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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열의 ‘사모펀드 탈을 쓴 기업 약탈’ [4]
[기고] 국민연금 기업 경영 개입은 명백한 위헌
949조 기금 앞세워 우량기업 172곳 2대 주주로 군림
“국가는 기업 통제·관리 못한다” 헌법 126조 정면 배치
최환열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4-21 00:02:50
지난 문재인정부 임기 내내 진행된, ‘사모펀드’의 탈을 쓴 ‘기업 약탈 행위’에 대해 현 삼지회계법인 대표이자 자유시장경제포럼 대표인 최환열 공인회계사가 총 10회에 걸친 연재 기고를 통해 그 실체를 파헤친다.

▲ 최환열 공인회계사·삼지회계법인 대표·자유시장경제포럼 대표
국민연금기금의 규모는 2021년 말 기준 949조 원으로 상장사 시가총액 2580조 원의 37%에 달한다. 4대 기업 최대주주 지분율이 20~30%인 것을 감안하면 국민연금기금을 동원해 우리나라 상장사 전체를 장악할 수 있는 셈이다. 
 
국민연금기금은 총 기금액의 약 17% 정도를 국내 기업에 투자하고 있고, 동일기업에 대해서는 10%를 한도로 소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국민연금은 현재 우리나라 최우량기업(대기업 포함) 172개사의 2대 주주다. 국민연금은 2022년도 3월 주주총회에서 613개 회사에 대해 경영의결권 행사를 했다. 국민연금은 기업의 주식을 소유할 뿐 아니라 주주권(의결권) 행사를 일반투자자들과 똑같이 무차별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헌법 126조 : “국가는 사영기업의 경영을 통제 또는 관리할 수 없다”
국가와 사영기업의 관계에 대해 헌법 126조는 ‘국가는 사영기업을 국유 또는 공유할 수 없으며, 그 경영을 통제 또는 관리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위 조문의 전반부 내용은 ‘국가는 사영기업을 국유 또는 공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사영기업은 법인기업과 개인기업으로 구분된다. 법인은 주식 소유를 통해 기업의 경영권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법인기업엔 많은 주주(주인)가 존재한다. 
 
하지만 이들의 의견을 하나하나 기업운영에 반영할 수는 없다. 그래서 법인 기업은 주주총회를 열고 주주권(의결권) 행사를 통해 경영자를 뽑아 기업을 통제 또는 관리하고, 경영 관련 주요 의사결정을 내린다.
 
따라서 국가는 법인형태의 사영기업의 주식을 보유하는 순간 소유행위가 발생해 버린다. 국가가 개인기업의 주식을 소유할 때에는 소유권(주주권·의결권) 행사를 하지 않는다는 단서하에 보유가 허용된다. 이러한 형태의 주식보유를 ‘재무적 투자’ ‘이익 목적의 투자’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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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조문 후반부는 ‘그 경영을 통제 또는 관리할 수 없다’인데, 우리는 여기에서 ‘무엇이 경영통제인가’에 관해 규정해야 한다. 국가가 사영기업의 경영을 통제하는 방법은 공권력을 이용해 무력으로 통제하는 방법이 있다. 이것은 불법행위에 속한다.
 
그런데 이 같은 방법이 아닌 합법적인 방법으로 통제하는 방법이 있다. 바로 주식을 보유하고 주주총회에서 경영 관련한 의결권 행사를 하는 것이다. 이 경영 관련한 의결권 행사에는 당연히 ‘이사·감사의 선임·해임’이 포합돼 있다.
 
따라서 헌법 126조에 의거하면, 국가 혹은 국민연금은 연금으로 투자하고 있는 기업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하면 안 된다. 이것은 명백한 경영참여고 경영통제다. 현재 우리나라는 해마다 국민연금이 투자기업의 주총에 나가서 의결권 행사를 하고 있다. 여기에는 물론 경영자 선임·해임 의결권 행사도 포함돼 있다. 이것은 명백한 위헌 행위다.
 
국가재정법 64조 : ‘국민연금기금의 의결권 행사’
우리나라 헌법 126조는 ‘국방상·국민경제상 긴절한 필요로 인하여 법률에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가는 사영기업을 국유 또는 공유할 수 없으며 그 경영을 통제 또는 관리할 수 없다’고 돼 있다. 그래서 ‘국방상·국민경제상 긴절한 필요로 인하여 법률’에 정할 경우에는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다.
 
국가재정법 64조는 ‘기금관리주체는 기금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의결권을 기금의 이익을 위하여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행사하고...’라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국가재정법 64조를 보면 ‘기금법에 의하여 조성되고 지출(투자)된 주식’은 의결권행사를 해야 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벤처기업특별법·구조조정법 등 특수목적을 위하여 조성된 기금들이다.
 
그런데 이 조문에 문제가 있다. ‘기금법에 의하여 조성되고 지출(투자)된 주식’이 아니라 ‘기금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으로 명기돼 있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여기에 ‘기금의 목적에 따라 아직 집행되지 않은 여유자금’으로서 일반 예금처럼 재무적 투자목적으로 투자돼 있는 주식들이 존재하게 됐다.
 
여유자금이 여기에 묻혀 들어가서 의결권 행사를 해도 정확하게 규정할 수 없게 돼 버렸다. 그것이 곧 국민연금기금이다. 국민연금기금은 ‘국방상·국민경제상 긴절한 필요로 인하여 법률에 정하는 경우’에 해당되지 않고, 일반예금과 같은 여유자금일 뿐이다. 그런데 규모가 949조 원에 이른다.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에서는 이 자금으로 투자된 국내 상장사주식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하고 있다.
 
국가재정법 78조와 국민연금법 102조
국가재정법 78조(국민연금기금의 자산운용에 관한 특례)는 ‘①제77조(자산운용 전담부서의 설치 등)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기금은 자산운용을 전문으로 하는 법인을 설립해 여유자금을 운용하여야 한다. ②제1항의 규정에 따른 법인의 조직·운영 및 감독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국민연금법에서 따로 정한다’고 돼 있다.
 
이 본문의 ①항은 국민연금을 ‘여유자금’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래서 이 자산을 운용하는 전문 법인을 세워서 별도로 운용할 것을 규정하고 있고, 국민연금법에서 별도로 정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재정법 78조 1항은 ‘국가재정법 77조 자산운용 전담부서의 설치 등’에 대한 대체 규정이다.
 
따라서 ‘국가재정법 64조의 의결권행사’가 포함될 수도 있고 배제될 수도 있다. 극단적인 경우 국가재정법 78조는 ‘자산운용 전담부서의 설치’만을 말하고, 여전히 ‘국가재정법 64조의 의결권 행사의 규정은 준수해야 한다’고 해석될 수 있다. 현재 국민연금기금은 이러한 해석을 취하고 있다.
 
국가재정법 78조 2항은 ‘제1항의 규정에 따른 법인의 조직·운영 및 감독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국민연금법에서 따로 정한다’고 돼 있다. 그리고 국민연금법 102조 2항은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 재정의 장기적인 안정을 유지하기 위하여 그 수익을 최대로 증대시킬 수 있도록… 기금을 관리·운용한다’고 돼 있다.
 
국민연금법에 의하면 ‘그 수익을 최대로 증대시킬 수 있도록 관리·운용’하며 의결권 행사는 명기돼 있지 않다. 일반적 금융시장에서는 ‘그 수익을 최대로 증대시킬 수 있도록’의 의미를 ‘의결권 행사는 재무적 투자’라고 해석한다. 따라서 국민연금법 102조 2항에 의지해 국민연금이 의결권 행사를 하는 것은 불가하다.
 
헌법 126조와 정면으로 배치되고 있는 국가재정법 64조
국민연금기금은 여유자금으로서 기금이 국가재정법 64조에서 말하는 바와 같이 보유주식에 대한 의결권행사를 한다면, 이것은 헌법 126조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그러나 국가재정법 64조에서는 기금의 종류를 구분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기금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연금기금의 여유자금마저도 의결권 행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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