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5일 안보수사당국은 창원간첩망 관련자 4명을 구속 기소했다. 대다수 국민은 언론보도를 통해 ‘자통 민중전위’라는 지하 조직 명칭을 접하며 ‘자통’이 무엇인지 궁금해 한다. 국어사전을 찾아도 나오지 않는 생소한 용어다.
자통이란 ‘자주·민주·통일’의 약칭으로 북한의 대남투쟁 3대 과제다. 종북 운동권 내에서는 ‘자민통’ 또는 ‘자통’으로 약칭된다, 이른바 그들이 설정한 한국사회변혁운동의 기본 과제이기 때문이다. 또한 재야시민단체들도 하나같이 ‘자주·민주·통일’의 실현을 당면 활동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올해 초 적발된 제주간첩망(ㅎㄱㅎ)과 민노총 침투 간첩망 등에게도 북한은 예외 없이 자주·민주·통일 투쟁을 지령했다. 2021년 적발된 청주간첩단의 조직명칭도 ‘자주통일 충북동지회’다. 그렇다면 자주·민주·통일의 정체는 무엇일까?
자주·민주·통일은 겉으로 보기에는 분단된 남북한을 ‘자주적으로 민주적으로 통일하자’는 것으로 누가 들어도 호감이 가는 용어다. 그러나 자주·민주·통일은 북한의 대남혁명전략인 민족해방 (인민)민주주의혁명을 상징하는 핵심 혁명구호이자 과제다. 여기의 ‘민족해방’이란 남한혁명을 위해선 먼저 남한사회의 실질적인 지배자라는 미 제국주의(주한미군 및 미 대사관 관료 등)를 남한 땅에서 축출하고 민족의 해방을 이룬다는 의미이며, ‘(인민)민주주의혁명’이란 ‘미제의 대리통치 독재정권이라는 남한 정권을 남한 인민의 힘으로 타도하고 사회주의로 이행하기 위한 과도체제인 인민정권(민족자주정권이라 표현)을 수립하자는 것’이다.
첫째, 자주란 남한사회가 자주독립국가가 아니라 미제의 식민지사회이므로 남한혁명을 위해 먼저 외세인 미제를 축출해야 한다는 ‘반미자주화투쟁’을 지칭하는 것이다. 미군철수 투쟁은 반미자주화투쟁의 핵심과제이자 남한 혁명의 선결과제다. 북한이 자주를 외치는 저의는 남한혁명의 주된 걸림돌인 세계 최강의 일부인 주한미군을 철수시켜 군사적 공백상태를 만들고 적화통일을 실현하자는 것이다.
둘째, 민주란 남한사회가 (인민)민주주의체제가 아니라 민중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독재파쇼체제이므로 남한 정권을 타도하고 인민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해 ‘반파쇼(독재)민주화투쟁’을 전개하자는 것이다. 정권 타도투쟁, 반보수투쟁, 국가보안법 철폐투쟁, 국정원과 방첩사(구 기무사) 및 경찰 안보수사대 해체투쟁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역시 남한혁명을 억제하는 대공수사기관을 와해·제거하자는 수작이다.
셋째, 통일이란 우리가 염원하는 자유민주주의로의 통일이 아니라 북한식 연방제 공산화통일을 지향하는 조국통일투쟁을 의미하는 것이다. 조국통일투쟁은 “국가보안법 철폐, 양심수·통일인사의 전원 석방” 투쟁과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 두 개의 정부, 두 개의 제도에 의한 연방제 방식의 통일’(북한의 연방제 통일방안)을 주장하는 것이다.
제주간첩망의 사례를 보면 강령에 “한국사회의 자주적·민주적 발전을 이룩하며 조국통일 위업을 수행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강령을 제기하고 투쟁할 것이다”라며 자주·민주·통일 투쟁을 명시하고 있다. 또한 제1조에서 “위대한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한다”, 제2조에서 “미국의 식민지사회 제도를 반대하고 민족해방 민주주의혁명의 과업을 수행하는 것을 당면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여 자민통 투쟁이 북한의 대남혁명을 수행하는 조직임을 명백히 하고 있다.
창원간첩망도 마찬가지다. 2022년 6월에 하달된 강령을 보면 “미제국주의 침략세력과 이와 결탁한 친미예속적 지배세력을 타도하고 노동자·민중의 주도하에 광범위한 민족자주역량을 묶어세워 자주적 민주정권을 수립한다. 정치·군사·경제·문화 등 사회 전 영역에서 미제국주의 잔재와 친미 사대주의적 경향을 철저히 청산하고 완전한 민족자주화를 실현한다.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의 원칙에 입각한 연방통일국가를 수립하여 민족의 숙원인 조국통일과업을 완수한다”고 나타나 있다. 또한 2021년 7월에는 학생을 미래에 자주통일을 견인해 갈 주역으로 보고 각종 대중투쟁에서 선봉적인 역할을 하도록 하는 활동 방향을 제시하였고, 2018년 8월에는 반미 투쟁, 정권퇴진 투쟁을 선동하면서 이를 위해 민노총 노동자대회, 시민단체 연대, 촛불집회 등을 활용하라고 지령한 바 있다.
따라서 북한과 국내 종북 운동권이 외치는 자주민주통일은 남한 사회의 자주화·민주화·자유민주통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남한 공산화혁명을 의도한 적화통일 용어임을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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