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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형의 아침 동화
꽃이 되고 싶은 미미 <63> 클로버의 방문
최문형 필진페이지 + 입력 2022-06-01 12:50:10
 
 
오후가 되자 클로버에게서 연락이 왔다. 래빗의 작은 창을 통해서 클로버 잎이 살포시 방으로 들어왔다. 래빗과 앉아서 차를 마시고 있던 미미가 클로버를 알아보았다. “미미, 안녕! 그 사이 그 아이가 싹을 내었어. 여리고 파릇한 싹이 돋아났어. 너한테 빨리 알려주려고 바람을 타고 날아왔어.” “정말? 심자마자 싹을 내다니! 역시 보통 아이가 아니구나.” 미미가 감탄했다.
 
“우리도 놀랐어. 네가 특별한 식물이라고 말은 했지만 이렇게 금방 자랄 줄은 몰랐어. 새로 난 잎도 아주 단단하고 튼튼해.” 클로버도 좋아서 어쩔 줄을 몰랐다. “아빠가 주신 은잔이 정말 식물이었다니! 미미, 너와 친구들이 파샤를 도우러 여기 온 게 분명해!” 래빗은 흥분해서 얼굴이 빨개졌다.
 
래빗은 바로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레드에게 달려갔다. “내 말 들어봐요, 레드!” 레드는 알프 요정과 아몬드숲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미미가 백년의 동물이 된 사연을 듣고 있던 중이었다. “래빗, 무슨 일인데 그래요?” 숨차게 달려 내려온 래빗에게 레드가 물었다.
 
“레드, 글쎄, 아빠가 주신 은잔이, 은잔이, 은잔이….” 래빗은 아주 흥분해서 말을 잇지 못했다. “래빗, 조금만 진정해요, 천천히 말해도 되어요.” 알프 요정이 래빗에게 물을 한 잔 권했다. “요정님, 나의 은잔이 싹을 내었대요. 방금 클로버가 왔어요, 아주 단단하고 예쁜 싹을 키웠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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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보!” 알프 요정과 레드는 환호성을 질렀다. “지금 당장 가보고 싶은데?” 레드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레드, 조금만 기다려요. 지금은 인간이 숲에 들어와서 난리를 치는 시간이라 위험해요.” 래빗이 만류했다. “그렇군요, 우리 조금만 기다렸다가 은잔이 있는 곳에 함께 가보기로 합시다.” 알프 요정이 말했다.
 
파샤숲의 가장 높은 곳, 중앙에서는 은잔이 올린 싹이 쑥쑥 자라고 있었다. 은잔은 심자마자 하늘의 섬광을 먹었다. 알프 요정이 기도했을 때 번쩍했던 바로 그 빛이었다. 하늘은 은잔에게 빛과 함께 우주의 힘을 부어주었다. 은잔은 땅 속에서 우주의 힘을 하나 가득 받아 안고 힘차게 싹을 올렸다.
 
싹은 아침 햇살을 먹고 땅 위로 올라왔고 익숙한 파샤숲의 공기를 즐겼다. 주변의 클로버들이 새싹에게 인사했다. “안녕! 처음 보는 아이네! 우리 가족이 되어서 반가워.” 새싹이 대답했다. “나도 반가워. 너희들은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나는 얼마 전에 이 숲의 작은 나무였단다.” “정말? 그런데 왜 도로 은잔, 아니, 뿌리가 된 거야?” 클로버가 물었다.
 
“나는 좀 특이하게 살아. 작은 싹이 나서 한동안 자라고 아담한 교목이 되지. 교목일 때 나는 많은 잎을 가지고 있어. 그 잎으로 햇빛을 잔뜩 먹고 양분을 만들어. 만든 양분은 알뿌리로 모두 저장해 둔단다.” 새싹이 설명했다. “그거야 모든 식물이 그렇게 살지 뭐.” 클로버가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뭔가 재밌는 얘기를 들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새싹이 쿡쿡 웃었다. “네가 그렇게 말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지. 그런데 내 얘기를 끝까지 들으면 알게 될 거야. 내가 좀 별난 식물이란 걸 말이야. 오랫동안 뿌리에다 모든 양분을 모으고 나면 땅 위로 나온 줄기와 가지와 잎은 어느 날 한순간에 죽어버려. 자취도 없어지지.” “그럼, 땅 속 알뿌리만 남는 거야?” 클로버가 물었다.
 
“맞아. 그렇게 나는 뿌리였다가 나무였다가 다시 뿌리로 돌아가. 뿌리가 되었을 때 물푸레나무 족장이 나를 보호하려고 은잔으로 변신시키고 래빗에게 나를 잘 지키게 한 거야.” “오! 멋진데!” 클로버가 감탄했다.
 
[글: 최문형 / 그림: 정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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