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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스타 이정화의 힐링 커피타임
커피 가공, 품질·등급 결정되는 가장 중요 과정
물 사용량 따라 습식·건식법 나뉘어…장·단점 합친 ‘세미 워시드’·‘펄프드 내츄럴’도
이정화 필진페이지 + 입력 2018-01-15 12:02:45
 
▲ 이정화 바리스타
커피가 자라 커피 열매를 맺고 그 열매가 빨갛게 익으면 수확을 한다. 수확한 커피를 가공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 가공법으로 커피의 성격이 결정되기도 한다.
 
가공은 커피를 세척·건조·선별하는 과정을 말한다. 어떤 과정을 선택하는가에 따라 커피의 향·맛이 달라지고, 커피의 품질과 등급도 결정되는 경우가 많으니 어쩌면 커피의 제조과정 중 가장 중요한 과정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커피를 건조하는 방법은 크게 습식법과 건식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단어의 뜻에서 그 방법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습식법은 ‘워시드 프로세스(Washed Process)’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부르며, 물을 이용해서 커피를 세척하고 건조하는 방법이다.
 
건식법은 일반적으로 ‘내츄럴 프로세스(Natural Process)’라고 부르며, 물을 거의 쓰지 않고 커피를 건조하는 방법이라고 보면 된다.
 
습식법의 과정을 간단히 살펴보자. 수확한 커피를 일단 껍질과 과육을 다 벗겨낸 후, 얻어진 생두를 커다란 수조에 넣어 물속에서 발효를 시킨다. 이것은 생두에 붙어 있는 점액질을 깨끗이 씻어내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으로 이 과정을 거치면 표면에 아무것도 붙어 있지 않은 깔끔한 커피 생두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생두는 대부분 깔끔한 과일이나 와인 같은 향과 맛을 가진 커피가 된다. 커피의 산미가 잘 살아나고 고급스런 맛을 지니게 되는 경우가 많다. 콜롬비아· 케냐·코스타리카·자메이카·하와이 등 비교적 시스템화 돼있어 상태가 고르고 품질 좋은 커피가 많이 생산되는 지역에서 주로 사용하는 가공방법이다.
 
단점이라면 물과 기계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고 세척한 물·찌꺼기 등으로 인한 환경오염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건식법은 습식법과 달리 커피를 수확한 후 껍질을 벗겨내지 않고 과육이 붙어 있는 채로 커피를 건조하는 방법이다. 어느 정도 건조가 되면 껍질·과육을 벗겨내고 그 상태로 생두만 채취하여 건조한 후 출하하게 된다.
 
과육이 붙어 있는 채로 건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두에 커피 과육의 향과 단맛이 배게 되며 이렇게 만들어진 커피는 향과 맛이 강하고 바디감(입 안에서 느껴지는 느낌)도 강한 커피로 완성된다.
 
주로 에티오피아·브라질·인도네시아 등지에서 많이 사용되는 방법으로 깔끔한 맛보다는 향이 강한 개성있는 커피를 선호하는 마니아들에게 환영받는 커피다. 단점이라면 자연 그대로 건조하다 보니 말리는 과정에서 상하고 깨지거나, 벌레나 새들에게 먹히는 커피들이 많아져 생두 상태가 고르지 못하다. 결점두가 많아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이 두 가지의 장점과 단점을 접목해서 그 중간 지점을 찾는 가공방법도 나오기 마련이다. ‘세미 워시드’·‘펄프드 내츄럴’·‘허니 프로세싱’ 등이 그 예다.
 
말그대로 완전히 씻어내지 않고 일부는 물로 씻고 일부는 남겨서 건조시키는 방법을 사용하거나, 또는 껍질과 과육의 일부만 벗겨내고 일정부분은 남겨서 그대로 건조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하면 과육도 몇 퍼센트를 남기는가에 따라 여러 가지 종류의 다른 커피로 만들 수 있다.
 
이런 방법을 사용하면 커피의 품질은 유지시키면서 커피의 향과 맛도 살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었다. 커피의 품질을 한층 업그레이드시키는 결과도 가져왔다.
 
주로 코스타리카·과테말라·파나마 등 중앙아메리카나 일부 남아메리카 등에서 이런 가공방법을 요즘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커피의 품질과 맛·개성을 살린 다양한 맛있는 커피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할 수 있다.
 
아무래도 가공 단계가 많아지고 인력도 그만큼 필요한 과정이기에 비용·수고 면에서 조금 부담이 되겠지만, 이렇게 생산되는 커피들은 고품질로 인해 대부분 ‘스페셜 티’로 분류되거나 고가의 커피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아 그 수고로움이 결코 헛되지는 않은 것이라 생각된다.
 
커피를 선택할 때 이런 가공방법에 대한 특징을 알면 원하는 맛의 커피를 고르는데 조금은 참고가 될 수 있다. 물론 습식법이든 건식법이든 그 중간의 어떤 가공법이든, 만드는 수고로움과 그 정성에는 크게 다름이 없을 것이다.
 
소비자들에게는 여러 가지 종류와 다양한 맛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니 고마울 따름이다. 아울러 커피의 품질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모든 커피 생산자들은 그 노력한 만큼의 인정을 받고, 제대로 된 품질인증·가격으로 평가받아 그 수고에 대한 보상을 누리는 것이 우리가 지속적으로 좋은 커피들을 계속 만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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