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철, 2005년 2월 탈북
▲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 재학
현재 통상 21개월인 현역복무기간을 18개월로 줄이겠다고 했다.
하지만 북한은 오히려 군 복무기간이 증가하고 있다. 남자는 10~13년, 여자는 7년이 북한의 군사복무 기간이다.
심각한 저 출산과 군 기피현상으로 군 인력 수급에 차질이 생기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북한 당국은 군 복무 연장과 전민 복무제를 도입했다.
35세 미만의 군 미필자들은 강제 징집하고 나이에 따라 6~3년의 군 복무를 해야 했다.
강압적으로, 때로는 애국심을 호소하며 군 입대를 독려하지만 빈번한 군내 사건사고와 심각한 물자 부족을 겪고 있는 군에 대한 주민들의 신뢰는 바닥에 떨어졌다.
▲ 신의주부근에서 주민들을 단속하는 국경경비대원(왼쪽)과 압록강을 순찰하는 경비대 군인들. 이들은 낮에는 주민들을 단속하고 밤엔 막대한 돈을 받으며 밀수꾼과 탈북자들의 월경을 도와준다. <자료사진=필자제공>
각종 사건·사고와 영양실조로 매년
5000~6000명의 군인들이 사망하지만 대부분의 부모들이 받을 수 있는 것은 사망통지서 한 장 뿐이다.
이런 군과 당국의 처사로 인해 군 입대할 나이의 자식가진 부모라면 어떻게 해서라도 자식을 군에 내보내지 않으려고 무진 애를 쓴다.
진단서를 위조하고 모병을 전담하는 군사 동원부 군관들에게 뇌물을 써가며 군 입대를 면제받거나 입대시기를 늦추려고 한다.
고등학교 졸업 몇 개월 전 치러지는 징병신체검사에서 전염성 질병 판정을 받기 위해 간 주위에 이물질을 바르거나 항생제를 과다 복용하고, 심지어는 아스피린 같은 알약을 수십 알 분쇄하여 코로 흡입하고 X레이 촬영을 하면 폐결핵으로 나타난다는 말에 이를 시도했다가 오히려 큰 병을 얻은 친구들도 있었다.
하지만 외형적인 장애만 없으면 남자는 언제든 군대에 가야 하기에 부모들은 자식들이 군에 입대하게 되면 좀 더 편한 곳에서 군 복무를 하기를 원했다.
▲ 보따리 장사꾼들을 태우고 가는 북한군 트럭. 교통 보안원들이 군 트럭을 단속하지 못한다는 이점 때문에 민간 유통업자, 상인들은 군 트럭을 선호한다. 군인이나 개인들이 직접 트럭을 사서 군부대 명의로 등록하고 매 월 일정금액을 부대에 납부하며 트럭을 이용해 돈벌이를 하기도 한다.
가장 선호하는 것은 군 대체복무인 보위부, 보안서(전경)등 이지만 이런 곳에는 사돈에 팔촌까지 출신성분이 좋아야 가능 했다.
화려한 족보는 기본이고 여기에 권력이나 거액의 뇌물이 받쳐주어야 가능하기에 보위부, 보안서로 갈 수 있는 사람들은 극히 제한적이다.
대체복무 다음으로 현역에서 각광받는 것은 경무(헌병)나 국경 및 해안경비대, 호위총국, 운전병 등 비교적 편안하고 돈을 벌 수 있는 곳이었다.
경무는 외출군인들을 상대로, 국경경비대는 탈북자나 밀수꾼을 상대로, 해안경비대는 어부들을 상대로, 운전병은 연료나 물자를 빼돌리거나 민간인들을 태우고 차비를 받는 방법 등으로 군 복무도 하면서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심지어 이런 부대나 병종에서 복무하는 군인들은 10~13년의 군복무 기간에 최소한 향후 십년 이상을 먹고 살 수 있는 돈을 벌지 못하면 바보소리를 들을 정도로 큰 돈을 벌 수 있다.
이런 이점 때문에 관련 부대나 병종으로 가기 위해 입대 전은 물론이고 입대 후에도 치열한 경쟁을 한다.
2000년도에 일반 보병부대에 입대한지 4년 만에 휴가를 나왔던 친구가 이런 말을 들려주었다.
▲ 경무원은 기차역, 주요도시 진입로, 시장 등에서 외출군인들을 단속통제하며 무단 외출한 군인, 외출서류 미비군인, 심지어 모표가 비뚤어진 것까지 트집을 잡아 뇌물을 요구한다.
신병훈련을 마치고 함께 부대에 배치 받은 친구의 부모님들이 부대로 찾아와 아들을 전역할 때까지 운전병을 시키는 조건으로 부대에 트럭을 한 대 기증했고 트럭을 자체로 운영 유지하며 매 월 일정금액을 부대에 납부하는 이상한 군인 이야기를 해 주었다.
이 이상한 군인은 10년 동안 지입차를 운영하는 개인사업자인 셈이다.
이 운전병이 매월 납부하는 돈은 고스란히 군관들의 주머니로 흘러들어가고 군관들의 비호 하에 부대 내에서는 직속상관도 함부로 명령할 수 없는 힘 있는 병사가 되었다고 한다.
북한 군내에서 이런 사례들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북한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 돈과 권력으로 인한 양극화현상은 사회를 넘어 군대 내에서도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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