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09-28 21:03
뉴스 > 연재기획
[오주한의 중국고전] 묘서동처 아닌 철면무사를
사감 경계 및 권력 직언 미담의 포청천
사감 중시 및 권력 야합 논란의 사법부
오주한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2-24 06:30:54
▲ 1994년부터 국내에도 방영돼 신드롬을 일으킨 대만 드라마 ‘판관 포청천’의 주인공 포증. 당시 많은 여야 정치인들이 ‘포청천 벤치마킹’에 나서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KBS 캡처
 
포증(包拯)은 북송(北宋)의 정치가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히트한 대만 드라마 ‘판관 포청천’으로 친숙한 인물이다. 그는 자신과 가깝다 해서 편들지 않고 살아 있는 권력에도 맞서는 공명정대함으로 이름 떨쳤다.
 
장원급제한 포증은 지방관으로 발령됐다. 그런데 친척 하나가 포증의 권세를 이용하려 했다. “사또가 집안사람인데 내가 잘 말해 주마”며 민원인들로부터 금품을 갈취한 것이었다. 포증은 즉각 친척을 잡아들여 법대로 처벌했다. “그래도 설마” 하고 안심하던 친척은 그제야 대성통곡했다. 이후 불순한 의도로 포증을 찾는 친인척은 없었다.
 
포증은 부임지마다 철면무사(鐵面無私·사사로운 것에 구애받지 않음)로서 칭송받았다. 민간에선 “청탁이 통하지 않는 건 염라대왕과 포대인 뿐”이란 노래가 유행했다. 포증의 명성은 조정에 흘러들어갔다. 황제 인종(仁宗)은 그를 개봉부윤(開封府尹)에 봉하고 세 개의 작두를 하사했다. 특히 용작두는 ‘황족’을 겨냥한 것이었다. 당시 수도 개봉부엔 황족의 부정부패가 만연했다. 골머리를 앓던 인종은 척결 권한을 포증에게 부여한 것이었다. 포증은 기대에 부응하는 것을 넘어 인종의 심기를 건드리면서까지 원칙을 고수했다.
 
장요좌(張堯佐)는 장귀인(張貴人)의 삼촌뻘이었다. 장귀인은 인종이 가장 총애한 후궁이다. 장요좌는 조카딸의 권세를 업고 안하무인으로 날뛰었다. 무능한 주제에 여러 요직을 차지한 장요좌는 삼사사(三司使) 자리까지 노렸다. 인종은 청을 받아들이려 했다. 포증은 “녹봉 도둑에게 국가 재정까지 맡겨선 안 된다”고 상소했다. 그는 인종의 얼굴에 ‘침’이 튈 정도로 격렬히 반대했다. 결국 인종은 애첩의 호소를 물리치고 장요좌의 벼슬 상당수를 박탈했다. 포증은 황제와 장귀인의 관계를 알면서도 살아 있는 권력에 맞선 것이었다.
 
사법부에 대한 범국민적 불신이 고조되고 있다. 한 헌법재판관은 야당 대표와의 친분 의혹이 제기됐다. 공교롭게도 해당 재판관은 ‘졸속·편파’ 대통령 탄핵 심리 논란에 휩싸였다. 8개 사건에서 12개 혐의로 5개 재판을 받고 있는 야당 대표 재판부는 ‘선고 고의 지연’ 의혹을 샀다. 야당 대표는 ‘미래 권력’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광고
헌법 103조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해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해 심판한다”고 규정돼 있다. 포증은 양심과 국법에 따라 가깝다 해서 편들지 않았고, 살아 있는 권력과 야합하지도 않았다. 대한민국 사법부에서 묘서동처(猫鼠同處) 대신 철면무사의 면모를 발견하는 날이 오기는 할까. 일부 대쪽 법관들의 한탄이 들리는 듯하다.
 
오주한 정치전문 기자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5
좋아요
3
감동이에요
1
화나요
0
슬퍼요
0
댓글 : 0
방문수(PC&모바일)
오늘(실시간) 133,400 ▶
어제 140,329 ▶
최근 7일 ▶
대한민국 명사들
대면 기회를 가져보세요.
팬클럽 가기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방배천로2안길 82(방배동 463-18) 청송빌딩 3,4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종합일간지 등록번호 : 서울시 가50131,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 주경준,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강
본지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서약사로서 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