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는 북한의 오프라인상 간첩 활동뿐만 아니라 온라인 공간을 활용해 대한민국을 상대로 간첩질하는 이른바 사이버간첩 활동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한다. 올 초에 적발된 민주노총 침투 간첩망, 창원간첩단(자통 민중전위) 및 제주간첩단들은 공통적으로 온라인 공간을 활용해 북한과 교신을 해왔다. 사이버 드보크나 이메일 등을 통해 첨단 암호화 프로그램인 스테가노그래피 방식으로 교신을 한 것이다. 또한 북한은 창원간첩단에게 유튜브·SNS 등에 북한의 선전선동을 전파할 댓글팀을 운영하라고 지령한 바 있다.
문제는 북한의 사이버 간첩질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북한은 1990년대 이후부터 ‘정보의 바다’로 불리는 사이버 공간을 활용하여 정권 목표인 적화혁명을 달성하기 위해 해킹·테러·암호교신 등을 다방면에서 정교하게 간첩질을 전개해 오고 있다.
북한은 2010년대 이후에만 2011년 3.4DDoS 공격, 농협전산망 공격, 2013년 3.20 및 6.25 사이버 공격, 2014년 한국수력원자력 해킹, 2015년 서울메트로 해킹, 2016년 국방부 통합데이터센터 해킹, 2017년 암호화폐거래소 빗썸 및 코인빈(야피존) 해킹,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사이버 공격, 암호화폐거래소 빗썸 350억 원 해킹 피해, 2019년 청와대 및 안보관계자 해킹,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 해킹 580억 원 상당 피해, 2020년 코로나10 백신 개발회사 해킹, 2021년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방산업체 해킹 등을 자행했다.
2022년에는 국내 화학 회사들을 대상으로 한 위장 구직광고인 ‘드림 잡 작전(Operation Dream Job)’을 전개했다. 작년 10월 이태원 압사사건과 관련하여 북한은 ‘용산구 이태원 사고 대처 상황’이란 제목의 악성 문서를 집중 배포해 악성코드를 설치한 바 있다. 해당 문서는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명의를 위장한 보고서로 사고 개요와 피해 및 조치사항 등이 보도자료 형태로 작성됐다. 올 3월30일 국가정보원은 북한 해커들이 국내외 1000만대의 PC에서 사용되는 금융보안인증 프로그램의 취약점을 악용해 국가·공공기관 및 방산업체·바이오업체 등 국내외 60여 곳의 PC 210여 대를 해킹했다고 발표했다.
국제사회에서도 북한이 사이버상에서 전개하는 악의적 활동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미국 및 국제 민간사이버 보안업체들은 연이어 북한의 사이버 도둑질·사이버 간첩질 해킹 등의 위협에 대해 경보를 발령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매년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 패널 보고서를 발표하며 북한의 사이버 범죄 활동을 고발하고 있다.
올해 북한은 세계 190개국 60만 개 이상의 기관 등이 사용하는 기업용 음성 및 비디오 통화 프로그램인 ‘3CX’를 해킹하여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북한은 핵·탄도미사일 도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되자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이버상 도둑질(금전탈취)을 일상화하고 있다. 북한의 사이버도둑질 규모는 무려 연간 1조 원에 달한다.
이렇듯 지금 이 시간에도 북한 사이버 간첩들이 평양과 해외거점의 데스크에 앉아 우리의 국가기관망·국방관계망·금융망·방송통신망·교통망·에너지망·교육망·사회안전망 및 민간 상용망 등을 대상으로 초(秒) 단위의 사이버 공격을 전개하고 있다.
실제 북한 및 해외로부터 한국을 대상으로 해킹을 시도하는 건수가 하루 평균 155만 건에 달한다. 이는 민간망에 대한 사이버 공격은 포함되지 않은 통계이다. 당국이 아직까지 파악하지도 못한 사이버 간첩 활동을 감안한다면 사이버 안보 위협은 치명적일 것이다. 특히 북한은 코로나19 대유행 국면에서 오프라인상에서 간첩 활동의 제한으로 온라인 공간을 통한 활동에도 주력하고 있다.
북한은 오프라인 공간과 온라인 공간에서 우리 법제의 허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간첩질을 일상화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매우 더디기만 하다. 대한민국은 간첩질을 조장(?)하는 관련 법조항 개정뿐만 아니라 사이버간첩질을 차단할 법적 근거인 (가칭)사이버안보기본법조차 아직 제정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야당이 장악하고 있는 절대 의석수 핑계만 대지 말고 국가안보를 위해 적극적인 입법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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