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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기의 시사&이슈] ‘자주화’된 한국의 값어치
최재기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4-29 00:02:59
 
▲ 최재기 한반도연구소 연구위원
1980년대 주사파들의 핵심 구호는 ‘자주(自主)’였다. 북한은 외국군이 주둔하지 않아 자주국이고 대한민국은 ‘제국주의’ 미국 군대가 주둔하므로 반(半)식민지라는 것이다. 북한 공산당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체제적 정당성을 공격하는 구호 역시 ‘자주’였다.
 
이 ‘자주’라는 구호는 멍청하고 반역적이며 권력욕에 사로잡힌 당시 386 주사파 운동권들에게 잘 먹혔다. 자주·민주·통일을 기치로 해서 민족 통일을 이루자는 주장은 정체 모를 구호인 ‘민주화’에 비해 운동권들의 대의(大義)를 채워 주는 구호였다. 
 
한편 초·중등 교육 과정에서 인류가 성취한 고급 문명인 민주공화국과 시장경제의 정치·경제 체제에 대한 기본 상식도 배우지 못한 채, 주입식 교육만 받다 대학에 진학한 386 세대들에게 자주적 민족 통일이라는 슬로건은 그럴듯하게 들렸다. 그리하여 1980년대에 주사파는 단박에 대학의 학생 운동권을 장악했다.
 
소련의 사례를 살펴볼 때 거짓 이념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주의 체제 국가들의 최대 수명은 70년이다. 계급투쟁 관념에 사로잡힌 소련의 볼셰비키들은 농민들의 토지 소유를 두고 볼 수 없었다. 1929∼32년에 농지를 몰수하고 집단농장화하는 과정에서 수백만 명이 넘는 인민을 굶어 죽게 했다. 
 
그럼에도 소련 정권이 존속할 수 있었던 것은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쏟아져 들어온 미국의 원조와 사회주의 경제 대신 국가자본주의 경제를 실행했기 때문이다. 또 1960년대 이후에는 풍부한 자원을 팔아 벌어들인 달러로 인민들을 매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체제나 국가도 효율성이 떨어져 인민을 먹여 살릴 수 없게 되면 망한다. 1980년대 들어 비효율적인 사회주의 모국 소련은 서서히 해체되고 있었다. 소련의 개혁가들은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진보라고 주장하면서 미국의 금융·통화 제도를 배우기 위해 전문가를 초청하는 등 엄청난 노력을 쏟아부었다. 오로지 한국의 멍청한 주사파들만 시장경제를 버리고 전체주의 경제로 퇴보하는 것을 진보라고 떼를 썼다. 그럼에도 대학 교수나 언론계 등에 지위를 가진 지식 계급 누구도 멍청하고 반역적인 386 운동권들의 무식함을 비판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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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90년대 정보혁명 시대를 거친 후 21세기, 세계는 본격 지식경제 시대로 접어들었다. 모든 국가가 이에 발맞추어 변화하고 있었다. 바로 그런 시기에 주사파 세력들까지 포괄하여 집권한 김대중 정권은 미국 영사 시설에 방화하거나 미군 기지 근처에서 깝죽댄 이력을 가진 자들을 대거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의 공직에 진출시켰다. 자유주의 공화정과 시장경제 체제에 대한 상식이 부족한 국민은 부패하고 무능한 좌파들의 선동을 걸러내지 못했다. 몇 차례 주사파나 친중파 정권이 등장하면서 공화정과 시장경제를 부정하는 집단이 대거 국민의 대의자가 되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지금 민주공화국으로 존립할 수 있을지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건국자들이 근대 민주공화국의 정신을 굳건히 세운 미국에서 LGBTQ(성소수자) 권리 옹호나 젠더주의, 불법 난민, DEI(다양성·형평·포용 등 사회정의를 중시하는 정책 기조)나 기후 근본주의 등은 국민 다수의 공화주의 상식에 반한다. 이런 극단주의 세력이 당을 주도하는 한 미국 민주당은 앞으로 상당 기간 집권하기 어려울 것이다. 유럽의 마르크스주의를 변형한 이데올로기인 글로벌리즘이 앞으로도 미국에 발붙이기 어려운 이유다.
 
미국은 지금 중국과 단순히 관세 전쟁을 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세계 시장에서 아예 중국을 빼버리겠다는 것이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미국의 지식과 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릴 위험이 있는 중국 국적 유학생 약 30만 명의 비자를 취소하고 추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식경제 시대에 국가경쟁력을 지키기 위한 대책이라고 본다. 간첩법 제·개정도 못하는 한국에 대한 압박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이런 국제 정세 속에서 ‘자주화’된 한국의 값어치는 얼마나 될까.
 
먼저 ‘자주화’된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①부정선거 등으로 주사파와 친중파가 정권을 장악한다. ②그들이 ‘사회주의 조국’ 북한이나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한다. ③미국은 한국의 정부·기업·대학 등에서 중국으로 지식과 기술이 유출될 위험에 강한 우려를 나타낸다. ‘민감’ 국가에서 요주의 국가나 심하면 적성 국가로 분류할 수도 있다. ④마침내 국가적 가치관이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한 미국은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고 한미동맹을 파기할 것이다.
 
만약 이렇게 ‘자주화’된다면 그 이후 한국은 중국에 얼마나 가치가 있을까. 미국으로부터 지식과 기술을 도입하는 창구가 끊어진 후 한국의 지식과 기술 수준은 중국에 약 2년 정도 앞서 있을 것으로 본다. 한국이 중국의 종속국이 되면 이 2년간은 특별 대접을 받을 것이다. 이후 중국은 한국 사회 곳곳에 대한 장악력을 높일 것이다.
 
5년쯤 지나면 중국 공산당은 왜 종속국인 한국 인민이 중국 인민들보다 잘사느냐는 강한 내부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지금 중국의 농·민·공 노동자는 연소득이 7000여 달러 수준이므로, 한국이 ‘자주화’된 5년쯤 후에 한국인들은 지금 누리고 있는 생활에 비해 약 1/5 수준으로 떨어진 생활 수준을 감내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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