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공기관 및 공기업 개혁을 본격화하고 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한 통폐합과 국토 균형 발전을 목표로 한 지방 이전을 동시 추진하고 있다.
공공기관 개혁은 만시지탄이다. 공공기관을 개혁해 부채 감축과 방만 경영 개선, 생산성·효율성 향상에 역점을 두는 일은 시급한 현안이다. 방만한 경영과 조직 비대화, 생산성 저하라는 문제를 안고 있는 공공기관에 언제까지 국민 혈세를 투입할 수 없다. 지난해 기준 총지출액 965조 원, 종사자 45만여 명에 달하는 공공기관 및 공기업 부채는 약 769조 원에 달한다. 2030년에는 100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데 노조가 반대하고 있다. ‘귀족노조’라는 비판을 받는 이들의 주장이기에 설득력이 없다. 적자임에도 분에 넘치는 급여와 복지 혜택 등으로 개혁 대상으로 전락했음을 직시해야 한다.
‘논어’는 이렇게 경책한다. “군자는 잘못된 원인과 책임을 자기에게서 찾으려 하는데, 소인은 반드시 남의 탓으로 덮어씌우려 한다(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
그렇다. 잘못의 원인을 자기 자신에게서 찾으면 반성하고 겸허하기에 다시는 잘못을 일으킬 까닭이 없지만, 책임을 남에게 돌리려는 측은 반성이 없기에 언제까지도 고쳐질 수 없다.
그렇다고 공공기관의 문제점이 노조에만 있는 것인가. 아니다. 인사권자인 정부 책임도 작지 않다. ‘낙하산인사’는 대표적인 문제로 지적된 지 오래다. 전문성이 없는 인사가 단지 대선 캠프에 몸담았다는 이유 하나로 사장과 감사 등 요직에 배치되곤 했다.
이젠 시대가 변했다. 재정경제부는 공공기관 통폐합을, 국토교통부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총괄하며 최종안을 조율하고 있다. 공공기관 개혁을 앞세우는 이재명 정부의 당위성을 인식하고 노조도 긍정적으로 호응해야 한다.
공공기관의 모럴 해저드(도덕성 해이)는 상상 이상이다. 경영진의 법인카드 부정 사용 사례는 물론 공공기관들은 부채 증가에도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게 비일비재하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공공기관 수가 가장 많다. ‘정책 비용’을 떠안는 바람에 부실은 더욱 커지고 있다.
공공기관 빅 배스(Big Bath)가 시급하다. 빅 배스는 묵은때를 모두 벗겨내는 큰 목욕을 의미하며, 새로 취임한 책임자가 전임자 시절 쌓인 부실을 한꺼번에 털어낸다는 뜻이다.
자구노력이 긴요하다. 고연봉 임원진의 연봉을 줄이고 과도한 복지제도를 축소하는 솔선수범을 보여야 공공기관 개혁의 단초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공공기관 개혁은 합리적 경영평가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 각 기관 고유 업무의 공공성을 높이고 대국민 서비스 및 조직 운영 혁신, 일자리 중심 경제 선도, 혁신성장 뒷받침, 공정 경제 기반 구축, 윤리경영 강화, 산업 안전 등을 주요 과제로 지정해 공공기관이 정부의 정책 방향을 뒷받침하도록 해야 한다.
누구보다 공공기관 구성원 스스로 이제 파티는 끝났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혁명적 개혁에 앞장서길 바란다. 공공기관도 민간기업 이상의 생산성 향상에 나설 때다. ‘한비자’는 권유한다. “세상이 변하면 만사가 달라져야 한다(世異則事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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