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완전체 복귀 무대가 주말 광화문 일대를 달궜다. K콘텐츠가 전 세계를 휩쓸고 한국이 명실상부한 문화 강국의 반열에 올라선 오늘, 우리는 화려한 겉모습 뒤에 가려진 청년 세대의 내면적 위기에 주목해야 한다. 미래의 주인공이 될 청년들이 당면한 심리적 고립과 파편화된 개인주의는 단순히 세대 차이의 문제를 넘어, 향후 한국이 글로벌 리더로서 지속 가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 있어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 청년문화의 아픈 지점은 이기적 논리가 지배하는 극단적 능력주의다. 무한경쟁 속에서 자란 이들에게 공정은 곧 수치화된 성적순으로 치환됐다. 이는 공동체를 위한 배려와 희생을 손해로 간주하며, 뒤처진 이들을 포용하기보다 배제하는 냉소적 태도를 낳았다. 하지만 글로벌 무대에서의 리더십은 나의 우월함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가치를 엮어 시너지를 창출하는 포용력에 있다. 서열화된 사고방식을 깨지 못한다면 우리는 세계 문화를 소비하게 만들 수는 있어도 진정으로 존경받는 귀감이 되기는 어렵다.
세대 간의 단절 또한 개선할 과제다. 청년들 사이에서 기성세대는 소통 불가능한 ‘꼰대’로 낙인찍혔고, 기성세대는 청년들을 ‘이기적인 세대’로 치부하며 대화를 포기한다. 그러나 인류역사상 거대한 혁신은 과거의 경험과 미래의 감각이 충돌하고 융합하는 지점에서 탄생했다. 기성세대의 경륜을 낡은 것으로 치부하며 귀를 닫는 것은 사회적 자본의 손실이다. 미래 지향적인 청년 문화란 앞선 세대의 과오와 성취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며 그 토대 위에서 자신들만의 새로운 스토리를 쌓아 올리는 연속성 위에 존재해야 한다.
특히 알고리즘이 짜준 ‘필터 버블’ 안에서 자신과 취향이나 생각이 같은 이들과만 소통하는 ‘확증 편향’은 청년들의 세계관을 좁힌다. 나와 다른 의견을 틀린 것이 아닌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유연함이 사라진 자리엔 혐오와 갈등만 남는다. 글로벌 리더는 다양한 종교, 인종, 가치관을 포용할 수 있는 열린 가슴을 가져야 한다. SNS 속 과시와 비교에 매몰되어 내면의 빈곤을 느끼기보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인류 공통의 과제(기후위기, 빈부격차 등)에 동참하는 글로벌 시민 의식으로 무장해야 한다.
우리의 미래 청년문화는 고립된 개인이 아닌 연대하는 이들의 집합이어야 한다. 개인의 자유와 개성은 존중하되, 그 자유가 공동체의 안전망 안에서 꽃피울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갖는 문화다. 타인과 단절하는 것이 쿨함으로 소비되는 문화에서 벗어나, 서로의 취약함을 인정하고 손 내밀 줄 아는 회복탄력성 있는 공동체 문화를 복원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이미 글로벌 문화 강국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그 안의 철학적 깊이와 인류애적 가치다. 청년들이 그들의 장점인 자율성을 바탕으로 타인에 대한 공감과 연대의 정신을 회복할 때, 한국 문화는 비로소 세계를 이끄는 진정한 정신적 리더십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미래는 타인을 밀어내고 홀로 선 자가 아니라, 더 많은 이들과 함께 걷는 자들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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