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석학 자크 아탈리는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과 특별한 인연으로 학계와 정치계를 동시에 경험한다. 젊은 시절 식당에서 만나 오랜 기간 인연을 이어갔고, 훗날 대통령이 되자 참모로서 마지막에는 유럽부흥은행 초대 총장으로 곁을 떠났으나 ‘미테랑 평전’을 쓰기도 한다.
30여 권의 저술, 5개의 박사학위, 폭넓은 연구로 석학의 자격을 갖춘 아탈리는 일반 정치인과 국가지도자를 구분하고 그 기준을 후자, 즉 국가지도자는 비전·카리스마·국정운영능력이란 소위 3대 요소로 압축했다.
여기서 비전은 단연 민주화 이후 질서와 침체를 겪고 심지어 내전에 준하는 대위기에 처한 한국에 새삼 미션 임파서블이란 생각마저 든다. 무엇보다 민주화 초기부터 ‘한국병’이란 국가지도력의 총체적 실종이 제기되었으나 양 김(김영삼·김대중)과 같은 반지성·무지성이 남미형 포퓰리즘의 길을 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역사상 민주주의는 가장 이상적인 동시에 가장 위험한 체제다. 민주주의 원조국 아테네는 페르시아 침략에 맞서 자유민의 분투로 나라를 지켜 최초의 자유민의 체제, 즉 대중민주주의를 세계에 창조했다. 이후 아테네는 눈부신 문명과 높은 시민의식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아테네 민주주의는 동시에 페리클레스란 위대한 지도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후 민주주의는 점차 대중정치의 위험, 즉 다수와 집단지성의 함정에 빠지기 시작했다. 일찍이 플라톤이 지적한 대중폭정이 나타난 것이다. 아테네의 대중폭정은 마침내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가져왔고, 플라톤의 망명으로 이어졌고, 끝내는 스파르타와의 전쟁으로 패망하기에 이른다.
아테네 민주정의 어두운 그림자는 1970년대 민주화의 열풍으로 국가경쟁력이 저하된 남미제국에서 쉽게 찾아진다. 당시 브라질·아르헨티나를 중심으로 민주화의 미명 속에 포퓰리즘과 무능한 정치는 혼란과 국가경쟁력이 저하되어 자원과 산업기반에도 불구하고 저락하기 시작했고, 반세기가 지났으나 오히려 베네수엘라 등으로 확산되어 부정부패·외교실패·자원배분의 왜곡·국정불안정이란 정치 리스크가 일반화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30년만(1960~1980년대)에 자원빈곤·남북대치에도 불구하고 눈부신 산업화를 이룩한다. 국가마케팅에서는 남미와 비교하여 민주화의 위험을 적시하고 있다. 실지로 한국 역시도 민주화 이후 국가경쟁력이 저하하고 혼란과 침체가 가속되어 불과 10년 만에 국제통화기금(IMF)과 종북정권에의 정권교체로 이어졌다.
정권교체가 치명적인 것은 자유민주주의의 대원칙과 반지성, 나아가 국가정체성이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종북정권의 연속집권으로 전교조·민주노총·언론노조 등 소위 반국가세력이 제도권에 진입하여 혼란과 무질서를 상시화하고 역사와 영웅을 폄하하고 국가지성을 파괴한 것은 세계사적 사건이기도 했다.
오늘날 한국은 산업화·과학기술과 의료·문화코드와 방산 등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정치의 저발전·독서와 교양(도덕성)의 실종·사회규범(도덕·관습·법)의 형해화와 법치의 실종·사회갈등과 분열 등으로 국제적 비판과 조롱의 대상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오랜 국가지도력의 실종으로 방종과 무질서 나아가 지성이 전면적으로 사라진 것이다.
일찍이 혼란에 빠진 이탈리아의 정국에 민주주의를 비판한 마키아벨리는 취약함을 약점으로 들었다. 민주주의의 약점에 반기를 든 현대 인물은 싱가포르의 아버지 리콴유였다. 빈곤과 무질서로 말레이연방에서 축출된 싱가포르를 그는 아시아의 스위스로 만들고자 했다. 그의 비전은 한편으로 높은 법질서·국민지성의 제고와 함께 공포의 도시로서 악명높기도 했다. 청렴과 국가발전에의 헌신으로 유명한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한 31년의 장기집권으로 마침내 싱가포르는 선진국이 되었다.
지식은 1차원적 지식인 무용지식, 2차원적 지식인 과학·기술, 3차원적 지식인 인문학적(역사·문학·철학 등) 교양에 기반한 지혜, 4차원적 지식인 종교와 영성으로 나눌수 있다. 4차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 시대에는 2차원적 지식과 3차원적 지식의 결합 즉 지성(the intellectual)이 관건이 되고 있다. 한국의 미래가 불투명한 것은 민주화 이후 독서와 인문학적 교양이 실종되어 1차원적 지식이 지배하는 저질지식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책을 든 민족에게 영광과 미래가 하는 시대가 되었기에 안타까운 것이다.
한국 역사에서 지성은 이승만 대통령의 위대한 지침에서 시작했다. 그는 교육과 과학에서 미래를 찾았고 전쟁 중에도 교육에 집중하고 ‘세계철학사전’과 ‘세계문학전집’을 발간했다. 당시 최빈국임에도 유학생을 파견하고 원자력연구소를 설립하여 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이승만 대통령의 교육과 과학에의 투자는 조국 근대화의 기반이 되었다. 박정희 대통령은 과학 입국으로 방향을 정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설립하고 연구단지를 만들며 과학과 산업을 결합했다. 일인일기를 제도화하고 독서를 장려하자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은 한국의 그레이트 북스인 삼성문고판을 만들었다. 삼성문고판은 조국근대화의 지적 모태였다. 반면 독서를 체질적으로 싫어한 김영삼과 빈곤한 독서를 가장한 김대중은 정치에서 책과 교양을 추방한 것이다.
자유민주주의는 한편으로 지성민주주의로 정의할 수 있다. 지성은 과학, 지식과 지혜의 결합이다. 또한 수년전 타계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와 역사지성학자 슈바니츠 교수가 제기한 본능과 무질서(방종)의 저질 지식인 무용지식(obsoledge=obsolete+knowledge)의 반명제이다. 20세기의 경이(wonder)라는 조국근대화를 폄하하고 오직 민주주의와 민족, 결국엔 북괴를 비호한 양 김은 반지성으로 영원히 저주받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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