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는 어떻게 발전했나요? 동아시아의 성장모델은 ‘발전국가 모델’로 일본이 만들었고 한국과 대만이 따라했으며 지금은 중국이 이것을 따라하는 중입니다. 발전국가 모델은 세 가지가 핵심입니다. ‘토지개혁’과 ‘수출중심의 제조업’, ‘금융억압’입니다.
1. 토지개혁
국가 발전은 생산성 향상이 기본입니다. 그렇다면 농촌에서는 대규모 농장이 생산성이 좋을까요? 아니면 소규모 자영농이 생산성이 좋을까요? 답은 소규모 자영농입니다. 소작농이 농사를 짓는 것보다는 자영농이 농사를 짓는 것이 생산성이 좋습니다. 한국에서는 이승만 대통령이 한국전쟁 이전에 유상몰수 유상분배를 통해 소규모 자영농을 만들었습니다. 중국도 덩샤오핑 시절 집단농장에서 소규모 자영농으로 체제를 바꾸면서 생산성이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이렇게 얻어진 잉여농작물을 통해 얻어진 부는 기간산업 및 사회기반시설의 투입자본이 됩니다.
2. 수출중심의 제조업
못 사는 후진국이 잘 사는 선진국이 되려면 반드시 선진국의 기술 따라잡기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기술을 가지려면 기술을 사거나 라이선스 계약을 하거나 역공학을 통해 만들거나 지적재산권을 훔치거나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한국은 이런 과정을 통해 기술 업그레이드를 지속적으로 해왔습니다. 삼성전자가 일본에 가서 반도체 기술을 배울 때도 공학자들이 공장의 설비구조를 머리속에 넣어가지고 와서 호텔방에서 설계도면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방위산업체가 미국에 가서 미사일 기술을 배울 때는 미국 기술자들이 식사를 하러 간 틈을 타서 복사기로 복사를 해서 몰래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수출을 안 하고 그냥 내수에 머물면 기술개발 할 유인이 없고 정치인과 결탁해서 경쟁업체 죽이기에만 골몰하게 됩니다. 이런 나라가 동남아시아의 화교재벌들입니다.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은 화교 재벌들이 경제를 꽉 잡고 있는데 죄다 내수기업 뿐입니다.
3. 금융억압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금융억압입니다. 금융억압은 돈을 가지고 국가가 수립한 경제개발 방향에 맞춰 민간기업을 움직이는 데 있습니다. 한국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같은 것이 바로 경제개발 방향입니다. 한국에 은산분리라는 정책이 있습니다. 이것은 은행과 산업자본을 분리하는 거죠. 국가는 은행을 컨트롤해 민간기업의 대출을 가지고 경제개발계획에 따르도록 하게 합니다. 수출하는 기업에게 하나씩 임무를 줘서 하도록 만들고 은행대출로 그들이 임무를 따르도록 만드는 겁니다.
그러려면 은행에 돈이 있어야 합니다. 돈은 어떻게 만들까요? 먼저 낮은 이자율을 유지합니다. 성장이 높은 나라들은 반드시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수출기업에게 낮은 이자율로 빌려줘야 하기 때문에 낮은 이자율을 유지해야 합니다. 따라서 손해를 보는 쪽은 국민입니다. 왜냐하면 물가상승률이 7%라면 은행예금 이자율은 6%를 유지함으로써 수출기업이 세계시장에서 유리한 환경에서 싸우도록 만들고 예금을 하는 국민은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됩니다. 그래서 예전엔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의무적으로 통장을 만들어서 예금하고 졸업에나 찾도록 만들며 저축왕을 뽑아 TV에서 시상을 하면서 국민들에게 저축을 강요했습니다. 물론 이런 자본이 모여 수출강국이 됐죠.
또 해외자산에 투자할 수 없도록 만듭니다. 기업이나 부자들은 이런 국가의 정책을 알고 있습니다.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이자율을 주는 은행에 돈을 맡길리가 없습니다. 해외 자산에 투자하면 훨씬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해외자산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자본 통제를 한 겁니다. 해외로 자본을 빼 내가면 반드시 용도를 신고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가끔 재벌이 해외 부동산을 산 것을 크게 보도해서 외환관리법 위반으로 보도를 하는 것이 바로 이런 금융억압의 산물입니다.
다음은 저환율정책이 있습니다. 수출을 하려면 한국의 돈이 달러보다 싸야 합니다. 그래야 한국의 인건비가 저렴해지죠. 저렴한 인건비를 통해 미국에 물건을 만들어 보내면 다른 나라 제품보다 가격경쟁력에서 앞서 시장점유율을 올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환율 정책은 국민의 희생이 기본에 깔려있습니다. 왜냐하면 수입물가가 비싸지니 말이죠. 이렇게 저환율정책을 써서 수출하는 이머징 국가의 국민은 가난하고 미국의 국민은 고환율을 통해 아주 싼 가격에 소비를 할 수 있습니다.
나라 발전의 핵심은 바로 돈입니다. 금융을 통해 수출기업과 국민을 통제해 국가가 세운 경제개발 계획대로 나가는 것이 발전국가 모델의 핵심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4차 산업혁명시대로 옮겨가고 있죠. 4차 산업혁명시대는 데이터가 돈이고 권력입니다. 왜냐하면 돈은 간접적으로 대상을 움직이는데 비해 데이터는 직접적으로 대상을 지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페이스북은 무엇을 좋아하는 지 알고 있습니다. 아마존은 무엇을 갖고 싶은지 알고 있고, 구글은 무엇을 알고 싶은지 알고 있습니다. 우버는 어디를 가고 싶은지 알고 있죠. 알리바바의 알리페이는 무엇을 욕망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CCTV기업인 하이크비전은 일거수 일투족을 알고 있습니다.
즉 빅테크 기업들은 우리의 욕망을 알고 있다는 겁니다. 빅테크 기업을 지배하면 인간의 욕망을 지배할 수 있습니다. 중국공산당은 디지털위안화(CBDC)를 통해 알리페이, 위챗페이를 대체하고 싶은 겁니다. 그러면 중국인민의 욕망을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디디추싱은 우버와 같은 대중교통 호출앱입니다. 전기차 이후에는 자율주행차로 갈 겁니다. 자율주행차의 시대가 오면 많은 자동차는 필요없습니다. 테슬라는 자사의 자율주행차 시스템을 가지고 주차장에 차를 놀릴 필요가 없습니다. 주인이 회사에서 근무하는 동안은 거리로 나가서 영업용 택시로 돈을 벌면 됩니다. 물론 주인이 집으로 와서 자는 동안에도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차는 어떻게 부를까? 지나가는 차를 손을 흔들어 세울까요?
아닙니다. 완전자율주행이 시작되면 가장 중요해지는 것이 바로 우버, 디디추싱과 같은 기업입니다. 차를 부르는 것은 바로 호출앱을 통해 부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진 디디추싱이 자율주행차 시대의 강자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디디추싱이 미국에 상장을 했습니다. 중국 공산당은 모든 데이터를 독점하고 이런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민을 감시하려 하고 있죠.
그런데 미국에 상장하면 데이터를 미국에서 들여다 볼 수도 있습니다. 아니 중국공산당이 디디추싱이 보관하고 있는 데이터를 보자고 할 때 주주의 이익을 이유로 거부할 수도 있는 거죠. 애플이 테러용의자 스마트폰의 잠금해제를 미국법무부에서 요구하자 거부한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애플이 잠금해제를 해 준다면 소비자들은 애플 스마트폰을 안 쓸 수도 있기 때문이죠. 한 마디로 중국 공산당은 빅테크 특히 데이터를 가진 기업이 미국에 상장할 때 아주 곤란해 합니다.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의 해외 증시 상장을 허가제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존 해외 상장사들까지 재점검한다는 방침이어서 알리바바 등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주식이 휴지 조각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그래서 자국기업의 해외상장 시 허가제로 바꾼거죠. 이렇게 하는 이유가 미국의 투자은행사들에게 악영향을 미치기 위한 의도도 있겠지만 그보단 데이터 확보의 의미가 더 큽니다. 결국 중국은 디지털 감시사회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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