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중에 어린 시절에 시골에서 자라지 않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필자도 역시 여주에서도 아주 깊은 촌구석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중학교 1학년까지 성장하였다. 어머니께서는 점심 때가 되면 손수레 그늘 밑에서 자고 있는 필자를 깨워서 맛있는(?) 들밥을 먹여주시곤 했다. 밥을 먹으려고 하면 어머니께서는 반드시 밥 한 술을 떠서 주변에 흩뿌리며 여지없이 ‘고시레’라고 외치시는 모습을 보았다.
필자는 어머니 혼자 밭을 매시는 것이 미안해서 손에 호미를 들고 곁에 가서 어설픈 손놀림으로 밭을 매면서 여쭈어보았다. “엄마, 왜 밭에서 밥을 먹을 때마다 ‘고시레’라고 외쳐요?” 하면 어머니께서 이렇게 답을 하신다.
“예전에 고씨 성을 가진 할머니가 있었어. 가족이 없었는지 들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먹을 것을 베풀어서 끼니를 이어갔는데, 이 할머니가 돌아가셨어. 그래서 할머니에게 음식을 주었던 사람들이 죽은 고씨 할머니를 생각하면서 밥을 먹기 전 음식을 떠서 "고씨네!"하고 밭고랑에 던졌단다. 이렇게 "고씨네!"라고 부르던 것이 “고수레”로 바뀐 것이야.“
라고 이야기해 주셨다. 그래서 우리도 늘 일을 하다가 먹을 것이 생기면 “고시레!”를 외치고 허공에 음식을 뿌렸다.
문헌상 ‘고수레’가 제일 먼저 나타난 것은 18세기 중반에 편찬된 사설시조집 ‘해동가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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