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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필규의 민심군심] 대한민국에서 모병제 실시는 시기상조다
총력전 위한 병역 제도 징병제 고수해야
모병제는 준비된 국가만 시행 가능한 제도
박필규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4-22 15:10:50
▲ 박필규 객원논설위원
선거철만 되면 각설이 타령처럼 죽지도 않고 등장하는 단골 공약이 ‘병 복무기간 단축’과 ‘모병제 도입’이다. 이는 군입대를 기피하는 청년층과 그들의 부모로부터 표심을 얻기 위한 정치적 계산이 깔린 포퓰리즘성 공약으로, 국가안보를 크게 위협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병역제도 자체에 대한 관심도는 72.1%, 징병제 찬성이 65.5%로 나타났다. 징병제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여전히 높다. 용기 있는 국가 지도자라면 징병제의 내실 강화를 위해 군 복무기간을 현재의 18개월에서 24개월로 연장하는 공약을 내놓아야 한다. 
 
국가 지도자는 ‘표심’이 아니라 ‘국가의 생존’과 직결되는 안보 자존심을 먼저 챙겨야 한다. 국방은 국가의 존망이 달린 문제인데, 대통령을 꿈꾸는 정치 지도자가 표를 얻기 위해 무리한 모병제 도입을 주장한다면 그는 추방하고 응징해야 할 대상이다.
 
이번 6.3 대선에 후보로 나선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공약으로 “군 복무기간을 10개월로 단축하는 방안”과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 감소와 국방의 질적 전환 을 위해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서서히 전환하는 “단계적 모병제 전환”을 제시했다. 
 
군 복무기간을 10개월로 하자는 것은 국민의 생명 보호는 고사하고 군인의 생명마저 지킬 수 없는 허수아비 군대로 만들어 대한민국 군대를 파괴하려는 책동으로 보인다. 더 이상 ‘복무기간 10개월로 단축 방안’을 논하는 자는 안보에 무지한 자이거나 국가 파괴에 동참하는 자로 볼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은 전쟁을 멈춘 정전(停戰) 국가이며 여전히 전시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태인데 ‘군의 전문성 향상’과 ‘청년 일자리 창출’ ‘군대 내 부조리 개선’ 등 수사(修辭)적 언어로 “단계적 모병제 전환”을 주장하는 것은 반역적 잠꼬대에 불과하다. 모병제 주장은 60만의 희생자를 내면서 공산주의를 패퇴시킨 6·25 참전용사를 비롯해 오늘도 열악한 조건하에서 국토 방위에 헌신하는 50만 국군 장병에 대한 모독이다.
 
민주당에는 복무기간을 현재보다 더 연장해도 병력이 부족한 상황임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대장(大將) 출신 의원도 있는데, 복무 단축과 단계적 모병제 전환이라는 국가안보 파괴적 발상을 하는 자체가 참으로 개탄스럽다. 
 
한반도 지배 욕구를 버리지 않는 중공은 14억 인구 중에 233만 군대를 모병제로 유지하는데도 병사의 복무 기간은 2년이다. 일본 자위대는 정원이 24만 명인데 18만 명도 채우기 힘든 상황이다. 아무리 급여 수준이 높아도 목숨을 담보로 하는 직업 군인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징병제는 국가 생존을 위한 ‘안보 총력전’ 개념으로 국민적 관심이 크지만 모병제는 ‘안보 용병’ 개념으로 상대적으로 국민의 관심이 적고 안보 상업주의로 흐를 수 있다. 징병제를 유지할 경우 국내총생산(GDP) 약 3% 수준의 국방 예산으로도 적정 병력 50만 명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모병제의 경우 GDP의 약 10%를 국방예산에 쓴다 해도 병력 30만 명 유지도 어렵다. 현재 징병제를 채택한 국가는 약 80개국에 달하고, 모병제를 운영하는 국가는 67개국이다.
 
안보는 개인이 취미를 고르듯 선택하는 자유 영역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생존과 직결된 모두의 의무이다. 병역 의무는 하기 싫어도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공동의 생존을 책임지기 위한 의무 사항인 것이다. 언제든지 국지도발과 전쟁이 날 수 있는 불안정한 안보 상태와 요동치는 국제 정세를 보면서도 오로지 정권을 잡는 데만 눈이 멀어 당장의 인기에만 영합하는 후보는 대한민국 주권자의 자격조차 없다.
 
병역 제도는 안보와 경제력과 민심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전쟁 위험성이 있다면 모병제는 1단계에서 탈락이다. 중공의 분열과 북한의 붕괴가 현실화되더라도 징병제를 고수해야 한다. 단지 정치적 이기심에 차서 내뱉는 준비되지 않은 모병제 주장은 현실을 모르는 언어도단이고 현역 군인의 사기만 저하시키는 행위다.
 
모병제가 청년 일자리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군은 단순히 ‘일자리 복지정책’보다 국가안보가 우선이다. 군 복무는 목숨을 걸고 수행해야 할 의무이지, 단지 생계를 위한 선택 사항이 되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의 국군은 1948년 건국 후 징병제를 채택한 이후 줄곧 징병제를 유지하고 있다. 징병제만이 전시와 평시를 통틀어 충분한 병력을 확보할 수 있고, 유사시 단결된 애국심으로 국난을 극복할 수 있는 제도이기 때문이다.
 
모병제는 준비된 나라만이 감당할 수 있는 병역 제도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군을 돈으로 사는 용병 제도인 모병제가 아니라, 국민이 함께 국가를 지키는 총력전 병역 제도인 징병제다. 
 
6.3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에게 양심과 판단력이 있다면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가를 이기적 부족 국가로 추락시키는 모병제를 더 이상 거론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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