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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이의 난세치세] 러·우 전쟁을 통해 본 미래 전쟁
박정이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4-14 00:02:55
▲ 박정이 (예)육군대장·국제정치학 박사·(사)밀리테크협회 협회장
 
 
새로운 과학기술은 새로운 전술과 결합돼 군사 혁신을 이루어 왔다. 또한 이 변혁의 성패가 전쟁의 승패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어 왔다. 기술결정론을 따르지 않더라도 전쟁의 변화에 기술혁신이 결정적 영향 요소였다는 점에서 러·우 전쟁을 통해 기술혁신과 전쟁 양상의 변화를 분석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안보와 혁신에 주는 함의를 찾는 것은 의미가 크다.
 
러·우 전쟁은 기술 전쟁으로 불리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전쟁인 하이퍼 전쟁이고 알고리즘 전쟁이며 모자이크 전쟁이다. 아울러 소프트웨어가 차세대 전투 체계에 필요한 국방 아키텍처(국방에 관련된 조직 및 체계)의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소프트웨어 전쟁으로도 불린다.
 
러·우 전쟁은 AI가 본격적으로 활용된 첫 전쟁이다. 우크라이나군은 AI를 활용한 전술프로그램인 ‘GIS(Geographic Information System·지리 공간 데이터를 분석, 관리하며 시각화하는 프로그램) 아르타’를 이용하여 러시아군의 공세를 차단하고 탱크와 장갑차를 격멸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에서 AI 모델인 GIS 아르타를 작전 지휘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드론 등으로 적군의 위치를 파악하면 GIS 아르타가 근처 어느 부대가 어떻게 적군에게 포격할지 최적의 경로·위치 관계·사거리 등을 판단해 알려 준다.
 
또한 우크라이나군은 팔란티어사가 제공한 첨단 소프트웨어를 스타링크와 결합시켜 전장에서 전자 킬체인을 형성함으로써 전쟁의 혁명이 이루어지고 있다. 팔란티어 소프트웨어의 핵심 기능은 AI에 기반해 위성 이미지·오픈소스 데이터·드론 영상·지상에서 수집된 보고서 등을 분석하여 지휘관에게 군사적 옵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 소프트웨어가 우크라이나 표적 선정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메타콘스텔레이션이라는 표적 획득 프로그램, 즉 팔란티어 도구(Kit)이다.
 
러·우 전쟁에서 양국군에 많은 전상자가 발생했다. 이처럼 엄청난 사상자를 내고 있는 전쟁의 주역은 단연 드론이다. 우크라이나 표적 공격의 약 86%가 드론을 통해 이루어졌다. 우크라이나군 드론 조종사가 러시아 전차를 발견하면 우크라이나가 개발한 앱 ‘크로피바(Kropyva)’는 수동으로 위치가 표정되어 해당 지역의 모든 포병부대와 위치를 공유할 수 있다. 크로피바는 최신 위성지도를 사용하며 거리·각도·기상제원 등 탄도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매개변수를 계산하여 포격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AI는 선전과 정보전에 활용되고 있으며 전자전 및 암호화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회사 프라이머는 암호화되지 않은 러시아의 무선통신을 분석하기 위한 AI 도구를 우크라이나군에 배포했다. 우크라이나는 도청한 러시아의 유·무선 통신데이터를 프라이머 플랫폼으로 분석하여 러시아군의 부대이동 계획·물류 공급망·탄약고 위치 등의 정보를 식별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소셜미디어(SNS)의 무기화 시대를 열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정보 전쟁이 재래식 전쟁의 모습을 바꿔 나갈 정도로 전략적 차원에서도 중요해지고 있다.
 
러·우 전쟁이 주는 중요한 교훈은 따로 있는데, 전쟁을 기획하고 준비한 관점에서 보면 두 가지 측면이 특히 중요하다.
 
첫째, 전쟁의 민영화(Corporatisation of War)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서방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이 민영화되었다는 점과 우크라이나군의 전방 전투를 보강하기 위한 우크라이나 민간사회의 역할이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둘째, 전쟁의 ‘공동체화(Community -izing)’라는 점도 중요하다. 우크라이나는 전쟁의 공동체화를 통해 한 나라의 정치적 의지와 사회적 회복력이 얼마나 강한가에 따라 전장에서의 군사적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우크라이나군은 많은 국민을 효율적인 국토방위 병력으로 통합시키는 데 성공했으며 러시아군의 공세를 저지하기 위하여 국민이 엄청난 위험을 무릅쓰고 다양한 작전을 수행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크라이나 국민 스스로 안보에 대한 관심을 각성시킨 점도 미래 전쟁의 새로운 양상이 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러·우 전쟁 시 우크라이나 국민은 러시아에 맞서는 단일 공동체로서 경이적 회복력을 보여주었는데, 이번 전쟁은 앞으로 국가 간에 전쟁이 벌어질 경우 ‘전 정부적(whole of government)’ 접근뿐만 아니라 ‘전 국민적(whole of peoples)’ 접근이 있어야만 전장에서 유용한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하이테크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군과 민간이 함께 전쟁을 수행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으며 이에 대한 대비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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