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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기의 한반도 테라포밍] 국가 의료시스템의 본질과 올바른 방향
환자의 인권과 의사의 인권은 동등하게 생각해야
의사 아닌 AI 수술로봇 개발 과학자 양성이 더 시급
군 주도 중증외상전문의 양성 및 국방의과대학원 설립 검토
박진기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4-25 00:02:59
▲ 박진기 K-정책플랫폼 연구위원·사회정의를 바라는 전국교수모임 감사
윤석열정부를 뒤흔든 몇 가지 요인 가운데 ‘의과대학 증원 문제’가 있다. 사실 이 문제는 지난 2020년 문재인정부 시절 코로나19 대유행 이 발생하면서 의사가 부족하다는 판단 아래 연간 400명, 10년간 4000명의 의사를 증원한다는 정책에서 시작되었다. 이때만 해도 좌파정부의 의료 정책이었던 만큼 의사 단체는 물론 보수 진영에서도 반대했다.
그러나 2023년 5월18일 윤 정부는 2025년 대학입학시험부터 의과대학 정원을 512명 증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6월27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30년까지 의과대학 정원을 5%씩 증원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의사 단체의 반발은 물론 이슈화 되었다. 
그러더니 10월14일에는 한의사들이 한의과대학 정원을 의대 정원으로 전환하자는 주장을 했고, 10월16일 윤 전 대통령 임기 내에 최대 3000명까지 늘리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갈등과 혼란이 증폭되기 시작한다.
 
2024년 1월9일 의대학장 모임에서는 350명 증원이 적절하다며 정부의 3000명 증원 계획을 반대하는 등 정부와 의사 단체 간 갈등이 지속되다가 12월3일 계엄령 포고령 문구에 ‘의료인 처단’이란 문구가 공개되자 일파만파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2025년 4월17일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026년 의대 모집 정원을 이전과 동일한 3048명으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의료는 공공재의 역할을 하는 가장 중요한 ‘서비스 직종’이다. 그러나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만큼 ‘우수한 두뇌를 가진 인재’들이 오랜 기간 학업을 통해서만 일정 수준에 오를 수 있는 분야이다. 하고 싶다고 할 수도 없는 분야이며 아무나 무작위로 입학시켜서도 안 된다.
사실 의료의 본질은 의사 단체의 이권 보장이나 학교의 학생 증원, 특정 지역에 의과대학을 신규 설립하는 것에 있는 게 아니라 오직 ‘국민의 헬스케어’에 있어야 했다. 즉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마땅히 보장받아야 할 ‘복지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는 환자의 인권뿐만 아니라 의사를 포함한 ‘의료진의 인권’도 포함되어 있다.
 
오로지 환자의 인권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며 의료 사고 발생 시 의사들에게 과중한 처벌을 할 경우 의사들이 결코 위중한 환자를 맡으려 하지 않게 만든다. 환자에게 지켜야 할 가족이 있듯이 의사에게도 지켜야 할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그간 좌파 세력의 선동으로 의사라는 직업, 검사라는 직업, 기업을 운영하는 대표 등에 대한 이미지는 선량한 서민을 억압하는 악의 모습으로 만들어져 있다. 하지만 이것은 전형적인 ‘언더도그마’의 현상에 불과하다.
 
국가 차원의 의료 정책을 시행하는 목적은 의대생 증원을 통한 의사 대량 양성이 아니다. 진짜 목적은 다름 아닌 기피의 대상인 ‘중증 외상환자’를 적시에 치료할 수 있는 ‘뛰어난 수술 실력’을 갖춘 의사 양성은 물론 지방과 도서와 같은 격·오지에서도 충분한 의료 혜택을 받게 하는 데 있다.
현실적으로 문제는 의사를 아무리 많이 양성하더라도 리스크가 큰 외상 전문의가 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며 문화생활에서 동떨어진 지방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여기에 ‘군의관’ 지원이나 공중보건의조차 구하기 힘든 것이 지금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이와 관련해 민과 군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충족할 수 있는 방안은 ‘중증 외상전문의’를 양성하는 ‘국방의과대학원’ 설립이다.
피부과나 성형외과에 집중된 의료 현실을 고려해 고도의 외과수술 능력을 갖춘 군의관 양성은 국내 의료시스템에 획기적 전환점을 가져다줄 것이다. 그리고 전국에 분산되어 있는 군병원 내 ‘중증외과센터’를 집중 육성, 평상시 일반 국민으로까지  진료 범위를 확대한다면 중증 외상에 대한 숙련도 향상 및 대군 신뢰도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곧 군 의료시스템 개선으로 군 인권 향상은 물론 국가 차원의 중증외상 치료 역량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절묘한 선택이 될 것이다.
 
그리고 현재 운용 중인 수술 로봇 수준을 월등히 뛰어넘는 ‘인공지능(AI) 기반 원격수술 로봇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이미 1999년 개발된 ‘다빈치’라는 수술 로봇 개발의 목적이 그러했듯이 AI 수술 로봇은 세계를 선도할 산업으로 아주 유용하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우리 인재들의 진로를 미래 산업을 이끌어 갈 AI와 로봇 분야로 유도해야 한다.
현재 고등학교 3학년 인원이 30만 명이 채 안 된다. 이는 곧 인간의 두뇌만이 자원인 대한민국에서 우수한 두뇌를 가진 인재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배치해야 국가의 번영이 보장될 수 있는가에 대한 미래지향적이며 거시적 안목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대선과 관련해, 각 후보 캠프에서는 그저 그런 뻔한 공약을 내세우기보다는 의료 정책을 포함해 국민을 진짜로 위하는 현실감 있는 공약을 만들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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