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계광(戚繼光)은 원앙진(鴛鴦陣)을 고안한 16세기 명나라의 무장이다. 원앙진은 원앙 같이 모양이 예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 아니다. 원앙처럼 암수 한 쌍 중 하나가 죽으면 나머지도 죽어야 한다는 무시무시한 군율에서 기인한 명칭이다.
피를 피로써 씻는 전국시대를 겪은 왜구는 전문 칼잡이들이었다. 일본 검술엔 공격·방어가 따로 없다. 전광석화 같은 발도술(抜刀術)로 일격에 상대를 날리거나 방어와 공격이 동시에 들어간다.
척계광은 기강도 훈련도 엉망인 기존 오합지졸로는 적을 상대하기 어렵다 여겼다. 그래서 새롭게 모병을 하면서 그는 ‘양아치’ 등을 철저히 배제했다. ‘양아치’는 고래(古來)로 강약약강(強弱弱強)이다. 당장 1992년 LA폭동을 보자. 한인 교민들을 갈취하던 조폭들은 막상 유혈 폭동이 터지자 앞장서서 달아났다.
척계광은 대신 가족·고향을 지키겠다는 일념뿐인 백성들을 모아 척가군(戚家軍)을 조직했다. LA폭동 때 폭도에 맞선 것도 평범한 일반 교민들이었다. 척계광은 이들에게 무예와 진법을 교육했다. 그 진법이 원앙진이다.
척가군 1개 분대는 12명으로 구성된다. 접전 시 등패수(藤牌手)는 큰 방패와 검으로 조총·칼날을 막는다. 낭선수(狼筅手)는 가지가 붙은 긴 대나무로 접근하는 적의 시야를 가리거나 부상을 입힌다. 장창수(長槍手)는 긴 창으로 적을 찌른다. 분대장은 이를 총괄 지휘한다. 화병(火兵)은 취사·잡일 담당이다.
척계광이 강조한 건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등패수는 낭선수를 믿고서 총칼 난무하는 최선두에 선다. 낭선수는 등패수가 다치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대나무를 휘두른다. 장창수는 모두를 위해 적의 몸통에 한 창을 꽂아 넣는다. 11명이 한 치의 불평불만 없이 몸을 내던져야 한다는 게 원앙진이었다. 마치 한 사람의 사지가 동시에 움직이는 것처럼 말이다.
척계광은 이를 위해 분대마다 당파수(鏜鈀手)를 배치했다. 이들의 역할 중 하나가 딴짓하는 앞 열을 뒤에서 찔러 죽이는 것이었다. 누군가의 단일대오 이탈로 아군, 특히 분대장이 전사할 경우 해당 분대원은 전원 처형했다.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된 결과 척가군은 막강한 왜구를 상대로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대통령 석방에 범야권이 결집하는 분위기다. 그런데 여권 일각에서 여전히 잡음이 흘러나온다. 절대 열세 속에 사분오열됐다가는 폐당(廢黨) 위기까지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척계광의 ‘원앙진’·고대 로마군의 연대책임에 기초한 형벌 ‘데키마티오’ 같은 극약 처방 아래 단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오주한 정치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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