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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호의 법으로 세상읽기] 헌법재판소를 위기에 빠뜨린 4인의 재판관
방통위원장 탄핵 인용 4인 재판관, 자질·경력 의심돼
정파 초월해 법과 양심에 충실한 재판 해야 할 것
이동호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2-05 00:02:59
▲ 이동호 변호사
12.3 계엄과 대통령 탄핵소추로 헌법재판소가 뉴스의 중심이 된 지가 벌써 석 달째다. 이 기간 동안 헌법재판소가 큰 기대도 받았지만 지금으로선 실망이 훨씬 큰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 탄핵을 지지하는 좌파 진영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공직선거법 2심 선고에 앞서 늦어도 3월 초순 이내에 탄핵 결정이 이뤄지기를 기대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스케줄에 급제동이 걸리고 말았다. 1월23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가 기각되었기 때문이다.
 
좌파 진영 입장에서 이 사건은 대통령 탄핵심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인데, 방송통신위원장 복귀는 대표적 좌파 매체인 MBC 사장 교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좌파 진영에서는 대통령 탄핵의 전초전으로 우선 이진숙 위원장 탄핵부터 인용되기를 학수고대했을 것이다. 그런데 탄핵이 인용되려면 6명의 찬성이 필요한데 고작 4명에 그쳤다. 이 상태라면 대통령 탄핵 인용을 낙관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우파 진영 역시 불만이 매우 크다. 비록 이진숙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는 기각되었지만 인용 의견이 무려 4명이라는 점에 경악한 것이다. 불과 이틀밖에 일 하지 못한 방송통신위원장의 잘못이 그렇게 클 수가 있느냐며 대중들은 분노했다. 4명 재판관의 인용 논리에 대해 헌법학자들도 매서운 비판을 가했다. 사실 불만은 그 이전부터 누적되었는데 대통령 탄핵심판 진행이 소추 측인 국회(실질은 민주당)에 지나치게 기울어졌기 때문이다. 필자도 1월8일 이 지면에 실린 ‘헌법재판소는 왜 노골적으로 민주당 편드나’란 칼럼에서 이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그런데 양 진영의 불만에 더욱 부채질을 할 일이 또 발생했다. 2월3일로 예정됐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의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 보류에 대해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기한 권한쟁의심판 선고가 당일 갑자기 연기되었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헌법재판소는 최상목 권한대행이 헌법재판소 결정을 따르지 않으면 헌법과 법률 위반이라며 엄포를 놓았었다. 그래서 이 건은 인용 결정이 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런데 돌연 연기된 이유는 국회 의결 없이 우원식 국회의장이 자기 권한으로 권한쟁의심판을 제기한 것은 절차 위반이라는 문제가 대두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절차 흠결은 민주당이 지금이라도 국회를 열어 의결해 버리면 쉽게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중대한 절차 위반을 헌법재판소가 놓쳤다는 점에 국민 대다수가 실망했다. 헌법재판소의 신뢰에 치명상을 입힌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왜 이렇게 갈피를 못 잡고 신뢰를 추락시켰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필자는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건에서 인용 의견을 낸 문형배∙이미선∙정정미∙정계선 등 4인 재판관의 부족한 경력과 자질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역대 헌법재판관의 경력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들은 많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임명된 것은 문재인 전 대통령, 김명수 전 대법원장 그리고 민주당의 확실한 정파적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파적 목적 달성을 위해 일부러 경력과 자질이 부족한 인물을 임명해서 그들의 충성을 유도하려 했던 것으로 의심된다.
  
우선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임명한 문형배 재판관은 부산가정법원장을 역임하고 부산고등법원 수석부장판사로 재직 중이었다. 그래서 외견상 경력이 부족해 보이진 않는다. 그러나 경력의 대부분을 부산∙경남 지역에서 보낸 전형적인 ‘향판’이었다. 헌법재판소나 대법원은 최고 사법기관이라는 점에서 중앙 무대에서의 경쟁과 평가를 피한 향판을 임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49명의 역대 헌법재판관 중에도 향판 출신은 없었다. 물론 1998년 부산 지역 향판이던 조무제 판사가 대법관에 임명된 적이 있기는 했다. 그러나 조 판사는 이미 창원지방법원장을 거쳐 부산지방법원장이었기 때문에 경력에서 비교가 안 된다.
  
같은 시기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이미선 재판관은 어떠한가. 임명 당시 고등법원도 아닌 지방법원 부장판사였는데 판사 재직 중 임명된 역대 헌법재판관 중 지방법원 부장판사급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과도한 주식 보유와 거래 횟수 문제는 필자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온 국민이 아는 사실이 됐다. 인사청문회 때는 사형제와 낙태죄·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헌법재판관 후보자로서 현재 심판 중인 사건에 대해 구체적 의견을 밝히는 것이 곤란함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며 회피로 일관했다. 그래서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되었을 정도다. 헌법재판관의 격을 완전히 떨어뜨린 실패한 인사였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2023년 추천한 정정미 재판관도 경력의 대부분을 대전∙충남 지역에서 보낸 향판이었다. 문형배 재판관과 달리 법원장 경력도 갖추지 못했다. 수도권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평가받는 판사들이 좌절감을 느꼈을 것이다. 여성 배려라는 것 말고는 설명하기 어려운 인사였다.
 
 
민주당 몫으로 선출돼 지난 1월2일 취임한 정계선 재판관은 좌파 성향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알려졌다. 물론 사법시험 수석 출신이고 서울서부지방법원장에 재직 중이었다. 외견상으론 자질과 경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서부지방법원은 대통령에 대한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가 청구한 체포∙구속영장을 자판기처럼 발부해 법조계 내에서도 비판을 초래했다. 서부지법에 난입한 군중들에 대해서도 예외없이 영장을 발부하는 가혹함을 보여주었다. 중립성이 검증되지 않은 인사가 법원 수장을 맡은 결과가 얼마나 참담한지를 잘 보여준 사례가 아닐까 싶다.
  
필자는 4인의 재판관을 개인적으로 비난하려고 이 글을 쓰는 것은 전혀 아니다. 그보다는 이제라도 이들 재판관이 정파성에 구애받지 말고 법과 양심에 충실하게 재판할 것을 촉구하기 위함이다. 헌법재판소가 아무리 정치적 사법기관이라고 하지만 헌법과 법률, 나아가 법관의 직업적 양심과 자유민주주의의 한계를 초월하는 결정을 할 권한은 없음을 분명히 지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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