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철, 2005년 2월 탈북
▲ 한국외국어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 재학
해마다 북한은 김일성, 김정일의 생일이나 국가적 명절에 즈음 포상을 해왔고 매년 수백 명에게 국기훈장 2급 이상의 훈장과 상장을 수여해 왔다.
북한의 포상에는 훈장의 경우 김일성 훈장, 김정일 훈장, 국기훈장 1·2·3급, 전사영예훈장 1·2·3급, 노력훈장 등이 있다.
또 공화국영웅과 노력영웅칭호에는 분야별로 인민과 공훈칭호(인민배우, 인민체육인, 공훈배우, 공훈체육인 등)가 있다.
아울러 김일성 상, 과학상, 조국통일 상, 김일성 청년영예상, 김일성소년영예상 등의 상장을 비롯해 공로메달, 군공메달, 참전메달 등의 메달이 있다.
이중 가장 큰 특혜를 받는 것은 김일성 및 김정일 훈장과 공화국영웅, 노력영웅칭호이다.
이런 각 훈장과 상장, 메달들에는 급수와 그에 따른 혜택도 정해져 있다.
▲ 자강도 전천군 상업관리소장 정춘실2중노력영웅. 김일성·김정일 명의의 훈장과 두 개, 세 개의 영웅메달보다 더 가치가 있다. 정춘실은 김정일을 오라버니라고 부를 수 있는 최고의 특혜를 받은 유일한 사람이다. <사진자료=필자제공>
김일성·김정일 훈장, 공화국영웅, 노력영웅칭호 등 급수에 따라 상상할 수 없는 선물을 받기도 하며 수십, 수백 가지의 특권과 특혜도 주어진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특정된 몇몇 훈장과 칭호에 국한된 것이고 대부분의 공로자들은 국가사회보장제도에 명시된 지원만 받는다.
북한은 이미 오래전부터 훈장, 상장, 메달의 급수나 개수에 따라 공로자 기준을 정하고 이들을 위한 사회보장제도(ex: 600/60, 퇴임 후 1일 600g의 식량과 월 60원의 생활비를 지원받는 공로자 최저 보장제도)를 도입했다.
당시 가정주부의 1일 배급량이 350g, 직장인 450~750g인 것에 비교하면 상당한 수준이었기 때문에 주민들은 완벽한 노후를 보장받을 수 있는 공로자 자격을 획득하기 위해 수십 년씩 피나는 노력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정일 집권 이후인 1995년부터 경제난으로 국가 배급이 중단되고 여기에 김정일의 훈장정치로 각종 훈장과 메달들이 남용되면서 그 가치가 엄청나게 하락했다.
심지어 북한 최고의 칭호인 공화국 영웅칭호까지 남발하여 영웅 중에서도 대접받는 영웅과 일반 영웅으로 나뉘게 됐다.
▲ 가슴가득 최고의 훈장들로 가득한 북한군 고위간부들과 김씨 일가를 위해 목숨 바친 영웅들의 자녀들. 아버지가 달아보지 못한 영웅메달과 훈장들이 자식들 가슴에 가득하다. 북한 당국은 이들에게 부모들처럼 대를 이어 충성하라며 또다시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구호나무(김일성과 그 대원들이 일제 때 국내에 들어와 껍질을 벗기고 항일 구호를 적은 나무라며 우상화교육에 이용)를 산불로부터 지키기 위해 나무를 감싸 안고 불타죽은 16명의 군인들, 1996년 강릉잠수함 사건 당시 자살한 선원 전원도 영웅칭호를 받았다.
또 1999년 8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제7회 세계체육상 선수권대회 마라톤경기에서 우승한 정성옥 선수도 공화국영웅 칭호를 받았고 홍수나 화재로부터 김일성, 김정일의 초상화를 구하다 죽은 사람들도 영웅칭호를 받은 사람들 가운데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 마라톤 영웅 정성옥을 이용한 선전포스터. 정성옥의 수상소감을 들으며 김정일은 눈물을 흘렸다면서 파격적인 혜택을 주었다. 귀국 연도환영, 환영군중대회, 공화국 영웅칭호, 벤츠 승용차와 풀 옵션고급아파트, 영화제작 등 살아서 최고의 대접을 받은 몇 안 되는 영웅중의 영웅이 됐다.
영웅칭호를 받았다고 해서 같은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 영웅 중에서도 영웅만이 받는다.
정성옥 선수의 경우 세계 이목이 집중된 자리에서 ‘결승선에서 김정일이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아 김정일의 품에 안기는 심정으로 뛰었다’는 우승소감으로 북한이 가장 어려운 시기에 김정일의 위상을 국내외에 과시 한 공을 크게 인정받아 공화국영웅칭호와 함께 엄청난 선물을 받았다.
하지만 이런 대접을 받는 영웅은 10명 중 1명도 안 될 정도이고 일반 영웅들은 핵심계층으로 신분만 상승돼 자녀들에게 사회적 출세의 길을 열어 줄 뿐이다.
▲ 건설에 동원된 군인들. 10~13년간 최악의 상황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받은 훈장과 메달이 철모 한가득 되지만 그 가치는 폐철 값과 같은 정도다.
이렇게 최고의 영웅칭호도 그 사람이 준 사회적 영향, 다시 말해 김정일 우상화와 권력유지에 얼마나 기여했는가에 따라 대접받는 영웅과 일반 영웅으로 나뉘었다.
김일성, 김정일 훈장과 영웅들이 많아지면서 사실상 국가훈장 3급 이하의 훈장이나 메달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됐다.
김일성 시대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40대 이상의 주민들 속에서는 수십 년 동안 피와 땀, 그리고 청춘까지도 깡그리 바쳐 충성한 대가로 받은 훈장과 메달들이 아무짝에도 쓸모없게 되자 아이들 장난감으로 내주며 부모세대들의 교훈을 후대들은 꼭 명심하기를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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