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은 ‘천안함 46용사 15주기’ 추모일이다. 해군 초계함 ‘천안함’은 15년 전인 2010년 3월26일 오후 9시22분 백령도 서남방 해상 경계 임무 수행 중 북괴 잠수정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했다. 영해 수호의 임무를 수행하던 승조원 104명 중 46명이 전사하고 58명이 반파된 초계함에서 구조되었다. 무도한 적의 무력 도발 참극은 15년이 지났지만, 생존 용사들은 국가 유공자 반열에도 들지 못하고 국가유공자 보훈의 냉대적 외면을 받고 있다.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사건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미국·스웨덴·호주·영국 등 해상 사고 전문가들로 국제합동조사단을 구성하고 선체 분석·폭약 성분 검출·어뢰 추진 장치 수거 등 다양하고 과학적인 조사 결과 북괴의 천인공노할 공격으로 수장된 것이 밝혀졌지만 ‘좌초설’ ‘경계 실패설’ ‘자작극설’ ‘어뢰설’ ‘기뢰설’ ‘내부폭발설’ ‘피로파괴설’ 등 각종 악의적 음모론이 끊이지 않았다.
음모론에 젖은 편견 때문에 영웅들의 넋은 명예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 당시 좌파 평론가와 언론은 천안함 생존 장병을 ‘패잔병’이라 불렀고, 천안함 생존자에게 ‘얼마나 받고 침묵하는지? 양심선언을 하라’고 압박했다. 군을 흔들고 격하시키는 좀비 족보는 면면히 이어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3 계엄군사령관에게 “양심선언을 하라”고 협박까지 했다.
거룩하고도 숭고한 희생마저 “경계 실패한 장수가 무슨 말이 많냐” “쓰레기 주제에… 아직 살아있다니” 등 폭언으로 희생자의 이미지를 더럽히고 농락했다. 음모론을 유포하고 희생자를 조롱한 2차 가해자는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되었고, 희생자 유가족들은 인터뷰도 기피하는 세상이 되었다.
15년이 흘렀지만 군을 흔들고 군의 명예와 사기를 떨어뜨리는 발언과 군과 국민을 이간질하는 술책은 여전하다. 정부와 국회는 공작 수준의 노골적인 유언비어와 치명적인 명예 훼손으로 군의 사기와 전투력 저하를 막기 위해 ‘군과 군인 명예 왜곡처벌법’ 제정이라도 검토해야 한다.
매일매일이 전쟁터인 서해를 수호하다가 많은 전사·상자가 발생했지만, 국가의 영웅으로 대우하기는커녕, 정치적 편 가르기와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 왔다. 분단된 국가에 살면서 군을 흔들고 매도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의 생존 기반을 흔드는 자해 행위인데도 망국적 군 흔들기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위정자들은 입으로는 ‘안보에는 여야가 없다’고 하면서도 군인의 명예를 함부로 짓밟고 훼손하고 있다. 위정자들도 군과 군인을 홀대하고 군을 믿지 못해서 과도하게 통제했던 제국이 모두 망했다는 것을 잘 알 것이다. 그들도 패망의 역사를 알면서도 군을 지속적으로 흔들고 현역 군인을 국회로 불러서 망신을 주고 위증죄를 거론하며 협박하는 것은 정쟁이 아니라 국가파괴 공작으로 볼 수밖에 없다.
명예가 세상에 널리 인정을 받는 좋은 평판과 명성이라면, 군인의 정신적 명예는 죽음을 무릅쓰고 국가와 국민을 지키려는 단호한 의지이자, 의지를 구현하여 국가와 국민과 동료와 사회로부터 신뢰와 존경받는 뿌듯함이다. 군인의 직무상 명예는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하여 국토를 방위하고 자유 체제를 수호하려는 군인적 태도다. 군인의 명예도 외부의 인정과 보상을 통해서 사명감·헌신·책임감으로 승화하는데, 국가파괴 세력은 군에서 작은 사고라도 나면 군의 특수성을 인정하지 않고 민간 수준의 잣대로 군과 지휘관을 흔들고 매도했다.
군인의 명예도 국가의 인정과 보훈과 보상을 통해서 증진된다. 중견 간부 다수가 군을 떠나고 있다. 우리 군의 열악한 복지와 보훈 실태를 알면 떠나는 그들을 마냥 나무랄 사안도 아니다. 민간인 해상 사고 희생자에 대해서는 특별한 보상을 하면서 천안함 생존 장병 58명 중 단 12명만을 국가유공자로 인정했다. 1999년 6월 벌어진 제1연평해전 참전 장병 8명이 국가유공자 신청을 했지만 모두 ‘비(非)해당’ 판정을 받았다. 이들 8명은 당시 승전에 기여했지만 만기 전역을 했고 전역 후 경제 및 사회활동을 했으며,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진단서가 없어서 비대상이라고 한다.
제1연평해전 참전 장병에게는 군 복무 당시 국가유공자 자격에 대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고, 진료를 위한 시간도 보장되지 않았다. PTSD는 최근 정립된 외상 개념인데 1999년 참전용사에 적용하는 것은 참으로 무지한 직무유기다.
‘비해당’ 판정을 받은 이유 중의 하나가 ‘전역 후 경제 및 사회활동을 했기 때문이다.’ 국가유공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정신장애로 인한 노동력 상실을 증명하는 기록이 필수라고 한다. 5·18 유공자는 비과학적인 인우보증도 인정하고, 유공자 부모 형제의 5·18 트라우마를 인정하여 국가 보상을 하는데 천안함과 연평해전 생존자는 정신적 트라우마로 평생 정신과적 치료와 약을 복용하면서도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같은 국민인데 너무도 큰 차이가 있다.
유공자 보훈은 미래 전쟁에 대비하는 국가 보험이다. 유공자 보호는 국가의 영속성을 위해 전쟁과 작전에서 희생한 군인들과 그들의 유가족을 챙기는 활동이다. 유공자 예우는 기념식과 기념행사 등을 통해 군인들과 그들의 유가족을 대우하고 빛내는 활동이다.
유공자 보상은 국가 안보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것에 대한 유무형의 대가를 제공하는 국가 행위다. 국가 유공자 관리는 국가 혈세를 집행하기에 공정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투명해야 한다. 특정 유공자에게 과도한 혜택과 공정하지 않은 보상은 보훈체계의 신뢰성을 무너뜨린다. 보훈부는 제1연평해전 참전자 ‘유공자 비해당 판정’ 건 관련 여론을 청취해야 한다.
국가보훈부는 국민이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보훈’을 체감할 수 있도록 보훈정책과 보훈행정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국가 유공자는 14개 유형이 있는데 같은 보상 항목도 지원이 다르다. 지자체 별로 주는 참전 유공자 수당도 다르다. 군과 보훈부는 현실에 맞고 형평성이 있는 보훈·보상 세부 기준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
공정성과 형평성에 한 점 의구심도 없어야 한다. 보훈처에서 보훈부로 승격한 배경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참에 광주광역시가 전담하는 5·18유공자 보훈행정도 보훈부로 이전하고 5·18유공자 공개를 검토해야 한다.
서해를 수호하다가 고귀한 생명을 바치신 호국영웅들이시여! 그대들은 꽃다운 20대에서 50대까지 나이도 계급도 달랐지만, 장렬하게 산화하신 당신들에게 영웅이라는 최고의 계급을 국민의 이름으로 추서(追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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