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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우의 수종사업 론칭 순환 12 단계…지화명이(地火明夷)
사업 초기 ‘암흑기’, 냉철한 자기분석 필수
소비자 욕구 파악 및 전략재검토 단계…과오 인정하고 내실 다져야
이성우 필진페이지 + 입력 2017-05-14 18:49:37
 ▲ 이성우 칼럼니스트
지화 명이(地火 明夷)라는 주역의 괘가 있다. 불에 해당되는 태양이 서쪽하늘로 지면서 땅 밑으로 떨어지는 모습이다. 저녁이 되면서 캄캄한 밤으로 접어드는 시기다. 당연히 암흑과 어둠의 시기가 다가오는 것을 암시하니 이때는 너무 티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오랑캐 이(夷)의 다른 뜻으로는 ‘죽이다’ ‘멸하다’가 있다. 밝음을 죽임으로서 어둠이 오는 것이다. 해가 지고 달이 뜨는데 그믐밤이면 알량한 달마저 사라지고 칠흑 같은 어둠만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사람으로 치면 자기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하는 은둔의 시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기업에서 불은 고객이나 제품이다. 직원들은 위에 있지만 고객들은 떠나가는 암울한 상황이 다. 밝음을 죽이고 있는 오랑캐들, 경쟁자들을 물리쳐야 한다.
 
혹은 시장이 아직 형성 되지 않아 제품에 대한 수요가 미흡한 상황일수도 있다. 가식보다는 내실화를 통해 제품의 거품을 제거하면서 수요를 진작시키고 히트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
 
지금은 보편화 돼있는 LCD TV도 초기에는 수요가 생기지 않아 고전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노트북 PC에 사용되는 중소형 크기 시장이 형성되면서 간신히 수요가 살아난 것이다. 이를 토대로 대형 TV 시장으로 전환이 신속히 이뤄지면서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
 
이와 유사한 경향이 OLED TV 시장에서 현재 나타나고 있다. LCD TV와 다른 점은 OLED TV는 스마트 폰 시장이 살아나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대형 TV 시장으로의 전환이 언제 일지 장담은 못하지만 LCD TV의 사례를 참조할 수 있을 것이다. 전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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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반응에 대한 냉철한 분석
 
지금은 서서히 사라져가는 VCR의 초기 출시 단계를 보면 영화는 오로지 극장에 가서 봐야 하는 시대적 상황이었다. TV가 보급되고 난 이후 드라마, 뉴스, 영화 등을 공중파를 통해서 볼 수 있었지만 녹화를 할 수는 없었다. 한번 보면 그만이었던 것이다.
 
VCR (당시에는 VTR:Video Tape Recorder)이 출시되면서 방송을 보면서 녹화를 할 수 있고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는 새로운 기능이 소개됐다. 앞으로 극장에 갈 필요 없다고 마케팅을 했지만 반응은 미미했다. 수요는 엉뚱한 곳에서 창출됐다. 한정된 장소에서 개인 또는 소수의 사람들만 볼 수 있는 기능으로 인해 성인물 시장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제품의 부정적 이미지를 부각시켰기에 비난의 소리도 많았지만 일단 수요는 창출됐고 이후 VCR은 교육 및 각종 교재로서 기능을 발휘했다. 가정에서도 식구들과 함께 지나간 영화를 보거나 녹화 후 다시 시청하는 등 새로운 시장 구축에 성공하고 발전해 나갔다.
 
이렇듯 제품은 개발자들의 의도와 달리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인기를 끌고 히트 상품이 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잠재 수요를 찾아내는 노력을 해야 할 때다.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핵심에 집중
 
스마트 폰 방수 기능이 처음 소개됐을 때는 ‘굳이 물에 빠트려 사용할 이유가 있는지’와 같은 시큰둥한 반응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사용자 한 사람이 실제로 물에 빠졌을 때 방수 기능으로 인해 물속에서 구조 요청을 하고 살아난 사례가 발표 됐다.
 
이제 방수 기능은 사용의 편리함이 아니라 인명구조의 기본 기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며 필수불가결한 요소 중의 하나로 자리매김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다.
 
이렇듯 수많은 아이디어 상품들이 출시되지만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의 진정한 욕구를 찾아내지 못하고 자신들의 아이디어와 Gap을 인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실 문명이 발달한다는 것은 예로부터 실생활에 필요한 것 보다는 사치품들이 많아지는 것이고 사치품들은 특히 고가로 등장하고 이를 갖기 위해 끊임없이 일을 해야 하는 피곤한 생활이다. 이는 중세 중동의 문명을 설명한 이븐 할둔의 ‘역사서설’에서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실생활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을 찾아내는 것이 성공 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사치품 개발은 한 걸음 물러서서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과오를 인정하고 대안 수립
 
이미 경쟁력을 잃은 프로세스나 기술을 채택하는 실수를 경계해야 한다. 잘못 선택하면 두고두고 화근이 되고 결국엔 철수를 해야 하는 비극으로 몰릴 수 있다.
 
백 라이트 유닛(액정 화면의 뒤에서 빛을 방출해 주는 역할을 하는 광원 장치)을 생산하는 업체가 있었다. 이미 LED로 기술은 전환되고 있는데 철 지난 면광원 기술을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올인 했지만 결국 파산했다. 시장 변화, 기술 변화를 감지하고 결정을 제대로 해야 한다.
 
과거 소니도 VCR 표준 방식을 선점하기 위해 자신의 베타방식을 고집했지만 기술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경쟁자들의VHS 방식에 자리를 내 주고 말았다. 소니는 이를 인정하고 VHS 방식으로 재도전해 자신들의 영역을 확보하고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내실을 다지며 재기 준비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라는 표현이 있다. 결국 서산으로 진 해는 다시금 동쪽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어둠이 걷히고 먼 동이 트는 것은 자연의 이치다.
 
암울했던 초기시장에서 힘든 시기를 버텨왔다면 회생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침체됐던 분위기에서 벗어나 반전의 기회를 만들어 중단 없이 밀고 나가야 한다. 경쟁에서의 실패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하고 전열을 재정비 해 다시금 재기의 발판을 만들어야 하는 어려운 과정이다. 직원들이 가졌던 꿈과 희망과 열정만큼은 포기하지 않도록 독려해야 한다.
 
과거 삼성이 신 경영을 시작하던 초기의 사례다. 당시는 유선 전화기가 널리 보급돼 있었고 집안에서 전화기를 들고 다니며 통화할 수 있는 무선 전화기가 등장하던 시절이었다.
 
통신 시장의 후발 주자였던 삼성전자는 불량품이 증가하면서 시장에서의 경쟁이 밀리던 상황이었다. 이에 당시 그룹의 회장이 불량제품 화형식을 거행하면서 품질에 대한 경각심과 실력 배양을 강조했다. 이런 반성이 밑거름이 돼 무선 전화기를 넘어선 휴대폰 시장과 스마트 폰 시장에서 독보적인 성공을 거두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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