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09-28 20:30
뉴스 > 연재기획
[이동호의 법으로 세상읽기] ‘사법적 판단’ 본분 망각한 헌법재판소
정치적 판단으로 대통령 탄핵한 헌법재판소
본분 망각한 헌법재판소 개헌으로 폐지해야
이동호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4-16 00:02:50
 
▲  이동호 변호사
지난 2일 필자가 쓴 칼럼 ‘헌법재판관 후보자 마은혁의 자진 사퇴를 바란다’ 이후 이번 칼럼을 쓰는 동안 엄청난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가 인용된 것이다. 선고 직전까지 5대3 기각이나 4대4 각하 전망이 우세했다가 막판에 뒤집혀 버렸다.
 
그 이유를 두고 보수 성향의 어느 재판관이 민주당 측에 약점이 잡혀 포섭되었다느니 뒷말이 무성하다. 그러나 부질없다는 생각이 든다. 대통령 탄핵같은 중대한 결정을 민주적 정당성이 취약한 헌법재판소에 맡긴 것 자체가 문제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보면 독일·이탈리아·오스트리아 정도가 한국과 비슷하게 사법부를 탄핵심판 기관으로 두고 있다. 반면 미국과 대부분의 중남미 국가들은 주로 의회가 탄핵소추와 심판 권한을 갖는다. 사법부형(型)은 헌법이나 법률 위반 여부를 규명하는 데 주된 목적이 있다면 의회형은 정치적 책임을 묻는 데 목적이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제65조 1항은 ‘직무 행위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한 때 탄핵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사법적 책임을 묻는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탄핵 인용이 과연 사법적 책임 규명에 충실했는지에 대해서는 심각한 의문이 든다. 첫째 이유는 내란죄 혐의가 탄핵소추 사유에서 철회되었음에도 심판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는 이에 대해 “소추의결서에서 내란죄 등 형법 위반 행위로 구성했던 것을 탄핵심판 청구 이후에 헌법 위반 행위로 포섭하여 주장한 것”이라면서 “기본적 사실관계는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적용 법조문을 철회·변경하는 것은 소추 사유의 철회·변경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특별한 절차를 거치지 않더라도 허용된다”고 보았다. 그리고 “소추 사유에 내란죄 관련 부분이 없었다면 의결 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하였을 것이라고도 주장하지만 이는 가정적 주장에 불과하며 객관적으로 뒷받침할 근거도 없다”고 판단했다.
 
광고
그러나 이 판단은 도저히 수긍하기 어려운데 탄핵소추를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은 한덕수 국무총리와 박성재 법무장관도 내란동조 혐의로 연달아 탄핵 소추했을 만큼 내란몰이에 몰두했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는 탄핵 심판 이후에도 우원식 국회의장의 개헌 제안을 내란 종식이 더 시급하다며 묵살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지명을 두고도 제2차 내란 시도라며 여전히 내란몰이를 계속하고 있다. 이제 시작될 내란죄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되기 전까지는 민주당은 내란 혐의를 마치 사골처럼 우려먹을 것이 뻔하다.
 
내란죄 부분이 없었다면 의결 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주장을 가정적인 것으로 치부한 판단도 심히 유감이다. 이 판단이야말로 헌법재판소의 ‘가정적 판단’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에서 탄핵소추에 찬성했던 김상욱 의원은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헌법재판소에서 형사상 내란죄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안철수 의원도 “내란죄 철회는 국민 기망이므로 재의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탄핵소추 찬성이 204표로 정족수 200표에서 불과 5표가 초과됐는데 재표결해도 똑같이 통과될 것을 무슨 근거로 장담할 수 있단 말인가. 내란죄 혐의가 철회된 작년 12월 말 이후부터는 오히려 탄핵에 반대하는 여론이 치솟기 시작했다.
 
그래서 헌법재판소는 내란 혐의가 소추사유에서 철회되었을 때 곧바로 탄핵소추를 각하하고 국회로 돌려보냈어야 한다. 국회가 다시 표결하게 했다면 일사부재의 원칙 위반 문제도 깔끔하게 제거될 수 있었다. 그런데도 이를 뭉개 버린 헌법재판소의 처사는 하루라도 빨리 대통령을 제거하고 사법리스크 수렁에 빠진 이재명을 구해 주려는 조바심의 표출이 아니었다면 달리 설명이 어렵다.
 
헌법재판소가 헌법과 법률 위반을 정밀하게 규명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헌법재판소는 국무회의 심의를 충분히 거치지 않은 점, 국회의 군경을 투입한 점, 포고령에 국회와 정당 활동 금지를 넣은 점, 중앙선관위에 대한 압수 수색, 법조인에 대한 위치 확인 시도 등을 헌법 위반 사유로 보았다. 이런 판단에 대한 반박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지면의 한계상 일일이 언급할 순 없다. 
 
그런데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것은 대통령이 육군특수전사령관 등에게 “의결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은 것 같으니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는 등의 지시를 하여 국회 권한 행사를 방해했다고 본 점이다. 특전사령관의 이 진술은 자신의 상관이었던 현직 국회의원이 유도하는 대로 인원에서 요원으로, 다시 의원으로 번복된 진술이었다. 야당 의원의 회유가 있음을 시인하는 특전사령관 본인의 녹취록도 공개되었다. 형사 재판에서라면 이 진술의 신빙성은 부인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헌법재판소는 형사소송법을 따를 의무도 무시한 채 이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고 말았다.
 
불과 2시간30분 만에 해제된 계엄을 선포 행위 자체로 파면할 만큼 중대한 헌법 위반이라고 본 것도 수긍이 어렵다. 
 
헌재는 “국회의 권한 행사가 권력 남용이라거나 국정마비를 초래하는 행위라는 대통령의 판단은 정치적으로 존중되어야 한다”면서도 “국회는 소수의견을 존중하고 정부와의 관계에서 관용과 자제를 전제로 대화와 타협을 통하여 결론을 도출하도록 노력했어야 하고 대통령 역시 국회를 협치의 대상으로 존중했어야 한다”며 이유를 설시했다. 
 
그러나 거대 야당 민주당이 탄핵소추를 남발하고 국회 몫 방통위원과 헌법재판관 추천조차 하지 않아 이 기관들이 마비됐던 것을 고려한다면 대화와 타협 운운은 어린 아이처럼 순진한 교과서적 판단에 불과하다. 사법적으로 엄밀한 판단이 전혀 아닌 것이다.
 
사법기관이면서 사법적 판단에 충실하지 않고 어설픈 정치적 판단을 한 헌법재판소는 이제 역사적 생명을 다했다고 본다. 개헌이 실행된다면 헌법재판소는 폐지하고 헌법재판권을 대법원에 귀속시켜야 할 것이다. 양원제 실행을 전제로 한다면 탄핵심판권은 상원에 귀속시키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4
좋아요
1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0
댓글 : 0
방문수(PC&모바일)
오늘(실시간) 128,733 ▶
어제 140,329 ▶
최근 7일 ▶
대한민국 명사들
대면 기회를 가져보세요.
팬클럽 가기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방배천로2안길 82(방배동 463-18) 청송빌딩 3,4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종합일간지 등록번호 : 서울시 가50131,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 주경준,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강
본지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서약사로서 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