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집값이 들썩이니 다주택자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다. 그러면 1가구 1주택이 이상적일까? 루마니아는 자가 보유율이 96%(유럽 70%)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1980년대 말 공산당이 무너질 때 국가 소유 주택을 거주자에게 싼값에 불하함으로써 전 국민이 자기 집을 갖게 된 결과다. 주거는 안정됐지만, 모두가 집이 있어 집을 늘려 가려 내놔도 팔리지 않았다. 청년들은 타지에서 직장을 구하려 해도 살 집이 없어 가지 못했다. 새집을 지을 필요가 없으니 건설사들 사정은 말할 것도 없고.
반면, 독일은 임대시장 활성화에 초점을 뒀다. 다주택자들이 임대시장을 책임지고 있다는 현실을 인정했다. 다주택자를 부동산 투기꾼이 아닌 임대사업 공공 파트너로 본다. 또 다주택자가 임대사업을 하면서 10년 이상 보유한 부동산을 매각할 때 시세 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전액 면제해 준다. 동시에 독일 정부는 임대료 상한제와 무기한 계약 원칙 등 강력한 세입자 보호 정책을 통해 장기 거주를 보장한다. 독일의 임대 가구 비중은 50%로 전후로 높고 베를린은 임대 주택 거주자 비율이 85%나 된다. 모두가 윈윈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정부의 인위적 개입이 급격할 때는 문제가 생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0년 전 주택은 살기 위한 것이지 투기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언급했다. 중국 부동산 정책의 대원칙이 되었다. 취지는 중국 GDP의 약 25~30%가 부동산 관련 산업이 차지하는경제 체질을 바꾸고 과중한 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규제는 대형 부동산 개발사의 연쇄 부도와 중산층의 자산 가치 하락으로 가계 경제가 심히 위축되는 결과를 낳았다. 소 잡는 칼을 휘두르다 소를 죽였다는 비판이 나왔다. 오늘날 중국 경제 성장 동력이 심하게 훼손된 주요 원인이 되었다. 사회 불안과 인심도 흉흉해졌다.
민간 투자 중심의 부동산 개발 정책이 사례도 있다. 일본은 장기 불황 타개책으로 2000년대 초 도쿄를 중심으로 도시계획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민간이 공원 등 공공기여를 할 때 정부는 파격적인 용적률을 보너스로 줬다. 문화재 주변 건설 규제 완화도 적극 추진했다. 일본 정부는 가이드라인만 제시하고 설계와 플래닝은 민간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맡았다. 사유재산을 존중, 재건축시 임대주택 건설 의무 따위는 없었다. 도쿄 주택 건설은 30%나 증가했다. 2000년 대비 20년이 지나 런던의 주택 가격이 144% 상승했을 때 도쿄는 9% 하락했다. 일자리가 많은 도심으로 인구가 다시 유입되는 직주근접 현상이 가속화됐다.
주택 건설을 통해 얻는 이점은 매우 크다. 미국의 경우 뉴욕, 샌프란시스코, 산호세 3개 도시에만 신규 건설이 활발하게 이뤄져도 GDP가 10%나 증가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집값이 내려가면 정치적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대도시로 이주할 여력이 없어 소외된 지역에 머물면 그런 나라에서는 포퓰리즘 정당 지지율이 특히 높다고 한다. 규제가 능사가 아니다. 우리는 어떤가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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