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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우의 수종사업 론칭 순환 12 단계…산뢰이(山雷頤)
차별화된 생산성 기법 구축, 핵심역량 강화
집중 개발 기술 방향 설정, 지속적 개선활동, 내부인력 양성 필요
이성우 필진페이지 + 입력 2017-05-01 15:19:19
 ▲ 이성우 칼럼니스트
요즘은 잘 사용하지 않는 한자 중 턱 이(頤)라는 글자가 있다. 음식을 잘 씹어서 소화하기 좋게 하는 턱의 모습을 본 따 만들어진 글자다. 또 다른 의미는 ‘기르다’ ‘보양하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주역에서는 산뢰(山雷) 이(頤)라는 괘를 의미한다. 산뢰이 괘의 모습이 입을 중심으로 위아래 치아가 있고 아래턱이 받쳐 줘 음식물을 씹고 있는 것과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잘 씹어야 소화가 잘되듯 잘 기르고, 배우고, 공부해야 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자연 현상으로 살펴보면 산 밑에 용암이나 지진과 같은 거대한 움직임이 눌려있는 상황이다. 언제 터질지 모른다. 때를 기다리면서 힘을 축적한 후 폭발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기업에 있어서 산은 프로세스에, 뢰는 직원들의 잠재역량에 비유된다. 프로세스 밑에 직원들의 역량이 위치하고 있다. 신사업을 위한 새로운 프로세스를 직원들이 이해하고 자신들의 것으로 소화하는 준비과정에 해당된다.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했던 ‘고객과 시장의 반응’, ‘효율 향상을 위한 개선 노력’ 등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수록 핵심 역량이 높아지게 된다. 모방하기 힘든 차별화된 고유의 생산성 기법, 프로세스, 기술, 표준 등을 만들어 내야 한다. 필자의 현장 경험을 소개 하고자 한다.
 
1980년대 중반 우리나라에 컴퓨터라는 것이 생소하던 시절 외국 합작 기업에 근무하면서 제품의 제조 공정을 컴퓨터로 관리하는 업무를 배우게 됐다. 모래를 녹여 유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온도 조절, 제품 성형, 치수 측정 등을 컴퓨터로 제어하고 합격, 불합격 여부를 판정하는 시스템을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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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화를 통해서 산출되는 각종 데이터들은 생산 실적, 품질 현황 보고서 등을 작성하는 것에 활용됐다. 이후에는 우리가 독자적으로 운영하게 되면서 우리 특유의 관리기법을 반영한 전산화를 추진했다. 공장간 생산실적 차이분석, 원가비교, 품질 비교 등 생산성 분석 및 원가관리 목적의 전산화를 추진했다.
 
그리고 분석을 통해 발굴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전산화 영역이 생산계획, 생산관리, 기술개발 등의 영역으로 확대됐고, 전사자원계획이라 불리는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까지 계속 확대해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내부의 혁신 노력은 초기 전수 받았던 공장보다 생산성이 높고 속도도 빠른 제조 경쟁력으로 이어졌다. 우리 것으로 내재화 하고 체득한 것이기 때문에 경쟁자들이 모방하기 어려운 핵심역량으로 발전된 것이다.
 
필자의 경험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베이비 붐 세대들은 제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업적을 이뤘다. 이를 지속 발전시켰어야 하나 기업들이 저 임금을 찾아 해외로 진출하면서 국내 제조업은 무너지게 됐다. 그 사이 경험자들 역시 하나 둘씩 모두 떠나 맥이 끊어질 상황이다.
 
기업이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경우 전략이나 계획 측면에서는 멋있는 사업전략, 포트폴리오, M&A 투자전략 등을 수립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실패할 수 있는 이유들도 사전 검토해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한다.
 
운영전략을 확실히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 운영이 계획대로 안 되고 생산과 판매가 제 역할을 못하게 되면 제일 먼저 ‘현금흐름’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운영을 단순히 경쟁사 수준으로만 만족해서는 후발주자로서 어려움만을 겪게 된다. 경쟁사를 앞지르는 운영효율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인력 양성, 프로세스 생산성 향상을 반드시 이뤄 내야 한다. 이를 게을리 하면 오래 지속할 수 없다.
 
프로세스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해야 할 과정에 대하여 살펴보자.
 
핵심역량 방향설정
 
역량을 키우기 위한 첫 번째는 어디로 갈 것인지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다. 과거 VCR의 경우 베타방식과 VHS방식이 서로의 장점을 강조하면서 경쟁하던 시절이 있었다. 기술적으로는 베타방식이 우수하다는 평이 있었지만 시장성과 보급성에서 VHS 방식이 유리하게 작용해 시장을 장악한 사례가 있다.
 
현재 신사업 시장에서 통용되는 기술을 면밀히 파악해 어느 기술에 역량을 집중하고 개발할 것인지 방향을 명확히 설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아니면 모두 개발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는 어려운 일이다.
 
어떤 산업 표준을 만들고 이끌어 갈 것인지 아니면 산업 표준을 준수하면서 생산성을 높여갈 것인지 정해야 한다. 전자가 유리하고 성공을 보장해 주지만 소니의 경우처럼 실패했을 경우의 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
 
Moving Target설정
 
확정된 기술에 대해서는 경쟁사 벤치마킹은 물론 개선 목표를 도전적으로 설정하고 매진해야 한다. 고객도 시장도 새로운 제품에 대한 이해도가 낮을 경우 마니아들 외에는 기다리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초기 LCD가 등장했을 때 브라운관 TV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됐었다. 하지만 일부 전자제품의 문자표시 장치 정도의 수요만 발생했다. 이어 출시된 소형 TV가 향후 가능성을 높였지만 높은 가격과 소형화면 제약으로 인해 계획했던 시장과 거리가 멀어졌다.
 
하지만 시장과 고객의 동향을 계속 관찰하던 중 노트북 PC의 화면을 LCD로 대체하자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후 컴퓨터 모니터 시장으로 확산되면서 LCD는 브라운관을 몰아내기 시작했다.
 
이처럼 움직이는 타깃을 쫓아가기 위해서는 내부의 프로세스 효율은 지속적으로 개선하면서 지원해야 한다. 일단 제품 시장이 형성되고 나면 결국은 생산성 경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시행 착오통한 학습 및 역량 축적
 
LCD TV의 꿈은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노트북의 수요를 바탕으로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대형화에 필요한 기술들이 하나씩 개발되기 시작했다. 화면 크기 문제, 생산성 문제, 원가절감 문제 등의 난제들을 해결할 기술들이 모니터 개발 과정에서 시행착오와 축적되기 시작했다.
 
결국 좌충우돌 많은 반복과 경험을 통해 신시장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최선이다. 도요다 자동차의 경우 미국의 대량생산 체제를 극복하고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인 ‘도요다생산방식(JIT)’을 개발했다. 필요한 부품을 필요한 시간에 공급하다 보니 재고를 줄일 수 있었다. 또한 소량의 주문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생산역량을 확보해 품질 및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장악했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핵심 경쟁력이 항상 혁신과 같은 거대한 프로젝트를 통해서만 발견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점진적 개선에 의한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JIT도 사실은 분임조(회사 내에서 품질관리활동을 조직적으로 실천하는 소집단) 활동이 바탕이 된 지속적인 개선 활동의 결과다. 현장과 밀착된 경쟁력 확보 노력이 매우 중요한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독보적인 기술확보
 
오늘날 우리 기업들은 LCD TV 시장에서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화질, 내구성, 기능 등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기 때문이다. LCD TV에서 축적된 독보적인 기술은 이어서 OLED 기술에도 전이돼 다시 한 번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OLED 역시 TV 시장은 아직 미비하지만 스마트 폰 시장에서 LCD를 대체하고 있다. 마치 노트북을 거쳐 대형 TV로 전환됐던 과정과 흡사하다. 스마트 폰 OLED의 학습이 결국엔 TV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기술을 확보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핵심역량을 쌓는 지름길은 끊임없는 개선과 혁신 추구를 통해서 남이 따라오기 힘든 고유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단순히 기술을 사오거나 인수합병을 통해 확보하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는 있지만 이는 너무 안일한 전략이다. 사람들이 떠나면 기술도 사라진다는 것을 명심하고 내부 인력을 양성하고 확보하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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