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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사기, 반역의 메달
김대중의 노벨상 프로젝트 [64] DJ 노벨상 최대 적수는 ‘소떼 방북’ 정주영
국정원 “鄭회장 평화상 노리고 수시로 해외 출장” 보고
IRA 분쟁 중재 클린턴·북핵 위기 해결 카터도 경쟁자로 부상
김기삼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1-07 06:30:37
2000년 12월10일, 대한민국 현직 대통령 김대중은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공로, 그리고 남북화해와 평화에 대한 노력’으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그것은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온 게 아니라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핵탄두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김대중이 전 세계를 상대로 어떻게 가짜 평화를 만들어 노벨상 사기극을 벌였는지, 어떻게 노벨평화상과 핵무기를 뒷거래했는지…. 양심 증언으로 미국에서 정치적 망명을 허락받은 유일한 한국인 김기삼 변호사와 한반도 전문 국제 저널리스트 도널드 커크가 밝히는 아찔하고도 끔찍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편집자 주]
 
 
▲ 김기삼 전 국정원 내부고발자
▲ 도널드 커크(Donald Kirk) 국제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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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용, 노벨평화상 후보자 추천 건수 등 본부에 보고
 
2000년 2월 박노용 파견관은 본부로 보고 전문을 보냈다. 내용은 노르웨이의 아프텐포스텐 지가 보도한 노벨상위원회의 임원 개편과 후보자 추천 건수에 대한 것이었다.
 
2000년 2월23일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군나르 베르게 석유사업청장을 신임 위원장으로, 군나르 스톨셋 오슬로 주교를 부위원장으로 각각 선출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룬데스타드 사무총장은 당해년도 최종 후보 추천 건수가 150건이라고 밝혔다. 이 중 114건이 개인, 36건이 단체인데 이날 회의에서 20∼40건으로 추리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전년도의 경우 후보자 수는 136명, 직전년도의 139명에 비해 조금 증가한 수치였다.
 
빌 클린턴‧지미 카터… DJ의 쟁쟁한 경쟁자들
 
2000년도 후보자 중에서는 북아일랜드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중재에 공을 들이고 있는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조지 미첼 전 상원의원도 들어 있었다. 발칸 사태를 중재한 공로로 마르티 아티사리 핀란드 대통령과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러시아 수상도 추천 명단에 들어갔다.
 
국정원 파견관 박노용은 클린턴 대통령의 후보자 선정 소식이 언론에 노출되는 것은 김대중(DJ) 대통령의 수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국정원은 DJ가 올해에도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이 한국 언론에 노출되지 않도록 했다.
 
김일성 만나 북한 핵 위기 해결한 지미 카터
 
DJ의 노벨상 경쟁에서 클린턴 못지않은 강적이 있었는데, 바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었다. 카터는 1994년 북한 핵 위기가 극에 달했을 당시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을 만나 대동강 보트 회담 등을 통해 위기를 해결한 장본인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었던 만큼 DJ에게는 누구보다 강력한 경쟁자일 수밖에 없었다.
 
또한 그는 세계 곳곳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 주는 국제 봉사기구 해비타트 운동을 주도하며 수상 가능성을 높여 왔다. 카터는 DJ 수상 후 2년이 지나 상을 받았는데, 논란이 많았던 그의 수상은 당시 이라크 전쟁을 준비하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비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또 다른 주요 경쟁자는 미국의 전직 외교관 리처드 홀부르크였다. 그는 1995년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세르비아‧보스니아‧크로아티아 3국 사이의 평화협상을 성공적으로 중재했다는 평가를 받은 인물이다. 하지만 1999년 1월 아프텐포스텐이 홀부르크가 직무상 윤리 의무 위반으로 미 법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노벨상 후보로서 홀부르크의 위치는 급락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성취를 이룬 군소 경쟁자들도 후보에 올랐다. 클린턴 정부에서 에너지부 장관을 지낸 빌 리처드슨 전 유엔 대사는 북한과 이라크에 대한 활동 덕분에 DJ의 노벨상 경쟁자로 이름을 올렸다.
 
한편, 엉뚱하게도 다음 해에 헤이그 유엔 국제형사재판소에 전범혐의로 기소될 밀로세비치 전 세르비아 대통령 등도 후보군에 포함됐다.
 
▲ 1998년 6월16일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소 500마리를 실은 트럭이 새로 개통된 통일대교를 넘어 판문점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인뿐 아니라 단체‧기구도 DJ의 경쟁 상대
 
DJ의 노벨상 경쟁 상대는 개인뿐만이 아니었다. 1999년 노벨평화상의 강력한 후보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였다. 노르웨이 신문 아프텐포스텐은 1999년 2월 신문에 전 나토 사무총장 레이프 클레테의 글을 실었다.
 
클레테는 ‘노벨상의 가치’라는 제목의 글에서 나토가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동맹으로만 알려졌는데, 이는 조약이라는 관점에서 이해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토가 각국의 자유를 지키고 그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정치적 동료 역할을 하고 있으며, 유고슬라비아의 사례에서 보듯이 나토의 평화 유지를 위한 역할은 동맹 역사의 새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당시 국내 언론인 신동아는 또 다른 후보로 세계적 반핵운동 단체 그린피스‧ 오랜 역사의 인도주의 단체 구세군‧뉴욕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유엔 사법재판소 등을 들었다.
 
또한 알바니아의 쿠케스 마을은 1999년부터 2000년까지 45만 명의 코소보 난민을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노벨상 후보로 거론된다고 전했다.
 
가장 강력한 경쟁 후보는 국내에…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하지만 노벨상 프로젝트팀이 보기에 그해의 가장 강력한 DJ의 노벨상 경쟁자는 바로 대한민국 안에 있었다. 그는 바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었다. 정 명예회장은 1998년 현대아산을 통한 금강산 관광 사업을 추진하고, 이른바 1001마리 ‘소떼 방북’으로 전 세계를 향해 남북한 화해와 협력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주인공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정주영은 자신의 호를 아산이라고 지었는데, 이는 북한의 강원도 해안 지역 원산과 금강산 사이에 있는 작은 마을의 이름이다. 그의 대북 사업은 그 자체로 상당한 상징성을 인정받는 것이었다.
 
월간조선은 2000년 3월호에서 “주요 후보들 중에서 정주영 회장이 DJ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라고 밝혔다.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이 기사에서는 “1999년부터 2000년 초까지 국정원은 청와대에 정 회장이 노벨평화상 수상을 위해 수시로 외국에 드나든다고 보고했다”면서 “정 회장이 사실상 남북관계 발전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한 월간조선은 1999년 말 노벨상 공작 책임자 김한정이 “정 회장이 노벨상 수상을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며, 그의 대북사업엔 사업 이상의 목적이 있다’고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1001마리 ‘소떼 방북’… 남북 관계 진전의 첫발
 
정주영 회장이 노벨평화상 후보로 거론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1998년 6월16일 정 회장의 ‘소떼 방북’은 남북관계 진전의 ‘첫걸음’으로 보여졌다. 당시 도널드 커크 기자는 정 회장이 자신의 두 아들 정몽구‧정몽헌과 함께 소떼를 이끌고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향하는 모습을 직접 지켜봤다.
 
일행을 태운 리무진은 한 대에 열 마리씩의 소를 태운 트럭 50대를 선도해 군사분계선을 넘어갔다. 북한에 주기로 약속했던 나머지 501마리의 소는 4개월 후 판문점을 통해 북한에 전해졌다.
 
‘옥수수 박사’ 김순권도 경쟁자로 꼽혀
 
또 한 명의 국내 경쟁자로는 ‘옥수수 박사’로 알려진 김순권 경북대 교수가 있었다. 수십만 명이 굶어 죽을 정도로 극심한 기아에 시달리는 북한의 식량난 해결을 위해 그는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해 옥수수 신품종을 소개하는 활동을 계속했다. 김대중 정권 들어 햇볕정책 덕분에 김 박사의 이러한 북한 옥수수 지원 활동은 더욱 활발해졌고 북한의 식량난 해결에 지대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DJ는 대통령 당선 이전부터 김 박사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며 자신의 대통령 당선에도 큰 도움을 받았다. 하지만 김 박사는 자신이 “DJ와 그 측근들로부터 철저히 버림받았다”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일요서울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오래전부터 다년간 연속으로 노벨상 후보에 올랐던 사람”이라며 “DJ는 노벨상 수상자 선정을 앞두고 대북 지원사업에 앞장서는 나를 경계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DJ의 측근들은 DJ에게 노벨상이 돌아가게 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며 “DJ의 최측근들은 내게 북한에 가서 DJ가 노벨상을 수상할 수 있게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김기삼 변호사의 블로그(https://niswhistleblower.tistory.com/)를 방문하면 좀 더 상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정리= 박혜수 편집위원
 
 
프로필
 
김기삼
 
△서울대 법대 졸업
△미국 펜 스테이트 디킨슨 법대 비교법학(LLM) 석사 졸업
△국가정보원 8년 근무
△2003년 미국 망명
△2011년 망명 확정
△미국 뉴욕주 변호사(현)
 
도널드 커크 Donald Kirk
 
△미 프린스턴 대학 졸업
△1970년대 중반 이후 현재까지 시카고 트리뷴지(Chicago Tribune)·프랑스 파리의 IHT(International Herald Tribune)지를 비롯해 50년간 한반도 문제 전문 최고령 현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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