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17일은 제78주년 ‘제헌절(制憲節)’이다. 1948년 5월10일 총선거에서 임기 2년의 제헌 국회의원을 뽑아 ‘대한민국 헌법’을 제정했고, 그 헌법에 따라 정부를 구성했다. 국민 기본권 보장을 헌법의 맨 앞에 밝혔다. 반만년 역사에 주권재민·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를 천명한 첫걸음이다.
제헌 정신에 기반 해 대한민국은 세계인이 경탄하는 압축성장을 해왔다. 서구 선진국에서 200년 이상 이룩한 바를 몇 배 빠르게 성취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신생 독립국 90여 개국 가운데 대한민국처럼 세계 10위권 산업화와 민주화를 성취한 나라는 찾아볼 수 없다. 이처럼 법에 기반한 국리민복의 발전은 지속가능성이 담보된다.
그렇다. 하늘과 땅의 법도는 질서다. 우주 삼라만상이 억겁을 두고 궤도를 따라 운행하는 이치다. 한 치 오차도 없다. 그럼 인간 사회의 법도는 무엇일까. 이 또한 질서다. 질서를 위해선 법이 요청된다. 그렇다고 법만 있어선 질서 유지가 되지 않는다. 질서를 따르게 하는 덕성이 요청된다.
법과 도덕은 다 필요하다. 법이 없다면 힘센 자가 지배하는 약육강식 사회로 전락하고, 사랑과 덕이 없이 법치의 칼만 휘둘러선 원성만 더 커질 따름이다. 그래서 ‘서경’은 법의 엄정성과 덕치의 병행을 강조했다. “황제가 덕으로 금한 것을 백성은 모두 두려워하며 삼갔다. 또 덕으로 백성의 생활을 자유스럽게 만드니 백성들의 모습이 환해졌다.”
법이 인간 자유와 창의를 틀어막아선 안 된다. 법은 고정관념을 깨트리고 개개인의 잠재 역량을 꽃피우며, 창조적 사회통합을 북돋는 차원에서 최소한 규제에 그치는 게 바람직하다.
그럼 법 제정의 취지는 어떻게 살릴 수 있을까. 만민 앞에 공평해야 한다. 한비자는 공로 있는 인물이 발탁되지 않고, 관직의 승진도 부당하면 관리들은 직무를 버려두고 외부 세력과 내통해 재물 모으기에만 빠진다며. 공평한 법치 확립이 국가 기강의 요체라고 강조했다. 어디 나라뿐이겠는가.
조직·단체의 무질서와 분란은 법 자체의 존엄성을 잃어버릴 때 흔히 일어난다. 제헌절 주간이다. 새삼 법의 가치를 되새긴다. 법은 세상을 지탱하는 기둥 같다. 법의 고귀함이다. 하지만 법이 인간 삶을 옭아매는 퇴행적 기능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법은 고루 비추는 햇살처럼 희망의 상징으로 자리매김되는 게 옳다.
물론 만사를 법으로 규정할 순 없다. 춘추시대 '좌전'에 "나라가 망하려고 하면 법과 제도가 많아진다(國將亡必多制)"고 한 바가 잘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 법이 인간 자유와 창의를 틀어막아선 안 된다. 법은 고정관념을 깨트리고 개개인 잠재 역량을 꽃피우며, 창조적 사회통합을 북돋는 차원에서 최소한 규제에 그치는 게 바람직하다.
세상사는 법으로만 규제할 수는 없고 도덕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법과 도덕의 병존이다. 신분에 관계없이 똑같이 법이 적용되는 ‘법의 지배(rule of law)’가 바람직하다. 반면 권력자가 법을 빙자해 통치하는 ‘법에 의한 지배(rule by law)’를 경계한다. 78년 전 건국의 아버지들이 물려주고자 했던 제헌절 정신이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