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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원의 성경&정치·경제
“내가 한 건 정당한 적폐처리, 남이 한 건 보복”이라니
적폐‧불의 청산이 ‘정치보복’이라면 그런 정치보복은 당연
文 정권 범법자들, 법‧원칙에 따라 상응하는 처벌 받아야
안호원 필진페이지 + 입력 2022-02-12 12:15:45
 
▲ 안호원 칼럼니스트‧목사‧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사회복지학과주임교수
“비판하지 말라, 그리하면 너희가 비판을 받지 않을 것이요. 정죄하지 말라, 그리하면 너희가 정죄를 받지 않을 것이요. 용서하라, 그리하면 너희가 용서를 받을 것이요.” <누가복음 6 : 37>
 
“뭔가 문재인 대통령이 켕기는 게 많은 모양이다. 그러니 저렇게 난리를 피우는 게 아니겠는가.” “불법과 부정이 있으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해 처벌해야 하는 것 아닌가.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한 것이지, 신분에 따른 성역이 있을 수 있나.” 최근 주변에서 많이 들리는 말들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문재인 정권 적폐청산’ 발언을 둘러싸고 청와대에 이어 문 대통령까지 나서서 강력히 반발했다. 적폐수사 발언이 불러올 파장에 여야 모두 신경을 곤두세우는 등 때 아닌 난타전이 벌어지고 있다. 민심이 어느 쪽을 향할지는 예측하기 어려워 보인다. 문 대통령은 10일 오전 참모회의에서 “(윤 후보가)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 재직 때에는 이 정부의 적폐가 있는데도 못 본척했다는 말인가. 아니면 없는 적폐를 기획사정으로 만들어내겠다는 것인가 대답해야 한다”며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수사 대상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사과를 요구한다”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윤 후보를 ‘정치보복 프레임’에 가두려는 정략적 발언으로 보인다. 그러나 윤 후보는 문 정권을 근거 없이 적폐수사 대상으로 몰지 않았다. 인터뷰에서 “집권하면 전 정권 적폐청산 수사를 할 것이냐”라는 기자 질문에 원론적인 대답을 한 것뿐이다.
 
윤 후보는 불법과 비리를 저지른 사람은 법률에 따라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법 앞에서의 평등 원칙’을 말한 것이다. 이 원칙에서 문 정권도 예외일 수 없다. “정권이 바뀌면 적폐에 대해 수사할 거냐”는 질문에 노련한 정치인이라면 곧이곧대로 답변하지 않고 질문을 바꿔서 두루뭉술하게 답변했을 것이다. 그러나 윤 후보는 꾸임 없이 그대로 답변했다. “명백한 범법이 드러나면 어떻게 수사를 안 하나. 당연히 한다”며 “이것은 원칙이고 상식이고 법치주의”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권의 반발에 “그러면 명백히 드러난 구체적 범법에 대해 그것이 현 정권 관련이면 수사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인가”라며 문 정권 적폐수사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수사에 관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그런 점에서 “기획사정으로 없는 적폐도 만들어 내겠다는 것인가”라는 문 대통령의 말은 참으로 부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굳이 지적을 하자면 없는 적폐도 만들어 낸 것은 바로 문 정부가 아니었던가. 문 정부 100대 국정과제 제1호가 적폐청산이었던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청와대 지시로 20곳 가까운 정부기관이 적폐청산TF(태스크포스)를 만들었고 여기에서 수사대상을 뽑아 검찰에 넘긴 것을 잊었단 말인가. 그리고 문 대통령은 촛불집회 계엄령 문건, 김학의 법무부 차관 동영상, 고(故) 장자연 씨 사건 등 구체적인 사건을 적시하며 철저한 수사를 지시한 바도 있다. 이런 적폐수사 과정에서 이명박, 박근혜 전직 대통령과 대법원장을 포함해 1000명 이상이 수사를 받았고, 이 중 200여명이 구속됐으며, 이재수 기무사령관 등 5명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의 ‘분노’와 ‘사과 요구’는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답지 않은 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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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는 언제부턴가 자신과 생각이 다른 세력을 ‘적’으로 모는 분열과 증오의 정치가 일상화됐다. 윤 후보는 청와대와 문 대통령, 그리고 여당의 반발에 “스스로 생각하기에 문제가 될 게 없으면 불쾌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당연한 말이다. 할 말을 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의 발언은 ‘제 발이 저렸나’라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문 정권의 적폐수사를 해야 한다는 윤 후보의 발언으로 시작됐지만 대통령까지 나서서 제1야당 대선후보를 윽박지르며 사과를 강요한 대통령의 행태도 자칫 ‘선거개입’이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윤 후보는 문 대통령의 사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문 대통령을 노골적으로 치받지도 않았다. “집권하면 문재인 정부 적폐청산 수사를 한다”는 발언에 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대로(大怒)했음에도 윤 후보는 “성역 없는 사정”을 강조했다. 이어 여권의 반발에 “그러면 명백히 드러난 구체적 범법에 대해, 그것이 현 정권 관련이면 수사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인가”라며 “기획수사, 정치보복은 단호히 배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불쾌할 일이 뭐 있겠나. 시스템상 그렇게 된다는 이야기를 한 것뿐”이라며 “스스로 생각하기에 (사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면 불쾌할 일이 없지 않겠나. 상식적인 이야기인데”라고 받아치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어 윤 후보는 “내가 한 것은 정당한 적폐처리이고 남이 하는 건 보복이라는 프레임은 옳지 않다”며 “문재인 정부가 임기 내내 이전 보수정부에 대한 적폐청산 수사를 이어간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정치보복 공언하는 대선후보는 헌정사상 처음”이라며 사과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빈축을 사고 있다. ‘
 
정치보복 쇼’는 문 정부 3개월 차인 2017년 7월18일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박근혜 정부에서 작성한 비공개 문건들을 폭로한 청와대와 문 대통령에게 “5년마다 반복되고 있는 전 정권 비리 캐기 수사는 이 정권도 예외는 아닌듯하다”며 “반복되는 정치보복 쇼”라고 비판하자 반박하면서 나왔다.
 
당시 경기 성남시장이던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서 ‘도둑 잡는 게 도둑에겐 보복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홍 대표님, 제가 보기엔 보복이 아니라 정의와 상식의 구현으로 보인다”며 “적폐와 불의를 청산하는 게 ‘정치보복’이라면 그런 정치보복은 맨날 해도 된다”고 꼬집었다. 늘 말이 바뀌는 문 대통령을 비롯해 이 후보 그리고 민주당의 20명 의원들은 윤 후보가 ‘적폐청산’ 발언을 하자 발끈하며 야단법석을 떨고 있다. 윤 후보에게 사과하라니. 그래, “문재인 정권에서 불법과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은 법과 원칙에 따라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한 그 말이 무슨 잘못이란 말인가. 또 이와 관련한 청와대 관계자의 말도 가관이다. 그는 윤 후보의 발언이 보도되자 “매우 부적절하고 불쾌하다. 아무리 선거라지만 서로 지켜야 할 선(線)은 있는 것”이라고 했고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도 나서서 “어디 감히, 문재인 정부 적폐란 말을 입에 담는단 말이냐”며 국민의 실소를 자아내고 있다.
 
또한 우상호 민주당 총괄선대본부장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 후보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노골적인 정치보복을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를 향해 보복의 칼을 겨누는 것은 국가적 위기 상황을 혼란으로 몰아넣는 망국적 분열과 갈등의 정치”라고 비판했다. 과연 그럴까. 문 정권은 집권하자마자 적폐청산이라는 명분하에 수많은 사람들을 잡아 가두고 전직 대통령 두 명을 교도소에 보낸 것을 잊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 역시 ‘나는 모른다’로 일관하겠는가. 특히 문 대통령은 임기가 끝나면 모든 것을 잊고 싶다고 했다. 나름 미래를 예견한 것일까.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가. 물론 정권이 바뀌어도 정치보복은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이 후보의 말처럼 적폐와 불의를 청산하는 게 ‘정치보복’이라면 그런 정치보복은 ‘맨날’ 해도 된다. 문재인 정권에서 불법과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은 법과 원칙에 따라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정권교체는 반드시 필요하다. 다수의 국민은 분노하고 있다.
 
“내가 네 갈 길을 가르쳐 보이고 너를 주목하여 훈계하리로다.” <시편 32 :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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