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무렵 집으로 돌아오는 김 사장 어깨가 무겁다
하루치 고단함과 항상 빚만 지고 돌아오는
그의 가슴 속에 겨울 바람만 시리다
아내는 생필품 값이 너무 올랐다고
아이들 보육비도 못냈다고
변액연금보험을 깨야겠다고
그의 언 가슴에 찬 물을 끼얹는다
집을 또 줄여 더 시골로 내려가야 할 것 같아
김사장이 TV 앞에 앉아 중얼거리다
부산에서 53세 가장이 아파트에서 떨어져 자살했다는
뉴스에 볼륨을 높이며
김 대리가 마음 속으로 비명을 지른다
인플레이션은 소득 분배를 악화시키는 방아쇠라고 했나
이 총알에 맞고 지금 대한민국 가장들이 흔들린다
인플레이션을 쏴야지 뭐 하고 들 있는지
열심히 사는데 나는 왜 이러지
길가에 바람 따라 뒹굴다 내 발목을 잡는 구겨진 신문지 처럼
누군가를 붙잡고 물어보고 싶으다
지금도 부산에서 자살한 그분을 생각하면
가슴 속에서 눈물이 난다
부산과 서울은 아직 멀잖아
아니야 너무 가깝잖아
그래도 살아야지
바람이 불어도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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