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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환열의 ‘사모펀드 탈을 쓴 기업 약탈’ [8]
[기고] 사모펀드법 개정, 기업 대주주 퇴출 신호탄 되다
문재인정부가 없앤 10%룰, 행동주의 펀드 뛰노는 판 만들어
SM 이수만의 경영권 포기 등 사회주의 혁명 도구로 활용돼
최환열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5-10 00:04:50
지난 문재인정부 임기 내내 진행된, ‘사모펀드’의 탈을 쓴 ‘기업 약탈 행위’에 대해 현 삼지회계법인 대표이자 자유시장경제포럼 대표인 최환열 공인회계사가 총 10회에 걸친 연재 기고를 통해 실체를 파헤친다.

▲ 최환열 공인회계사·삼지회계법인 대표·자유시장경제포럼 대표
문재인정부는 집권기 내내 경제 관련법을 크게 손 봤다. 대표적인 것이 공정경제 3법·사모펀드법·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와 자본시장법 시행령 154조다. 이 가운데 사모펀드법은 문 정권이 기획한 또 다른 대표적 기업 약탈 책략이다.
 
우리나라의 국내 사모펀드(49인 이하의 투자자로 구성)는 2021년 6월 말 기준 287조 원 규모다. 이 중에서 전문기관에 맡겨서 파생상품과 같은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헷지펀드는 187조 원이고, 주식에 투자하는 경영 참여형 펀드가 100조 원 정도다.
 
경영 참여형 펀드 100조 원은 기관 전용 사모펀드와 순수한 개인 사모펀드로 나뉜다. 개인 사모펀드는 금액 규모가 미미해 사실상 기관 전용 사모펀드가 경영 참여형 펀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이 기관 전용 사모펀드의 주요 투자자(LP)는 국민연금(33조 원)과 각종 공제기금 및 산업은행 등이다.
 
사모펀드 관련법 개정
경영 참여형 사모펀드의 대부분이 기관 전용 사모펀드인만큼, 관련 법규도 기관 중심으로 돼 있었다. 경영 참여형 사모펀드(PEF)는 주로 벤처캐피탈·구조조정펀드와 M&A펀드로 구성된다.
 
M&A펀드는 벤처기업이나 구조조정대상 기업의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형태의 투자라는 의미다. 그래서 이러한 경영 참여형 펀드의 유일한 규제 수단이 10% 이상의 투자 규정이었다.
 
10% 규정의 핵심은 투자 대상을 상장기업이 아닌 비상장기업을 투자해 성장시킨 후, 상장을 시켜 자금을 회수하라는 의미였다. 그러나 문 정권은 이 10%룰을 없애 버리고, 기관 전용 펀드를 완전히 개인 사모펀드와 동일하게끔 만들어 버렸다. 결과적으로 경영 참여형 펀드가 증권시장에 흘러들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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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증권거래소에 M&A펀드들을 대거 투입시킨 셈이 됐다. 스타트업 단계의 회사들을 M&A 해서 성장시킨다는 취지가 사라지고 이제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M&A를 할 수 있게 했다.
 
소들이 뛰노는 호주 초원에 늑대 떼를 풀어놓은 격이다. 우리나라 PEF협회의 회원사가 50여 개인데, 이들 가운데 31개사는 1조 원 이상의 자금을 운용한다. 그 결과 사모펀드법이 통과된 2021년 이후 M&A 건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2020년엔 10개사에 대해 M&A가 있었는데 2021년엔 27개로 늘었고, 2022년도엔 47개로 크게 폭증했다.
 
이렇게 M&A가 급증한 가운데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이 기업의 경영권을 흔들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SM 사건이다. SM 사건을 일으킨 행동주의 펀드는 얼라인 파트너스다. 사모펀드법의 개정은 국내의 모든 PEF사들을 이러한 존재로 변화시켜 버린 것이다.
 
SM 이수만의 경영권 포기가 갖는 의미
 
사모펀드의 공격으로 SM 오너였던 이수만이 경영권 포기를 결정하는 과정에 있다. SM 이수만은 지분 18.46%를 소유한 최대주주로서 이성수(조카)와 탁영준을 공동대표로 세운 후 회사의 이면에서 기업을 순조롭게 운영해 오고 있었다.
 
그런데 2021년 공정경제 3법 개정으로 인해 최대주주에게서 감사 선임 의결권을 3%로 제한하면서 전혀 생면부지의 소액주주가 감사로 들어오게 됐다. 이 과정에서 얼라인 파트너스가 1.1%의 지분을 100억 원 정도에 취득해 이창환(얼라인 대표·37세)이 감사로 취임했다.
 
이창환은 우선 SM 그룹 내 이수만의 개인 기업인 라이크기획과 프로듀싱 용역계약(매해 200억 원 지급)을 파기시켰다.
 
이후 그는 곧바로 행동주의 펀드로서 정체를 드러냈다. SM 이사들과 함께 유상증자와 전환사채발행을 통해 카카오톡에게 2000억 원의 가액으로 9%의 지분을 할당한 것이다. 얼라인 파트너스가 불과 1%의 지분을 가지고 SM에 대한 M&A를 시도한 것이다.
 
얼라인 파트너스의 이창환 대표는 자신과 카카오톡에서 추천한 자가 SM이사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각종 언론에 인터뷰 했다. 이에 이수만은 부랴부랴 하이브기획(방탄소년단 소속사)을 만나 자신의 지분 전량을 매각하는 것을 제안했고, 하이브는 해당 주식을 매수하고 지분 25%를 추가로 매수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지분 18.46%를 가진 대주주 이수만이 왜 1% 혹은 10%의 주주에게 몰려서 경영권을 서둘러 포기하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 그 이면엔 또 다른 주주인 국민연금이 8.96%를 지분을, KB자산운용이 5.12%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이수만 vs 이창환(얼라인)·카카오톡 vs 국민연금·KB자산운용이라는 3파전 세력 구도를 통해 지분율 대결이 18.46% vs 10.1% vs 14.08%로 형성되는데, 만약 국민연금·KB자산운용이 얼라인 측과 연합할 경우 이수만은 경영권 분쟁에서 승산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사모펀드와 집합투자기구의 반란
이번 SM 사건에 대해 또 다른 행동주의 펀드운용사인 KCGI(에프리컷)의 강성부 대표는 “얼라인의 1%의 참여만으로도 회사가 새로운 주인을 찾아간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지금 오스템 임플란트에 대해 6.92%의 지분을 매입하는 것을 통해 M&A를 시도하고 있다. 해당 기업에서도 SM과 동일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9.62%를 가진 최대주주인 최규옥 씨는 지금 주식을 모두 또 다른 사모펀드사인 덴티스트리 인베스트먼트에 넘기는 중이다. 지금 사모펀드의 세상이 증권가에 열린 것이다.
 
이와 같이 행동주의 펀드가 지분 싸움에 개입하면 기업의 경영권이 흔들리는 이유는 결국 국민연금 등 또 다른 집합투자기구의 존재 때문이다. SM의 경우 국민연금과 KB자산운용이 14.08%를 가지고 있고, 오스템 임플란트는 국민연금·KB자산운용·리자드펀드가 7.18%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이들 집합투자기구들은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면 주가가 1.5배 정도 상승한다. 그래서 행동주의 펀드들과 쌍으로 움직인다. 그 결과 피해를 입는 것은 기존의 경영진으로서 경영권이 다른 이에게 넘어가게 된다. 이 같은 일들은 앞으로 더욱 대대적으로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행동주의 펀드의 목적은 무엇인가?
얼라인 펀드와 카카오톡이 SM의 경영권을 장악했다고 가정하자. SM그룹 안에는 4700억 원의 현금을 포함한 7600억 원 규모의 유동자산이 있다. 또 강 대표의 KCGI가 오스템 임플라트 경영권을 장악했을 경우 그 안에는 현금 2000억 원을 포함한 3000억 원의 유동자산이 있다. 이것이 또 다른 회사에 대한 M&A 자금이 되는 것이다.
 
KCGI의 강 대표는 이미 화성산업과 함께 현재 메리츠자산운용의 지분 100%를 약 500억 원(순자산 360억 정도)에 매입하는 과정에 있다. 그런데 이 메리츠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 규모는 3조~5조 원 정도다. 얼라인의 이창환 대표는 또 다른 펀드를 이용해 JB(전북은행)금융지주의 지분 14%를 2500억 원에 매집해 삼양사(14.61%)에 이어 2대 주주가 올라있다.
 
결국 행동주의 펀드는 자본주의 내에서 사회주의자들에게 중요한 혁명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사회주의자들이 원하는 혁명이 실현될지 안 될지는 모르지만, 행동주의 펀드의 행위로 나타나는 결과는 사회주의자들의 이념과 맞아 떨어진다.
 
사회주의자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경제민주화고, 그들이 말하는 경제민주화의 목적은 결국 대기업의 기존 대주주를 퇴출시키는 것이다. 김상조의 사모펀드법을 통한 10%룰 해체는 행동주의 펀드의 발흥을 불러왔다. 결과적으로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은 사화주의자들의 혁명과 맞닿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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