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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의 생활명상 즐기기] 빛을 보고 가는 사람, 그림자에 머무는 사람
탁상공론 좋아하는 ‘생각·감정’ 부려 놓으면
김성수 필진페이지 + 입력 2023-06-30 06:31:30
▲ 김성수 작가 마음과학연구소 대표
오지 않은 일은 미리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걱정할 일인지 아닌지는 그때 가 봐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말의 속뜻을 다시 살펴보면 더 깊은 의미가 있다. 그 ‘걱정’이 당신 뜻대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가 함축돼 있는 것이다. 세상일이 당신 기대나 희망대로 되지 않듯이 걱정 또한 마찬가지다.
 
하지만 당신의 기억 속에는 느닷없는 교통사고가 있기도 하고, 아이가 학교에서 왕따 당하고 있음을 알게 된 날도 있다. 어제는 친절하던 직장 동료가 오늘은 불쾌한 표정으로 인사도 없이 스쳐 가기도 한다. 그런 사태는 내가 바라지 않은 것이다. 오늘 하루만 놓고 보더라도 그런 건 많다. 통화 중에 들은 불쾌한 언사·후배의 불쾌한 시선·맛없는 밥·상사의 갑질 같은 지시….
 
그런 기억이 끔찍한 영상처럼 선명한데, 마음 편히 살 도리가 있겠는가. 그야말로 ‘내 인생’이라는 표현이 맞는지조차 의심이 든다. ‘내 삶’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고 온통 타인의 표정이나 눈빛·말투·몸짓 하나하나에 내 인생 전체가 매달려 있는 느낌이 든다.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입사원이나 신병 훈련소에서 갓 자대 배치 받은 이등병, 주문자에게 첫 시제품을 열어 보이는 중소 상인의 마음은 온통 그 조건에 매달리지 않을 수 없다. 아무도 시비하지 않아도 그가 처해 있는 조건 자체가 근심이다.
 
이런 처지에서 ‘걱정하지 마라’는 친구의 조언은 일시적 위로는 될지언정 걱정을 해소해 주는 명약은 아니다. 이해도 좋고 공감도 좋지만 스스로 감당해야 할 몫이 오히려 선명해져서 외롭거나 쓸쓸한 감정만 오롯이 남기도 한다.
 
그림자는 빛이 있음을 드러내는 신호
 
해답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계속 두리번거리기만 할 것인가. ‘나’라고 하는 존재를 유심히 살펴보면 그 안에 해답이 있다. 미래의 일에 대해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가 내 안에 있는 것이다. 나는 우주의 중심이라고 노래노래 불러대면서 왜, 이런 절박함 앞에서는 나를 모른 척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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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만약, 3일 후에 있을 입사시험이 걱정된다고 해 보자. 첫 번째 점검 사항은 그 시험이 걱정할 일인가 대비할 일인가, 하는 점이다. 그것은 대비할 일이지 걱정할 일은 아니다. 그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대비하면 된다.
 
두 번째 점검 사항이 중요하다. 지금의 당신과 3일 후 당신은 같은 사람인가, 다른 사람인가. 세상의 관점이나 관념은 당연히 같은 사람이다. 그러니까 입사원서를 낸 사람이 입사시험을 보는 거다. 하지만 3일 후 당신이 지금의 당신과 ‘똑같은 사람’이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다. 무엇보다도 죽고 사는 생명의 운행이 핵심이니까 그것부터 따져 보자. 당신은 지금의 산소를 3일 후에도 똑같이 호흡하는가? 몸을 움직이게 해 주는 음식이 3일 후에도 똑같은가. 지금의 생각이 3일 후에도 같을 수 있는가. 지금의 감정은 3일 후에도 같을까.
 
세 번째는 몸이라는 실체의 현상을 잘 헤아려 보는 것이다. 과학에서 말하는 당신의 몸은 하루에 수천만 개의 세포를 털어 내고 20억~70억 개의 세포를 생성한다. 집안의 먼지 중 80%는 사람 몸에서 나온다. 체온·체중·혈압·호흡·소변의 양과 색상…. 어느 것 하나 순간순간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 당신은 두 번 다시 지금 이 순간의 자신을 만날 수 없다. 흐르는 물만 같은 물에 손을 담글 수 없는 것이 아니다. 생체학적으로 우리의 몸은 강(江)과 같다.
 
당신은 순간순간 당신을 벗어난다. 흐르는 강물이 그러하듯. 하지만 흐르고 벗어나는 순리를 목숨 걸고 싫어하는 것이 있다. 당신의 ‘생각·감정·기억’이다. 이것의 특징은 붙드는 것이다. 싫은 것은 싫어하기 위해서 붙들고 좋은 것은 좋아서 붙든다. 당신의 ‘생각·감정·기억’은 행여라도 자신의 ‘근심·걱정’이 내 곁을 떠날까 봐 ‘지금의 나’에게서 그 ‘다음의 나’에게 열심히 바턴 터치를 한다. 어제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 어제와 똑같은 근심·걱정을 그러안고 달리는 격이다.
 
어느 순간이든 새로울 수밖에 없는 당신을 스스로 거부할 이유가 있을까. 당신은 모든 순간 새로운 생각·새로운 마음을 내는 것이 정상이다. 유명한 심리학자이자 강연가인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세상에는 빛을 보고 가는 사람과 그림자를 보고 가는 사람이 있다”고 말한다.
 
빛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그림자가 있다. 그 반대 이치도 분명하다. 당신의 마음에 음습하게 드리운 그림자는 어딘가에 빛이 있다는 시그널이다. 행운이나 긍정이라는 빛이 있음을 그렇게 보여 주는 것이다. 마음을 그 방향으로 돌리는 순간 당신은 뻗쳐오는 빛을 느낄 것이다. 해답이 없다고 생각했던 마음이 빛의 단서를 잡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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