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우순 의약전문 칼럼니스트
정부가 지난 2일 발표한 제약산업 육성 5개년 계획 보완조치에는 약가제도 개선부분이 포함됐다. 제약산업을 글로벌 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정부의 의지와 진정성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제약단체들은 꼭 필요한 보완조치가 담겼다며 환영하면서도 지원책의 추가․확대가 절실하다는데 강조점을 찍고 있는 듯하다.
이번 보완조치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신약 개발 촉진을 위한 임상시험 활성화 지원이다. 기초연구, 공익적 목적이 큰 결핵, 항생제내성균, 희귀난치질환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중심으로 통상진료비용(routine care cost)의 보험급여 적용정책을 내년 상반기 중에 시행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산업계는 임상시험 글로벌경쟁력 우위를 지속 확보하는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지원임을 인정한다. 이번 조치로 희귀 난치성 질환 등 공익효과가 큰 약제의 개발이 촉진되면 국부창출은 약가인하효과가 발생해 환자부담 경감과 보험재정 절감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언급도 빼놓지 않았다. 덧붙이자면 한국인에 최적화된 치료법이 개발된다는 데에도 큰 의의가 있다. 다만, 정책지원 효과를 배가시키기 위해서는 기초연구와 공익적 목적이 큰 임상시험은 물론 혁신형 제약기업이나 연구중심병원에서 수행하는 임상시험에 대해서도 보험급여를 적용해 줄 것을 산업계는 요청하고 있다.
신약의 가치반영에 대해서도 일보 진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현행 약가결정제도에서는 신약의 급여 적정성을 평가할 때 효과개선, 부작용 감소, 제형 개선 등 개선이 인정되는 경우 대체약제 가중평균가 이하를 적용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개선하여 임상석 유용성 개선이 인정되면 신약의 가격을 대체약제 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비교약제 개별 가격수준으로 상향하여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대체제가 없거나 환자수가 적어 경제성 평가 자료 생성이 곤란한 희귀질환치료제의 경우에는 경제성 평가 없이도 선진 7개국 등재가의 최저가 이하 수준에서 경제성을 인정하겠다고 밝혔다. 신약이 대체약제 가중평균가의 90% 약가를 수용하는 경우에는 건보공단의 약가협상 절차를 생략하는 개선안도 포함됐다.
이에 대한 산업계 반응은 ‘부족하다’이다. 진보성과 혁신성을 인정하여 신약개발을 촉진하려는 정부의 의도는 잘 알겠지만 신약의 가격이 시장에 기 출시된 대체약제의 가격에 견주어 책정되는 현행 약가결정시스템 속에서는 신약의 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개편 없이는 신약의 가치반영이 구두선에 그칠 것이란 주장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기존 출시제품의 약가에 대비하여 신약 가격을 결정하는 나라는 미국과 독일이 대표적인데, 이들 나라에서도 이 제도가 기존 약제보다 뛰어난 신약을 개발하는데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대체약제 가격이 특허만료 약가인하 등 수많은 약가인하기전에 의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이러한 악영향이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고위험 저수익 사업이 돼버린 우리나라 신약개발사업을 진정한 고위험 고수익 사업으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약가결정시스템에 대한 정부의 특단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약의 글로벌 진출 시기에 약가가 유지되도록 지원하는 제도 역시 좋은 아이디어라 하겠다. 국내개발신약의 경우 글로벌 진출이 본격화되는 시기에 사용량-약가 연동제 등에 따라 약가가 인하돼 불리한 가격조건으로 외국시장에 진출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산업계는 기왕의 좋은 아이디어가 수출촉진이라는 실질 효과를 내려면 추가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산업계는 구체적 시행방안 마련과정에서 R&D 투자비에 따른 환급률 차등화, 사전-사후관리 약가인하제도로 환급제 확대적용, R&D 투자 결과물인 자료제출의약품(바이오의약품, 개량신약 등)까지 환급제 적용대상 확대를 주문하고 있다.
이번 정부 개편안을 시발점으로 신약개발을 촉진하는 실행방안이 지속적으로 확대 개발되기를 바란다. 그래서 신약개발이 산업육성과 국부창출은 물론 환자의 치료기회 확보라는 본연의 가치창출로 이어지길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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