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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취임사와 이목지신(移木之信)
김종우 필진페이지 + 입력 2013-02-26 01:16:02
 ▲ 김종우(자유기고가)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제18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4일, 5년간 머물렀던 청와대를 떠나 논현동에 위치한 사저로 돌아갔다.
 
역대 대통령들은 취임사를 통해 신한국 건설, 부패척결, 국민통합, 경제개혁, 정경유착 근절, 특권과 반칙 없는 사회, 실용주의에 입각한 시장경제와 선진화 등등을 부르짖었다. 정권의 성격을 꿰뚫는 주요한 키워드를.
 
그렇다면 박 대통령 취임사의 키워드는 무엇일까? 크게 3가지이다. 바로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이다.
 
박 대통령은 경제부흥은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핵심과제로 제시했다. 또한 국민행복은 복지정책과 교육정책, 치안강화 등을 메시지로 그리고 문화융성은 특별한 언급 없이 현재 상황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로 마무리 지었다.
 
더불어 대북정책과 외교정책 등과 관련된 메시지도 발표했다. 하지만 정계(政界)에서는 이미 “전체적인 방향성은 명확하지만 향후 정책에 대한 철학이 불분명하다”라고 평가했다. 좀 더 분명한 철학과 초지일관의 논리가 결여됐다는 쓴 소리이다.
 
사실, 박 대통령은 가장 어려운 시점에서 가장 무거운 직책을 국민들로부터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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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경기부진, 높은 실업률, 1천조 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중산층 붕괴에 따른 양극화 현상 등 ‘산 넘어 산’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근간에 겪은 바 있는 국내외적인 여러 우여곡절도 결코 만만치가 않다.
 
여야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미완성 내각’으로 출발한 정부조직 개편안, 일부 장관 지명자들의 청문회 통과 여부, 북한의 3차 핵실험 단행과 한미 안보동맹의 산적한 과제, 북핵문제 관련 대(對)중국에 대한 겉핥기식 의지표명, 극우화로 급선회한 일본의 경거망동과 이에 대한 수수방관(袖手傍觀) 등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갑자기 불비불명(不飛不鳴)이란 성어가 떠오른다.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큰일을 하기 위해 오랫동안 때를 기다린다’는 말이다.
 
이 말은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빛을 감추고 밖에 비치지 않도록 한 뒤, 어둠 속에서 은밀히 힘을 기른다’는 뜻의 도광양회(韜光養晦)와 유사한 뜻이다.
 
원래 유비가 조조의 식객으로 있으면서 자신의 재능을 숨기고 은밀히 힘을 기른 것을 은유한 말이었다. 또한 각종 홍보매체에서 덩샤오핑(Deng Xiaoping, 鄧小平) 시절 중국의 대외정책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자주 인용된 성어이기도 했다.
 
취임식이 모두 마무리된 오늘, 이런 고사성어가 연신 떠오름은 무슨 이유일까?
 
여러 정황을 고려해 볼 때, 박 대통령이 이제부터라도 진정 가슴에 담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볼 때가 ‘바로 지금’이라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단언컨대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를 만들어야 함은 불을 보듯 뻔하지 않겠는가. 이 모두 분명 박 대통령이 풀어야만 할 숙제임에도 확실하다.
 
참고로 백락일고(伯樂一顧)라는 고사성어도 있다. ‘백락이 한 번 돌아다본다’는 것으로 ‘남모르게 훌륭한 재능을 갖고 있는 사람도 그 재주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야 빛을 발하여 큰 뜻을 이룬다’는 의미다.
 
또, 절영지연(絶纓之宴)이란 성어는 ‘잔치에서 갓끈을 끊어서 상대방을 용서한다’는 의미의 사자성어이다. ‘남의 잘못을 관대하게 용서해 주거나 어려운 일에서 구해주면 반드시 보답이 따른다’는 것이다.
 
초가벌진(楚可伐陳)이란 성어도 인용하고 싶다. ‘초나라가 진나라를 칠 수 있다’는 뜻으로 ‘남의 장점 속에 숨겨져 있는 단점을 찾아내는 안목’을 일컫는 말일게다.
 
더불어 사목지신(徙木之信)이란 말도 있다. ‘약속을 반드시 실천에 옮긴다’는 뜻으로 이목지신(移木之信)이라고도 한다.
 
그렇다. 박 대통령도 이젠 사목지신(徙木之信)의 각오로, 이목지신(移木之信)의 의지로 나라를 이끌어야만 할 것이다.
 
청와대에서 불비불명(不飛不鳴)과 도광양회(韜光養晦), 백락일고(伯樂一顧), 절영지연(絶纓之宴), 초가벌진(楚可伐陳) 등등이 품고 있는 ‘100% 속내’를 완벽하게 꿰뚫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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