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6-09-28 20:31
뉴스 > 연재기획
[이춘근 칼럼] 중동을 평정한 도널드 트럼프
이춘근 필진페이지 + 입력 2025-05-23 00:02:55
▲ 이춘근 국제정치아카데미 대표·국제정치학자
첫 번째 임기가 거의 끝나 가던 무렵인 2020년 9월15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으로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연방(UAE) 대통령, 하마드 빈 이사 알할리파 바레인 국왕을 초청했다. 그리고 ‘아브라함 어코드’라는 협약을 체결해 세계와 중동을 놀라게 한 바 있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하나님과 아브라함의 계약이라는 명칭을 채용한 아브라함 협정은 중동의 국가들이 하나씩 이스라엘과 정상적인 외교 관계를 이룩하게 하는 과정을 의미하는 용어가 되었다. 
 
2020년 9월 이후 이스라엘은 모로코 및 수단과도 관계를 정상화함으로써 자국을 둘러싼 안보 환경을 대폭 개선할 수 있었다.
 
1948년 독립할 당시 2억의 이슬람 아랍인들에게 둘러싸여 과연 정상적인 독립국가로 생존할 수 있을지의 여부조차 불투명했던 이스라엘은 자신의 노력은 물론 미국의 적극적인 도움에 힘입어 국가로서 생존했고 이제 중동의 강자로 군림하게 되었다.
 
5월13일부터 16일까지 중동 3개국을 방문한 트럼프의 역사적인 중동 여행은 가히 트럼프가 중동을 평정했다고 말할 수 있는 놀라운 성과들을 얻어 냈다. 트럼프는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UAE를 방문했고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시 시리아 임시 정부의 대통령을 만나 아브라함 협정에 동참하게 함으로써 중동에서의 이스라엘의 안정적인 지위를 더욱 확실하게 만드는 데 기여했다. 
 
이미 오래전 이스라엘과의 적대 관계를 청산한 이집트 외에 트럼프의 도움으로 UAE·바레인·모로코·수단·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게다가 시리아마저도 미국과 화해하고 이스라엘과 국교 정상화 쪽으로 국가 전략을 바꿈으로써 중동 국가들 중에서 노골적으로 이스라엘을 적대시하는 나라는 이제 이란 외에 몇 나라 남지 않는 상황이 되었다.
 
광고
이번 중동 순방 중 트럼프는 ‘이란은 결코 핵보유국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이란이 비핵화하는 방법은 좋은 방법과 그렇지 않은 방법이 있는데 자신은 좋은 방법으로 이란의 핵 문제를 해결하기 원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즐겨 사용하는 트럼프는 그동안 이란을 향해 이란은 결코 핵보유국이 될 수 없다고 말하며 그 방법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종이에 사인하는 것, 다른 하나는 폭격하는 것”이라고 말하곤 했었다. 이제 공은 이스라엘의 사실상 마지막 대적(大敵)인 이란의 손에 넘어갔다.
 
트럼프의 이번 방문은 역시 트럼프 외교의 본질인 ‘Make Money Not War, 즉 싸우지 말고 돈을 법시다’라는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트럼프는 사우디아라비아와 6000억 달러에 이르는 거래를 성사시켰고 카타르와는 1조2000억 달러, UAE와는 1조4000억 달러에 이르는 거래를 성사시켰다. 단 나흘 동안의 여행에서 트럼프는 최소 3조2000억 달러의 거래를 성사시킴으로써 비즈니스맨 출신의 정치가로서의 면모를 증명해 보였다. 트럼프는 5월15일 백악관 계정에 올린 글에서 향후 중동 국가들과 10조 달러 이상의 거래가 성사될 것이라고 말했다.
 
3조2000억 달러는 대한민국의 거의 2년치 국내총생산(GDP)에 해당하는 거금이다. 이들 3개 중동 국가들은 자신들의 경제를 미국의 경제와 연계시키겠다고 약속한 것이나 다름없다. 트럼프는 이들 중동 국가들을 미국의 경제 체제에 깊숙이 개입시킴과 동시에 이들을 집적거리던 중국과 러시아의 세력을 걷어내는 데 성공했다. 
 
미국의 한 전문가는 트럼프의 중동 방문을 “중동에서 중국과 러시아의 영향력을 과일 껍질 벗기듯 제거해 버렸다”고 좋게 평가했다. 또 다른 평론가는 “부시는 중동 문제를 폭탄과 탱크로 해결하려 했으나 비참한 실패를 거두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단 3일 만에 힘과 존경으로 중동을 변화시켰다”며 트럼프의 외교를 격찬하고 있다.
 
물론 트럼프의 중동 국가들과의 경제 거래는 완벽한 군사 지정학적 성격을 강하게 띄고 있다. 트럼프는 사우디아라비아와 1420억 달러 어치의 무기 판매 계약을 성사시켰다. 2024년도 대한민국 국방비의 3배가 넘는 거금이다. 또한 카타르에 보잉사의 여객기 160대 판매 계획도 성사시켰다. 영토 면적이 대한민국의 12%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은 나라인 카타르가 그 많은 비행기를 어디에 쓸지 잘 알 수 없지만 아무튼 보잉사는 단일 계약으로 최대의 거래를 성사시킨 것이다. 보잉 여객기의 엔진을 만드는 제너럴 일렉트릭(GE) 역시 대단한 횡재를 한 것이다. UAE와는 2000억 달러에 이르는 인공지능(AI) 개발에 합의했다.
 
무기·여객기·AI 등을 중동 국가에 제공한다는 사실은 중동을 친미국화시키고, 나아가 중동을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세력까지는 아닐지라도 비적대적인 세력으로 만드는 확실한 기초다. 물론 중동 국가들은 미국과 거래하는 것이 자신들의 안보와 경제에 유리하리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했을 것이다. 그래서 트럼프가 방문한 3개국은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이 트럼프를 진심으로 열렬히 환영해 주었다. 사우디와 카타르는 트럼프의 전용기를 영접하고 호위하기 위해 전투기를 보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 전용기가 외국 전투기의 호위를 받았다고 한다.
 
트럼프의 역사적이고 생각할 수도 없었던 평화 미션(Peace Mission) 중 가장 중요한 정치적 함의를 가지는 사건은 시리아 임시 정부의 대통령을 만났다는 사실이다. 아사드가 축출된 후 임시직이기는 하지만 그는 과거 알카에다 테러리스트의 핵심적인 인물이기도 했던 사람으로 사우디 국왕의 초청으로 트럼프를 만났다. 트럼프는 테러리스트 출신인 시리아 대통령에게 다음과 같은 네 가지를 요구했다.
 
1.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 2.팔레스타인을 비롯한 외국의 테러리스트들을 추방할 것 3.미국이 이라크·시리아 이슬람국가(ISIS) 폭도들과 싸우는 것을 도울 것 4.ISIS 격리 시설을 장악할 것 등이다.
 
그러면서 그 대가로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제제를 풀어 줄 것을 약속했고 시리아 시민들은 길로 뛰어나와 제재 해제에 대한 기쁨을 표현했다. 이런 식으로 트럼프는 중동을 평정해 나가고 있다.
 
후원하기
  • 정기 후원
  • 일반 후원
  • 무통장입금: 하나은행 158-910019-39504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는 공공성에 기반해 독자가 만들어 가는 언론을 지향합니다. 정기 또는 일반 후원시 맞춤형 뉴스, 독자에게 할당하는 지면 서비스, 동행하는 홍보, 유상증자시 참여기회 제공(법인에 한함)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1
좋아요
1
감동이에요
0
화나요
0
슬퍼요
0
댓글 : 1
방문수(PC&모바일)
오늘(실시간) 128,904 ▶
어제 140,329 ▶
최근 7일 ▶
대한민국 명사들
대면 기회를 가져보세요.
팬클럽 가기
오늘자 스카이데일리



주요 섹션 기사
주소 : 서울시 서초구 방배천로2안길 82(방배동 463-18) 청송빌딩 3,4층 | 전화 : 02-522-6595~6 | 팩스 : 02-522-6597
종합일간지 등록번호 : 서울시 가50131,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시 아01703, 등록일 : 2011년 7월 18일
발행·편집인: 민경두, 편집국장 : 주경준, 사업자 번호 : 214-88-81099 후원계좌 : 158-910019-39504(하나은행)
copyrightⓒ2011, All rights reserved. Contact : skyedaily@skyedaily.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진강
본지는 한국신문윤리위원회의 서약사로서 신문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