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에 가족들과 고향에 가니
대기업 임원이었던 친구가
아담한 전원주택 짓고 텃밭 가꾸며 산다
어머니는 제사에 올릴 전을 이리저리 뒤집으며
“벌써 일을 놓으면 어쩌냐 어쩌냐?”
막걸리 잔을 놓는 친구에게 걱정하시고
테레비 보면 대통령도 정부도 일자리 늘린다 하고
매일 회의하고 돈도 투자하던데
친구 보구 다시 취업해서 서울에서 살라 한다
젊어서 시골에서 구둘장 지고 사는 게 영 못마땅 하신거지
어머니는 더 나이 들면 내려오라고 손사래를 지으신다
“친구야 어떠냐?”
“애가 대학 기숙사에 있으니 내려왔지 마음 편하고 좋지 뭐”
“청년도 일자리가 없는 서울에 재 취업이 어디 쉬워?”
“정부가 매일 일자리 창출한다고 하니 기회가 있겠지?”
베이비 붐 중간쯤 세대인 친구가 부럽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설을 세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자꾸 친구 나이만 세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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