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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의 안보 해설] 동맹 현대화와 자주국방
김태우 필진페이지 + 입력 2025-10-03 00:02:59
▲ 김태우 한국군사문제연구원 핵안보연구실장
 
제2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이 거세게 ‘동맹 현대화(Alliance Modernization)’를 요구하고 있다. 그 안에는 한국이 동맹조약 제3조를 준수하여 미 인태전략에 적극 동참하고 대만사태 발생 시 적절한 역할을 하라는 주문과 미·중 간 양다리 외교를 하지 말라는 경고가 포함되어 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변화하는 미국의 세계전략에 맞추어 주한미군을 재편하고 대만사태 시 투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역시 ‘동맹 현대화’의 이름으로 미국은 ‘공정한 안보비용 부담’을 압박하면서 대폭적인 국방비 증액, 주한미군 주둔을 돕는 방위비분담금의 획기적인 인상, 대북 방어를 위한 한국군의 주도적 역할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방위 책임을 줄이는 차원에서 전시작전통제권의 조기 전환을 미국이 요구하고 나올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요구들은 한국의 부담과 책임을 확대하여 미국의 비용과 피흘림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으로서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적 동맹관’에서 비롯되는 변화다. 이 요구 중에는 우리에게 고통으로 다가올 것들이 포함되겠지만, 한국은 동맹 현대화 요구를 자주국방 역량을 확대하는 기회로 만들어가야만 한다.
 
우선, 국방예산 증액과 관련해서는 미국의 요구와 무관하게 한국이 먼저 GDP 대비 4% 국방비 시대를 개막했어야 했다. 대만해협 및 이스라엘과 함께 한반도가 전쟁 가능성이 가장 큰 지역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그랬어야 했다. 본토가 위협받을 일이 없는 미국이 GDP의 3.5%를 국방비로 사용하고 있고 전쟁 중이 아닌 사우디아라비아가 7.1%를 쓰고 있는 마당에 그리고 오만·아랍에미리트·요르단·쿠웨이트 등 중동 국가들이 5% 내외를 국방비로 쓰는 중에, 한국의 국방비가 GDP 2.5% 선에 머물고 있다면 이를 두고 충분하다고 할 수는 없다.
 
방위비분담금 문제는 좀 더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월 8일 각료회의에서 100억 달러를 내라고 한국을 윽박질렀는데, 이는 바이든 정부와 합의했던 2026년도 분담금(1조 5,192억 원)의 아홉 배에 달하는 액수다. 하지만, 그게 본심은 아닐 것이며, 한국은 ‘기선 제압’의 달인인 그가 마음속에 두고 있는 실질 목표액을 읽어내야 한다. 또한, 돈으로 환산하기조차 어려운 주한미군의 전쟁 억제 효과와 한미 간에 걸린 거대 현안들을 감안한다면, 상대적으로 ‘작은 협상’인 방위비 분담금을 놓고 소탐대실(小貪大失)해서는 안 될 일이다.
 
그럼에도 더욱 중요한 것은 불어날 국방비를 어디에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문제다. 예를 들어, 한국군을 미래 전쟁 대비에 무관심한 행정관료 집단으로 키우는데 또는 포퓰리즘적 용도로 국방비를 사용해서는 안 되며, 이미 과도하게 높아진 병사 봉급을 더 인상하여 군 복무를 신성한 국방의무가 아닌 금전적 대가를 받기 위한 업무로 전락시켜서도 안 될 것이다. 병력 부족 및 전문성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복무기간 연장 등 특단의 조치를 검토해야 한다. 늘어난 국방예산은 군사력의 첨단화, 정신전력 강화, 예비군 정예화, 3축 체제 고도화, 연합훈련 및 핵-재래통합(CNI) 확장억제 내실화 등에 집중투여 되어야 하며, 중장기적으로는 AI 시대에 걸맞은 스마트 강군 육성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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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한국은 전쟁 억제 및 핵 위협 억제를 위한 동맹의 중요성을 망각하지 않아야 하지만, 스스로 자강 역량을 확대하는 것이 그보다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미국이 요구하는 동맹 현대화는 한국이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했던 도전이지만,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서는 자주국방 역량을 키우는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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