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정치시즌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초에는 국회의원 선거가, 년 말에는 대통령 선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들은 싫던, 좋던 정치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미국발 경제위기가 극복되는가 싶더니, 유럽발 경제위기로 다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어 정치 시즌이 일찍 왔다는 것이 부담스런 상황이다. 자칫 리더십의 실종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지인들과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정치 얘기가 나오자 ‘먹고 살기도 힘든데 하는 짓들하고는…’으로 시작해 ‘다 똑 같은 x들’로 끝나버렸다. 물가는 오르고 내수 경기는 찬바람이 가실 줄 모르고 대기업들은 살만한지 모르겠지만 중소기업은 죽을 맛이란 장탄식이 이어졌다.
최근 들어 주식 폭락, 원·달러 환율 급등 등 우리 금융시장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빠른 속도로 나빠지고 있어 예상보다 훨씬 크고 장기간에 걸친 경제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는 얼마 전 “세계 경제가 위험지대(danger zone)에 놓여 있다”고 지적하면서 “여전히 세계 주요 국가들이 더블딥에 빠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갈수록 그 믿음이 약해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뉴욕시장에서 한국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202bp(1bp=0.01%)로 프랑스의 197bp보다 5bp 높았다. 부도위기 국가로 분류된 프랑스보다 한국의 부도 가능성이 더 크다는 의미다. 물론 보험시장의 상품 요율에 불과한 프리미엄의 상승을 두고 확대 해석한 것이란 주장이 있긴 하지만 자본시장에서 판단하는 수치여서 무시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난 금융위기가 민간금융기관의 부도로 인한 것이었다면 지금은 금융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해왔던 국가가 부도 위기에 처했기 때문에 상황이 훨씬 심각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편,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3000억 달러를 넘어서고 있지만 환율이 1200원선에 근접하면서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리스 디폴트나 이탈리아 구제금융이 이어진다면 우리의 유동성 위기도 가시권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도 걱정거리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3일 우리 경제가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로 가계부채 문제의 연착륙과 금융안정시스템 확충을 꼽으면서 “금리 정상화를 통해 가계부채 규모가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조정되도록 유도하고 물가안정과 고용확대도 도모해 가계의 부채상환 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란 점이 걱정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더 답답한 것은 이 정권 핵심 측근들의 비리 연루 의혹이 불거졌다는 점이다. 권력누수현상이 생기면 국정 추동력이 떨어져 경제위기를 돌파할 처방전이 효력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산저축은행 불법 로비 수사에서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 김해수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비리가 불거진 데 이어, 이번에는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SLS그룹 이국철 회장으로부터 향응과 자금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틈만 나면 권력비리 척결을 강조했지만 자신의 최측근들이 줄줄이 비리 의혹에 연루되면서 곤혹스런 처지에 빠지게 됐다. 레임덕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물가는 급등하고 전·월세 값 상승률은 작년치를 이미 넘어섰지만 보고 듣는 얘기들 모두가 부정적이기만 하니 서민들 가슴은 까맣게 탄다. 대한민국이 6·25 전쟁의 폐허 위에서 60년 만에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우리도 한 번 잘살아 보자’는 희망을 공유했기 때문인데, 작금의 정치권은 희망을 주기는커녕, 걱정만 안겨주니 답답할 노릇이다.
안철수 신드롬은 우리 사회가 기성 정치에 대한 불만이 어느 정도인가를 가름해주는 잣대다. 이들에게 희망이 보이지 않는 다는 진단인 것이다. 하지만 정치를 아마추어에게 맡길 순 없는 일이어서 국민들은 더 답답해하는 것이다.
“믿을만한 정치인, 희망을 주는 정치인, 소통하는 정치인, 행복한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정치인, 이런 정치인 보신 분 연락 부탁드립니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