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론’을 컨스피러시 씨어리(conspiracy theory)라고 흔히 말한다. 음모론이라는 개념이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1997년 영화 ‘컨스피러시(Conspiracy theory)’가 세상에 나온 때로 추정된다. 멜 깁슨과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이 영화의 출현은 음모론이라는 표현이 대중화된 기점이었다. 그 이전에는 호사가들의 전문용어였다.
우연하게도 이 영화가 나온 지 두 달 만인 그 해 11월 한국과 아시아에 사상 초유의 외환 위기가 닥친다. 그 충격으로 김영삼 정권은 몰락하고 김대중은 대통령에 당선되는 행운을 거머쥔다.
시간을 조금 더 뒤로 돌려 보자. 1895년 프랑스 르미에르 형제가 영화를 발명하자 이 새로운 예술의 등장에 러시아를 중심으로 볼셰비키 혁명을 일으켜 소비에트연방공화국(소련)을 만든 블라디미르 레닌과 이오시프 스탈린이 각별한 관심을 기울인다. 선전선동에 관심이 많았던 이 혁명가들은 영화의 대중성과 파괴적 영향력을 영악하게 눈치챘다.
이어 대중문화를 혁명의 참호로 만들고 진지를 구축하도록 하자는 네오 막시스트 안토니오 그람시가 나타난다. 문화적 헤게모니에 주목한 그람시는 문화 지배를 통한 혁명을 주장한다. 이는 좌파 세력이 문화계로 잠입하는 이론적 토대가 된다.
이 맥락에서 언급할 것이 또 있다. 전 세계 사회주의·공산주의자들의 코민테른(국제공산주의 조직)이 1919년 창설됐다 1943년 해체됐다고 알려졌지만 사실상 현재도 활동한다고 의심받고 있다. 즉 잠수 작전 혹은 위장 폐업 중이라는 의혹이다.
16세기에 유럽에서 생겨나 수세기 동안 활동한 프리메이슨이나 18세기의 일루미나티, 그리고 지금 미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딥스테이트는 실재하는 걸까, 아니면 실체가 없는 음모론일까.
프리메이슨이나 일루미나티는 한때 실제로 좋은 목적과 구호를 내걸었고 좋은 활동도 했던 조직이다. 하지만 이들이 모두 비밀조직 활동을 했기에 음모의 온상이 되기도 했다. 그림자 정부로 해석되기도 하는, 그러면서 좌파의 숨은 둥지로 의심되는 딥스테이트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언급한 바 있다.
우리 현실은 어떤가. 국가의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판단한 부정선거가 음모론으로 치부된다. 대통령이 파면됐다. 음모론인지 음모인지 확인하면 되는데 검증조차 거부한다. 그러니 ‘부정선거 카르텔의 음모’가 있다고 의심되는 건 전혀 이상하지 않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