금에 붙여서 징수해 줄 것인지 장담할 수는 없다. 이미 한전은 오래전부터 수신료 통합 징수 자체에 큰 부담을 느껴 왔고, 분리 징수 이후에 통합 고지에 대해 아주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한전은 공기업이다. 그러므로 더불어민주당이 집권하게 된다면 KBS 수신료의 전기요금 통합징수는 다분히 정치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심각한 경영 위기에 봉착해 있는 KBS가 수신료 분리 징수 문제의 단초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공영방송 수신료 제도는 거의 모든 나라에서 존폐 위기에 처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공영방송 존립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수신료의 효용가치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공영방송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 영국 BBC방송 또한 수신료 존폐 문제가 거론되고 있을 정도다.
 
이와 함께 수신료 징수의 효율성 문제도 골칫거리다. 영국 하원의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 소위원회는 수신료 제도가 위기에 봉착한 원인으로 ‘모든 국민에게 획일적으로 징수하는 역진성(regressive)’ ‘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조세처럼 의무적으로 징수되는 강제성(compulsory)’ ‘높은 징수 비용(expensive to collect)’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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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KBS 수신료를 전기요금에 병과하는 것은 이런 문제점에서 발생하는 납부 저항을 해결할 수 있는 매우 효율적인 기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KBS의 위상이나 영향력이 급감하고 있고, 특히 보도와 시사 프로그램에 대한 국민 신뢰도가 크게 추락한 상태에서 이처럼 강제성이 강한 통합징수 제도는 자칫 저항에 부딪칠 가능성이 높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KBS 직원 5000명을 위해 대한민국 국민 5000만 명이 희생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도 그런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점은 수신료 징수 관련 법 개정이 “공영방송 특히 KBS를 더욱 정치화시켰다”는 것이다. 사실상 KBS 수신료 제도는 한국의 공영방송을 정치에 예속시키는 중요한 요인이자 매개체라 할 수 있다. 수신료는 공영방송이 정권의 통치 도구가 되고, 그 반대급부로 정권이 제도적·경제적으로 지원하는 ‘정치적 후견 체제’의 결과물이다. 이 때문에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여야는 입장을 바꿔 수신료 인상과 폐지를 놓고 충돌해 왔다. 
 
윤석열정부가 수신료 분리 징수를 전격적으로 추진한 것도 적대적인 KBS에 대한 압박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하기 어렵다. 민주당의 통합 징수 법제화 또한 자신에게 우호적인 노조가 지배하고 있는 공영방송 살리기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KBS 역시 경영 압박을 구조개혁과 신뢰 회복 같은 자구 노력을 통해서가 아니라 정치적으로 해결하려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결국 이러한 정치적 해법은 이미 정치 권력에 예속된 KBS를 더욱 정치화시킬 것이다. 유럽방송연합은 “공영방송의 공적 재원 비중이 커지고 있지만 수신료 재원은 줄어들고 정부의 직접 지원이 증가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차선책으로 정치적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목적세 형태가 더 바람직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은 공영방송 이사회를 자신에게 우호적인 노조를 비롯한 단체들의 추천으로 구성하는 방송법 개정까지 추진하고 있다. 그러므로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공영방송의 거버넌스와 재정 기반을 모두 장악해 강력한 정치적 후견 체제를 구축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KBS를 비롯한 공영방송들은 과거 서슬이 퍼렇던 유신체제 아래에서 그랬던 것처럼 정권의 충성스러운 나팔수가 될지도 모른다. 
 
 
 
 
[반론보도] 「수신료 통합징수 방송법 개정… KBS의 암울한 미래」 기사 관련
 
본보는 지난 4월 22일자 「수신료 통합징수 방송법 개정… KBS의 암울한 미래」제목의 지면 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공영방송을 장악할 수 있다는 취지의 필자 의견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측은 “방송법 개정은 기존 7:4의 여야 추천 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단체가 이사를 추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권력의 집중을 방지하고, 어떠한 정권하에서도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문은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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