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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21일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 ICT 공공기관을 상대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최근 이동통신사·금융기관 해킹 사태와 정부의 대응 체계를 놓고 여야가 정면 충돌했다. 통신 3사 CEO가 증인으로 출석해 사고 경위와 재발 방지책을 밝히는 과정에서 공공·민간 보안 체계의 허점이 집중 추궁 대상이 됐다.
이날 감사는 최근 대규모 유심 정보 유출, 무단 소액결제 피해, 카드사 정보 유출 등 잇따른 해킹 사건을 계기로 사이버보안 대응 체계 전반을 점검하기 위해 열렸다.
과방위는 KISA와 NIPA,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주요 기관과 기업을 상대로 보안사고 인지·대응 매뉴얼, 피해 통지 및 보상 절차, 외주 보안관제 구조, 정부 감독 권한 등을 집중적으로 따졌다. 특히 통신 인프라와 금융 시스템이 연동된 구조적 취약점이 도마에 오르면서 질의 공방이 이어졌다.
먼저 야당은 사고 초기 정부와 공공기관의 통제력 부재를 문제 삼으며 강하게 압박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국가 차원의 사이버 위기 대응 체계가 이렇게 느슨해선 안 된다”며 “피해 규모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초기 대응이 늦어진 점은 명백한 직무 태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감기관이 사고 초기에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고 민간 사업자에 책임을 전가했다”며 KISA의 컨트롤타워 기능 부실을 비판했다.
반면 여당은 초기 대응의 미비를 인정하면서도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초기 대응이 미흡했던 점은 부정할 수 없다”며 “이제는 정치적 공방이 아니라 제도적 보완 논의를 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 “통신·금융·공공 부문을 통합하는 국가 보안 거버넌스 체계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여야는 원인 진단과 대응 해법을 두고 입장 차이를 보였다.
이어 KISA 원장은 “정보 침해사고 인지 후 즉시 관련 기관에 통보하고 조사를 시작했다”며 “법적 권한과 인력 부족으로 초기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직권 조사 근거 마련 등 관련 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NIPA 관계자 역시 “민간 부문과의 정보 공유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며 제도적 보완 의지를 밝혔다.
또한 통신 3사 대표들도 증인으로 출석해 각 사의 대응 계획을 보고했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최근 사고로 고객께 불편을 끼친 점을 사과드린다”며 “내부 보안 관제 체계를 전면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김영섭 KT 사장은 “보안 인프라와 인증 체계를 강화해 재발을 막겠다”고 했고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은 “백도어 탐지 및 다중 인증 강화, 위협 인텔리전스 시스템 고도화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국감 후반부에는 피해자 통지·보상 기준, 외주 관제 체계의 허점, 정부 감독 권한 강화가 핵심 논점으로 부상했다. 박완주 민주당 의원은 “사업자 자율에만 맡겨진 보안 체계로는 대규모 사고를 막을 수 없다”며 “핵심 인프라 사업자에 대한 의무 기준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피해 통지 의무와 직권 조사 근거를 강화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과방위는 KISA의 사고 대응 매뉴얼 개정안, 이동통신 3사의 인증·권한관리 개선 계획, 피해 통지 및 보상 로드맵 등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번 감사는 기술적 사고 대응을 넘어 공공과 민간의 보안 체계를 전면 재검토하는 계기가 됐다. 해킹 피해가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서 사이버보안 강화는 향후 입법과 예산 심의 과정에서도 핵심 의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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