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엔·달러 월평균 환율이 160.70엔까지 상승해 34년 만에 처음으로 160엔을 돌파했다. 7월에는 162.51엔까지 올랐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엔화 환율이 급등(엔화 가치 하락)하는 ‘슈퍼 엔저 시대’가 열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슈퍼 엔저 현상은 미국이 인플레이션을 조절하기 위해 현재의 상단 기준 3.75%인 연방기금금리를 더욱 올릴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일본은행은 높아지는 물가 압력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 6월16일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1%로 6개월 만에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여전히 1% 수준의 낮은 금리를 지속하는 점이 가장 큰 요인이다.
일간 기준으로는 지난 7월28일 엔·달러 환율이 163.86엔까지 급등했다. 그러자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30일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는 시장 개입에 나섰고 미 재무부도 최대 100억 달러(약 1조 5700억 엔) 규모의 엔화 매수를 검토한 정황도 포착됐다. 뉴욕연은은 미 재무부를 대신해 유로화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기도 했다. 이처럼 미국과 일본이 시장에서 엔화 가치를 떠받치기 위해 함께 움직인 것은 1998년 이후 처음이다.
다행히 1500원대 고공행진 하던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있다. 지난달 1424원으로 6월 말(1549.4원) 대비 한 달 새 125.4원 하락했다. 8월21일에는 1393.0원으로 지난해 9월26일 1400원대로 올라선 후 처음 1300원대로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16일 금리를 올린 데다, 최근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주춤해지고,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발행 자금과 수출대금의 국내 유입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여전히 엔화 약세를 따라가지 못해 원·엔 환율이 급락을 지속하고 있다. 원·100엔 환율은 2013년부터 2022년 3월까지는 평균 1038원 안팎에서 등락을 보여왔다. 그 후 2022년 4월부터 2023년 10월까지는 평균 953원 선에서 등락하다가 엔화가 슈퍼 엔저 현상을 보이면서 2024년 중에는 평균 870~890원 선에서 등락을 보이다 지난 6월에는 950년 수준을 보여 왔는데 지난달 8월7일 이후 슈퍼 엔저 영향으로 800원대로 하락한 후 8월21일에는 876.4원까지 하락했다.
한국 수출품의 경쟁력이 높아졌다지만 아직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부품, 선박, 기계류 등 일본과 경쟁하는 제품들이 많다. 일본상품의 달러 표시 가격이 한국상품의 달러 표시 가격보다 더 크게 낮아지면 한국상품이 가격 경쟁에서 밀리게 된다. 슈퍼 엔저 현상은 한국 경제에도 큰 부담이다. 글로벌 무역에서 일본 기업과 경쟁하는 한국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과 일본의 수출 경합도는 69.2로, 미국(68.5)·독일(60.3)·중국(56.0) 등 주요 국가 중 가장 높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1%포인트 내리면 한국의 수출가격은 0.41%포인트, 수출 물량은 0.20%포인트 하락한다는 분석이다.
당분간 슈퍼 엔저는 지속될 전망이다. 원·엔 환율 하락 지속은 수출에 다시 타격을 줄 전망이다. 따라서 반도체 착시현상을 걷어내고 전체 산업수출과 생산 동향을 면밀히 살펴보고 적정한 원·엔 환율이 유지되도록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