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테이블이 다시 엎어졌다. 유럽과 중동의 주요 지도자들은 최종 합의까지 최소 6개월은 더 걸릴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 사이 트럼프 대통령을 노린 총성도 있었다. 전쟁은 공격행동이다. 사회생물학에 따르면 공격행동은 인간의 유전적 성향에서 비롯된다. 특히 같은 종의 구성원 사이 공격 원인은 ‘과밀화’와 ‘희소 자원을 둘러싼 경쟁’이다. 이는 ‘텃세’와 연결된다. 텃세란 먹이·둥지·짝짓기 공간 같은 희소 자원을 포함한 영역을 배타적으로 점유하려는 행동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은 동일 지역을 둔 충돌이다. 예루살렘, 요르단강 서안, 가자지구는 양측 모두에게 종교적·역사적 의미를 지닌 세력권이다. 생물학은 텃세가 개체군의 폭증이나 급감을 억제하는 조절 기제라고 말한다. 하지만 인간의 텃세는 핵무기와 첨단 드론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장착하고 있어 위험하다. 이란과 이스라엘, 미국과 그 동맹들, 하마스와 헤즈볼라. 이들은 모두 자신의 세력권과 자원 지배권을 확보하기 위해 직·간접 공격을 주고받는다. 개미 군체가 서로를 공격하고 영장류가 영역 분쟁을 벌이듯 인간 또한 정당한 이념과 외교의 언어를 덧씌운 본능적 패턴을 보인다.
문제는 이 전쟁이 지구를 망가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지 불과 2개월 만에 발생한 온실가스 총량은 기후 위기에 취약한 20여 개 국가가 1년간 내뿜는 양과 맞먹는다. 미군이 중동 분쟁 초기 단 6일 만에 배출한 온실가스는 약 50만 톤으로 이는 한 나라의 연간 배출량에 가까운 수치다. 폭격이 시작되는 순간 생태계 파괴도 동반되었다. 공기, 토양, 수질이 연쇄적으로 오염되었다. 가자지구 건물과 농경지의 70%가 파괴되거나 손상되었으며, 하수 펌프와 폐수 처리 시설도 무너졌다. 홍해에서는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선박이 침몰하면서 4만 톤이 넘는 화학 비료가 바다로 쏟아졌다. 약 29km에 달하는 기름띠가 형성되었고 이 독성 물질들은 생태계 깊숙이 스며들었다. 생태파괴에는 국경이 없다.
사회생물학은 공격성이 희소 자원을 둘러싼 경쟁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그런데 이 전쟁은 자원 자체를 파괴하고 있다. 석유를 차지하려다 석유를 불태우고 땅을 지키려다 온통 폐허로 만든다. 인간 공격성의 가장 어리석은 결말을 보여준다. 하지만 인간 행동이 본능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본능을 제어할 수 있다. 그것이 문화의 힘이다. 문화는 사유재산과 사유 공간을 보호하는 고유한 규칙들을 발전시켜 왔다. 그것이 법, 국제 규범, 외교이다. 협상 테이블에서 오가는 말들은 규범을 복원하려는 시도다. 하지만 협상이 흔들리는 동안 지구는 탄소와 독성 물질 속에서 중증 환자가 되어 간다.
인간이 공격 본능을 가진 동물이라는 것이 전쟁의 출발점이다. 하지만 그 본능은 다루어질 수 있다. 2차 협상이 무산된 지금, 세계는 다시 불안해하고 있다.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할 이유는 인도주의만이 아니다. 우리가 싸우며 소비하는 것은 총탄과 석유만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야 할 단 하나의 지구도 그렇다. 후손에게 양도해야 할 소중한 터전이기 때문이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