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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를 전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깜짝 회동’ 가능성이 다시 부상하고 있다. 유엔군사령부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특별견학을 일시 중단하고, 미국 측 준비팀이 사전 점검 차 방한했다는 정황이 이어지면서다.
다만 북한은 별도의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고, 우리 정부도 “알 수 없는 영역”이라며 신중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21일 통일부에 따르면 유엔군사령부 요청으로 27일부터 11월1일까지 판문점 특별견학이 중단된다. 통일부는 “해당 기간 통일부가 실시하는 판문점 특별견학은 없다”고 밝혔고, 유엔사 주관의 외국인 특별견학도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인의 접근을 제한하는 조치가 2019년 6월 판문점 북·미 정상 간 ‘깜짝 회동’의 전례와 겹치면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한 사전 조치 아니냐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미국 CNN은 지난주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 정상 간 만남을 내부적으로 논의해 왔다고 보도했다. 외신 취재진은 판문점 조망이 가능한 임진각 인근 시설을 임차해 현장 취재 대비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들 사이에선 미국 정부 준비팀 10여 명이 지난주 입국해 판문점 등지의 동선·안전 문제를 점검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맞물려, 조셉 윤 주한 미국 대사대리의 24일 이임 이후 후임으로 케빈 김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가 거론되는 점도 주목된다. 김 부차관보는 2019년 판문점 접촉 당시 실무 라인을 맡았던 인물로 알려져, 인선 변화 자체가 회동 준비의 일환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북·미 회동 가능성에 대해 “알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북·미 대화를 지지한다”는 원칙적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강경화 주미대사도 17일(현지 시간) “APEC 계기 회동에 대한 뚜렷한 징후는 아직 없다”고 밝혔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과 북한은 준비가 돼 있는 것 같다”는 취지의 전망을 내놨다.
관건은 북한의 호응 의사 표명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그간 ‘핵보유국 인정’ 수준의 프레이밍을 고수하며 대화 문턱을 높여왔고, 최근엔 대미·대남 강경 메시지를 이어왔다.
북·미가 만날 경우 의제는 △핵·미사일 활동의 동결과 검증 △인도적 교류 및 인프라·제재 완화의 교환 구도 △군사적 긴장 완화 제스처(연락선 복원·우발충돌 방지) 등이 거론된다.
다만 대선·총선 등 한·미 국내 정치 일정, 미·중 경쟁과 러·북 밀착 등 외부 환경은 합의의 깊이를 제한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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