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부터 오후 3시30분 정규장이 끝난 뒤에도 한국거래소(KRX)에서 밤 8시까지 주식을 사고팔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거래시간만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기존 시간외단일가가 사라지고 실시간 거래로 바뀌는 데다 정규장에서 체결되지 않은 주문은 애프터마켓으로 자동 넘어가지 않는다. ETF·ETN과 시장가 주문도 제한돼 투자자들이 기존 시간외 거래와 다른 주문 방식을 미리 숙지할 필요가 있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14일부터 오후 4~8시 주식시장 애프터마켓을 운영한다. 기존에는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10분마다 주문을 모아 하나의 가격으로 거래하는 시간외단일가 방식을 적용했지만 앞으로는 정규장처럼 매수·매도 호가가 맞으면 바로 체결하는 접속매매 방식으로 바뀐다.
이에 따라 장 마감 이후 기업 실적이나 해외 증시 움직임 등 새로운 정보가 나왔을 때 투자자가 다음 단일가 체결 시점까지 기다리지 않고 가격 변화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
미체결 주문 자동 이월 안 돼…ETF·ETN도 거래 제외
주의할 점도 있다. 정규장에서 체결되지 않은 KRX 주문이 오후 4시 애프터마켓으로 자동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정규장 주문은 장이 끝나면 효력이 종료되기 때문에 애프터마켓에서 거래하려면 새로 주문해야 한다. 반면 넥스트레이드(NXT)는 주문 유형 등에 따라 운영 방식이 다를 수 있어 이용하는 증권사의 주문 조건을 확인하는 편이 좋다.
오후 4시부터 8시까지는 KRX와 NXT 애프터마켓이 동시에 열린다. 투자자가 특정 시장을 지정하지 않으면 증권사는 가격과 체결 가능성 등을 고려한 최선집행기준에 따라 투자자에게 유리한 시장으로 주문을 보낸다. 거래소 간 경쟁이 정규장 이후까지 확대되는 셈이다.
모든 상품을 밤 8시까지 거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KRX는 코스피·코스닥 상장 주식과 주식예탁증서(DR) 가운데 시장 관리가 필요한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 거래를 허용한다. 하지만 ETF와 ETN은 초기 애프터마켓 거래 대상에서 뺐다. 당일 정규장에서 거래가 없었던 종목이나 관리종목, 투자경고·위험종목, 정리매매 종목 등도 거래할 수 없다.
주문 방식도 제한한다. 지정가와 최우선지정가, 최유리지정가 주문은 가능하지만 시장가 주문은 허용하지 않는다. 오후 시간대에는 정규장보다 거래량이 적어 시장가 주문이 예상보다 크게 불리한 가격에 체결될 가능성을 고려한 조치다.
가격이 무제한으로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애프터마켓 역시 전일 종가를 기준으로 ±30%의 가격제한폭을 적용한다. 급격한 가격 변동을 막기 위한 정적·동적 변동성완화장치(VI)도 운영한다. 결제 역시 정규장과 마찬가지로 거래일로부터 두 번째 영업일인 T+2일에 이뤄진다.
거래는 밤 8시까지, 공시는 오후 6시 마감
투자자가 눈여겨볼 부분은 거래시간과 공시시간의 차이다. 주식 거래는 오후 8시까지 이어지지만 한국거래소의 공시 접수시간은 기존과 같은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다. 상장사의 주요 공시는 대부분 이 시간 안에 나오기 때문에 오후 3시30분 정규장 종료 직후 발표된 실적이나 기업 공시에 투자자가 당일 바로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은 늘어난다.
반면 오후 6시부터 애프터마켓이 끝나는 오후 8시까지는 정규 공시 접수가 끝난 상태에서 거래가 계속된다. 해외 증시나 환율, 원자재 가격 등 외부 변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는 시간대다. 거래소는 공시 마감 이후에도 상장폐지와 관련한 중대한 사안을 확인하면 필요한 경우 해당 종목의 거래를 정지한다.
애프터마켓 개설로 국내 주식시장은 사실상 오전 8시 NXT 프리마켓부터 오후 8시 애프터마켓까지 거래 기회가 이어지는 구조로 바뀐다. 한국거래소는 애프터마켓에 38개 증권사가 참여할 예정이며 이들의 시장점유율은 95.2% 수준이라고 밝혔다.
결국 14일부터 투자자에게 중요한 변화는 단순히 ‘주식을 밤 8시까지 살 수 있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거래시간은 길어졌지만 주문이 자동으로 이어지지 않고 거래할 수 없는 상품과 주문 방식도 있다. KRX와 NXT가 같은 시간대에 경쟁하는 만큼 어느 시장에서 어떤 가격에 체결되는지도 이전보다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