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에 입각한 대북정책·남북 관계 정상화’를 표방한 윤석열정부가 잘하고 있는 것이 북한 도발에 대한 대응이다. 김정은이 도발할 때마다 비례성에 입각해 탄도탄에는 탄도탄으로, 무인비행기에는 무인비행기로, 사격에는 사격으로 맞받되 2~3배로 응대했다.
응징이 빠짐없이 실행되면서 도발에는 반드시 후과(後果)가 따른다는 것을 김정은에게 명확히 인식시켜 주었다. 10월1일 국군의날에는 윤 대통령이 직접 북한군 초소를 관찰하고, 북한이 도발할 경우 “1초도 기다리지 말고 응사하라”고 지시했다.
북한의, 김정은의 언어 도발·폭력에 대해서도 우리의 공식 대응을 새로이 정립해야 한다. ‘깡패’ ‘쓰레기’ ‘괴뢰’ 등은 약과다. 북한은 조선중앙TV나 노동신문 등 각종 매체를 통해 공개적으로 우리 대통령을 포함한 주요 인사나 기관을 대상으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퍼붓고 있다.
그들과 다른 체제·다른 사회임을 보여 주기 위해 우리 정부와 언론·방송은 점잖게 대응하고 있다. 염치와 양식 없는 김정은과 북한은 이를 이용해 오히려 점점 더 가관인 행태를 보이고 있는 현실이다.
무력도발에 비례의 원칙으로 대응하는 것과 동일하게 북한의 언어 도발에도 맞서야 한다. 정부는 “북한이 우리에게 도를 넘은 비난을 한다면 우리도 동일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음을 분명히 한다”고 공식·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 그리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북한이 퍼부어대는 언어폭력을 더도 덜도 말고 그대로 반사해 보내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북한이 우리 대통령을 OOO라 하면, 우리 정부도 “그렇게 비난한다면 김정은도 OOO이라 말할 수밖에 없다”는 식으로 돌려주는 것이다. 예의·경우 없는 북한 언어폭력의 희생양이 되는 우리의 인물과 동일한 직위·직책, 김정은·김여정·리설주를 포함한 인물들에 북한이 사용한 똑같은 단어로 대응하는 것이다.
김정은이 신(神)처럼 추앙받는 북한에서, 일반 주민은 아니더라도 우리의 언론·방송을 접할 수 있는 북한의 특수층·특권층이 김정은도 OOO이라는 소식을 듣고 보게 해야 한다. 북한이 우리 인사들에 대한 비난을 더 강화할지 아니면 자제할지 지켜보아야 할 일이다.
그들이 비난 수위를 올리는 만큼 우리도 그렇게 하길 지속한다면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최소한 무대응으로 우리만 당하고, 갈수록 일상화되고 더 거칠어지는 언어폭력을 묵인하는 상황은 바꿔야 하지 않을까.
남북한이 상스러운 언어로 서로를 비난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국제사회에 보여 주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그럼에도 북한 변화를 위해서는 북한 주민에 다가가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인권과 복지를 보고 듣고 느끼게 하는 것과 동일하게 중요한 것이 김정은과 가족, 북한 특권층에도 달라진 우리의 모습을 보여 주는 일이다.
차제에 우리 TV에서 김정은을 지워야 한다. 대한민국 TV에서 대통령 외에 김정은만큼 집중 조명해 주는 정치인은 없다. 공중파・지상파, 무선・유선 수백 개의 채널이 경쟁적으로 방영하는 김정은 영상을 합쳐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될까. 그런 대접을 받아야 할 정도로 그가 존경받아야 할 사람인가? 우리 국민이 과연 그에게 그만큼 관심이 있는가?
김정은은 안락의자에 몸을 묻은 채 한 손엔 담배를 들고 다른 손으로 이 채널 저 채널 부지런히 돌려가며 남쪽 영상을 느긋이 즐기고 있을 것이다. 남쪽이 만든 자신의 영상을 그는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북한 주민 대상의 선전·선동에 활용한다. 영상을 편집해 그의 위대함·전능함을 주민의 뇌리에 깊숙이 각인시킨다. 그러면서 자신을 중심으로 대남·대미 전투준비 태세에 흐트러짐이 없도록 주민을 다잡는다.
언제까지 이렇게 둘 것인가. 김정은에게 이용당하는 TV가 되어야 하나. TV에서 그를 끌어내야 한다. 신문・잡지도 마찬가지다. 김정은이 그릇된 길을 가는 한, 파괴적이고 폭력적이고 비인도적 행태를 보이는 한, 모든 지면에서 그를 빼야 한다. 김정은의 권력 유지를 위한 상징 조작에 우리 방송・언론이 공짜로, 부역자로 힘을 보태줄 이유가 없다.
그의 영상 보도가 필요할 경우, 그가 아니라 함께해야 할 우리 동포, 북한 주민의 얼굴과 일상을 보여 주자. 하나가 되어야 할 북쪽 강산의 아름다움을 보여 주자. 어떤 행태를 벌여도 남쪽의 방송과 언론이 외면하고 자신의 얼굴과 모습이 하루아침에 완전히 사라진 화면에 대신 방영되는 북쪽 주민과 산하(山河)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김정은이 대하게 해 주어야 한다. 그렇게 굳건히 우리의 신조를 지키며 시간이 흐르면 김정은도 도발에, 북한 주민을 대하는 태도에 변화가 있지 않을까. 아무런 변화가 없다 해도 최소한 우리에게 북한 주민이 남이 아닌 동포로 각인될 것이고, 우리도 그들도 통일을 잊지 않게 될 것이다.
김정은이 남북 대화에 나서고 핵 폐기와 함께 평화롭게 함께 번영하는 방향으로 행동할 경우에는 없는 시간도 내어 그의 영상을 만들고, 보여 주고 또 보여 줄 것이다. 최첨단 인공지능(AI) 기술로 그의 일대기 영상을 만들어 가보로 간직하도록 헌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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