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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문의 영화세상] 2025년 4월4일의 흑역사
조희문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4-10 00:02:57
▲ 조희문 영화평론가·前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하늘이 무너졌을 때 이런 느낌이 들었을까. 헌법재판소에서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주문이 나오는 순간 머리는 하얘지고 눈앞은 캄캄했다. 가슴은 쿵쾅거리고 사지의 맥이 풀렸다. 박근혜 대통령 때도 당했는데 똑같은 일이 거듭되다니…. 
 
이번에는 다를 거라고 믿었다. 왜 대통령의 비상조치가 필요했는지에 공감하고 거리로 나선 수많은 국민의 기도와 대한민국을 파고드는 좌파 세력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다짐했던 비장함은 순식간에 물거품이 되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보면서 ‘이럴 수가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골목에서 떼지어 학생을 겁주고 용돈까지 뜯어 가는 일진들을 혼내 주려 했던 의협심 강한 모범생이 오히려 교무실에 불려가 학생주임으로부터 야단을 맞고 퇴학당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나 다름없다. 
 
다수당이라는 수적(數的) 우위를 앞세워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을 부정하며 국정을 비틀어버리는 야당의 망나니 행태를 견제하고 국민에게 실상을 알리려던 대통령의 결단에 대해  야당은 ‘내란’이라는 프레임을 씌우고, 이런 공작에 동조하는 헌법재판소는 사고치는 야당은 모른 척하고 오히려 대통령을 아예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고 말았다.
 
대한민국은 더 이상 삼권 분립이 작동하는 민주주의 공화국이 아니다. 국회는 많은 의석만 차지한다면 상식이나 법리에 상관없이 행정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을 실제로 보여 주었다. 문재인 대통령 재임 시절에도 다수였던 민주당은 검수완박법을 통한 공수처 설립이나 안기부의 대공 수사권 해체, 검·경 수사권 조정 등 민생은 물론 국가안보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법을 줄줄이 만들었다. 또한 문 대통령은 그것이 미칠 파장을 살펴 막을 건 막고 시행해도 무리가 없는 것은 승인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아니라 국회에서 법안이 넘어오기만 하면 거의 논스톱으로 서명하고 공포하는 일이 반복적으로 벌어졌다. 행정·사법·입법이 적절하게 서로 견제하며 균형을 이루어 가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입법·사법을 좌우로 배치하고 독주하는 체제를 만들었다.
 
게다가 문재인이 가진 개인적 이념 성향이나 그 주변의 좌편향 그룹들이 조종하는 사상적 운동 방향은 반미·종북·종중이었다. 북한의 대변인이나 된 듯 북한 정권을 감싸고 온갖 아부를 다 떨었다. 우리나라 국민을 해치고 야만적인 행동을 했는데도 변변히 항의조차 못 하고 침묵하고 숨기기에 급급했다. 북한이 대북 전단을 못마땅해 한다니까 살포금지법을 만들었고, 남북 간의 적대 행위를 해소한다며 대북 방송도 중단시켰다. 휴전선 안의 관측고지(GP)는 철거했다. 그런데도 북한에게선 ‘삶은 소대가리’니 하면서 모멸감 넘치는 무시만 당했다. 남북연락사무소는 북한이 보란 듯이 폭파해 버려 흔적조차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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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대해서는 오로지 반일을 조장하며 적대감만 키웠다. 과거 역사에서 벗어나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시대적 소명은 휴지통에 내다 버리고 지난날의 아픈 과거만을 캐내고 캐내어 적대감만 키워 나갔다. 미국과의 동맹은 말뿐이고 뒤로는 북한과 중국에게 더 엎드렸다. 중국은 큰 산이고 한국은 소국이라며 머리를 조아렸지만 국빈 방문에 혼밥이나 먹어야 할 만큼 하찮은 대우를 받았다. 우방과의 사이는 소원해지고 한국은 적과 내통하는 믿을 수 없는 나라가 되었다. “문재인 5년은 대한민국이 침몰해 가는 기간이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민생·외교·법치가 뒤틀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계속될 것 같은 좌파 세력의 집권 연장을 끊어 내고 정권 교체에 성공했다. 모든 게 암울하던 시대에 달라진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희망의 지도자로 메시아처럼 등장한 것이다. 재임 기간 동안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되찾는 일들을 뚜벅뚜벅 해 나갔다. 하지만 그 과정은 외로운 싸움이기도 했다. 야당의 공세는 계속됐고 사법부의 일각에서도 사사건건 어깃장을 놓았다. 검찰·경찰·국정원 등 각 주요 부서에서 야당 세력과 연결된 배신자들의 발호가 이어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나 방송통신위원회를 비롯한 각 기관에는 문재인 정권 때 알박기 한 인물들의 버티기가 심각한 종양처럼 자라기도 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방패 역할을 하기는커녕 오히려 칼질을 해댈 때가 더 많았다. 나아가려는 길목 곳곳이 외부의 공격과 내부의 배신이 난무하는 지뢰밭이나 다름없었고 결국 탄핵까지 당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아무리 지난 일을 떠올리고 무도한 야당의 폭주를 비난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코앞에 닥친 조기 대선과 개헌 이슈에서 어떤 대안을 준비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과제다. 지금 우리는 6·25 전쟁 당시 낙동강 전선까지 밀렸을 때와 같은 절대절명의 상황에 처해 있다. 그때는 미군이 주축을 이룬 유엔(UN·국제연합)군의 도움을 받았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불가능하다.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지키려 한 윤석열 대통령의 신념을 이어받은 국민의 힘만으로 헤쳐 나가야 한다. 국난의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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