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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종의 ‘반려동물 이야기’…동물의 모성애
반려견도 모성애 있을까…사람 기준 강요말아야
TV에 나오는 동물의 모성애는 특별하기 때문…동물은 모성애 고민하지 않아
이찬종 필진페이지 + 입력 2015-11-28 16:31:03
 ▲ 이찬종 소장(이삭애견훈련소/이웅종 동물매개치료센터)
지난 봄, pet MD 편집부에서 “5월 가정의 달 특집으로 강아지의 모성애에 관련된 글을 부탁드린다”라는 메일이 날아왔다.
 
5분간 정적이었다가 30분간 고민하고 답장했다. 가급적이면 동물의 모성애에 대한 이야기를 피하고 싶었다. 왜냐면 사람들이 갖고 있는 ‘환상’을 깨고 싶지 않아서였다.
 
우리는 당연하단 듯이 “사람보다 동물이 나아. 사람은 요모조모 쟤고 따지지만, 동물은 새끼라면 당연하단 듯 목숨을 걸잖아? 사람이 동물 보고 배워야 해”라고 생각한다.
 
이런 선입견에는 TV 동물 다큐멘터리도 당당히 한몫을 하고 있다. 동물들의 따뜻한 모성애가 묻어나오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자면, 우리의 선입견은 확신으로 바뀐다. TV 다큐멘터리가 보여주는 영상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사실이 진실일까? 우리는 카메라가 꺼진 다음의 야생을 본 적이 있는가?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의 입장에서 세상을 바라본다. 그게 사람인 것이다. 그리고 이런 편향된 관점은 사람이 아닌 다른 개체에 대해서도 당연하게 적용된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동물의 모성애’다. 새끼를 낳아 이를 양육하는 동물들을 보면서 인간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해석하기 시작한다.
 
“내가 임신했을 때는 거의 움직이지도 못했는데, 쟤들은 저 몸을 하고 사냥을 하네? 새끼를 낳는데, 혼자 낳아. 얼마나 힘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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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일까? 인간 태아의 체중은 보통 3kg내외지만 인간보다 체중이 더 많이 나가는 고릴라 태아의 체중은 2kg밖에 안 된다. 사자의 경우는 그 새끼 무게가 1kg 내외이다. 물론 한번 임신했을 때 보통 2~3마리를 낳지만, 암사자의 몸무게가 인간 여자의 3배 이상인 걸 감안한다면, 별 문제는 아니다.
 
몸무게는 3배 이상 나가는 뱃속의 태아 무게는 똑같다는 의미다. 자궁이 직선이기 때문에 산통도 별로 심하지 않다. 가장 매력적인 건 태어난 새끼를 양육하는 기간이 인간에 비해서 훨씬 짧다는 것이다.
 
평균적으로 한 사람의 성인을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18~20년 정도가 걸린다. 그러나 포유류 혹은 새끼를 양육하는 동물은 짧으면 몇 개월, 길어봐야 2년 안에 모든 양육이 끝난다. 양육기간이 끝나면 한 마리의 성체로 자라나 자기 앞가림은 다 한다는 것이다.
 
과도한 임신 중 투자, 출산 이후의 긴 양육기간 덕분에 인간의 모성애는 여타의 다른 동물들과 다르게 엄청나게 크다.
 
▲ 어미 물개와 새끼 물개가 북극곰 앞에서 사투를 벌인다. 그러나 어느 순간 북극곰에게 빠져나갈 수 없을 것 같으면, 새끼를 미끼로 내던지고 도망가는 것이 물개이다. 우리가 다큐멘터리로 보는 동물 세상에서는 눈물겨운 모정이 화면 가득 펼쳐지지만 카메라가 꺼진 뒤의 야생에서는 ‘현실’만이 존재한다. [사진=필자 제공]

어미 물개와 새끼 물개가 북극곰 앞에서 사투를 벌인다. 그러나 어느 순간 북극곰에게 빠져나갈 수 없을 것 같으면, 새끼를 미끼로 내던지고 도망가는 것이 물개이다. 이건 동물의 세계에서 너무도 일반적인 모습이다. 우리가 다큐멘터리로 보는 동물 세상에서는 눈물겨운 모정이 화면 가득 펼쳐지지만 카메라가 꺼진 뒤의 야생에서는 ‘현실’만이 존재한다.
 
악어의 새끼들을 돌보던 어미 악어는 사냥을 못해 체력이 떨어지면, 새끼 중 한 마리를 잡아먹어 기력을 보충한다. 새끼를 잡아먹는 것도 그렇게 낯선 행동은 아니다. 북극곰의 경우 계속 해 사냥에 실패하면, 새끼를 잡아먹는다.
 
사바나 초원의 야생동물들 중에서는 위기 상황에서 새끼를 미끼로 내던지고 도망가는 것도 낯선 일이 아니다. 최후의 최후까지 새끼를 위해 노력하다가 새끼를 포기하는 모성은 있어도 새끼를 위해 죽는 모성은 거의 없다.
 
위기 상황 속에서 싸우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그 상대가 어느 정도 승부가 가능한 경우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포기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통례이다. 이건 생존을 위한, 그리고 종 자체의 보존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다.
 
▲ 가끔 나오는 따뜻한 모성애가 보이는 영상들도 있지만 자신의 몸을 새끼에게 내 주는 몇몇 특이한 종을 제외하고, 가장 모성애가 강한 종족은 어쩌면 사람일지도 모른다. 이런 모성애를 동물에게 강요하고, 멋대로 해석하는 것이 사람인 것이다. [사진=필자 제공]

가끔 나오는 따뜻한 모성애가 보이는 영상들도 있지만 인간을 예로 들어보면, 인간 세상에는 효자도 있지만, 불효자도 많다. 한 마리의 특별한 상황을 종 전체로 넓혀서 확대해석하지 말자. 세상은 넓고, 그 안에는 온갖 성격의 동물들이 다 있는 것이다.
 
자신의 몸을 새끼에게 내 주는 몇몇 특이한 종을 제외하고, 가장 모성애가 강한 종족은 어쩌면 사람일지도 모른다. 임신 중의 엄청난 투자, 그리고 출산 후의 긴 양육기간을 고려하면 인간의 모성애는 탁월하다 못해 특출하다 할 정도이다. 이런 모성애를 동물에게 강요하고, 멋대로 해석하는 것이 사람인 것이다.
 
가정의 달이 되면 따뜻한 강아지의 모성에 대한 글을 기대했을 독자들에게는 정말 미안한 말이지만, 이쯤에서 ‘환상’과 ‘자기기준의 해석’에 대해 이야기를 해봐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 봤다. 강아지의 특출 난 모성애는 그게 ‘특별’하기 때문에 TV에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강아지들이 각별한 모성애를 보여줄 수 있는 토대는 인간이라는 울타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 우리의 반려견들에게 우리의 기준으로 한 ‘합당한 모성애’를 강요하지는 말자.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생활과 기준이 존재하고 있다. 그건 인간이 개입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사진=필자 제공]

 분명 말하지만, 강아지는 주인에 대한 충성심과 모성애 사이에서 어떤 걸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그 개가 어린 시절부터 주인 밑에 있었다면 더더욱 주인을 따를 것이다. 만약 주인이 강아지 새끼를 더 귀여워한다면, 그 새끼를 공격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지금 사람의 시선으로 동물을 바라보고, 그 기준을 동물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모성애를 찾으려면, 아마 주인이 그 반려견을 바라보는 마음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 반려견은 당신에게 맹목적인 ‘효도’를 할 것이다. 우리의 반려견들에게 우리의 기준으로 한 ‘합당한 모성애’를 강요하지는 말자.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생활과 기준이 존재하고 있다. 그건 인간이 개입할 성질의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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